...진짜 뭔데.
며칠 째 아는 척도 안하고, 바쁜 척 피해다니기만 하잖아.
"짜증나...."
진성은 머리를 세게 흩트리고는 책상 위로 엎드렸다.
똑똑-
누군가 책상을 두드렸다.
(전편 등장했던 이름 모를 여학생)
"야, 강태형 때문이지?"
"어..? 그게 무슨?"
"강아지마냥 축 처져있는거, 강태형 때문이지?"
"아니이, 그냥...."
"그리고 강태형은 이경호 때문이고."
"그게 무슨...?"
"너네 진짜 안 사귀냐? 너무 티나지 않냐, 사랑싸움?"
"이경호가 뭐."
"걔가 너 엄청 깠다더라."
"확실한거야?"
"강태형은 그거 때문에 미안해하면서 너 안 보는거임."
"확실한 거냐고?!!"
"니 빼고 다 알아."
그 한마디만을 남겨두고서 걔가 떠났다.
...더 짜증나.
-
"이경호 나와."
"여어, 강태형님 남친 아니신가~?"
"닥치고 따라나오는 게 신상에 좋을텐데."
뚜둑,뚜둑. 진성은 목을 몇 번 까닥거리다가 경호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 너의 지랄을 아주 잘 전해들었다. 까니까 재밌던?"
"그거 따지러 왔냐?"
"설마, 때리러 왔지."
"이 새끼가...!!"
퍽- 깊숙히 들어간 펀치는 진성의 얼굴에 빨갛게 자국을 남겼다.
"뭐..뭐야!!"
별로 아프진 않네, 라고 중얼거리던 진성은 이내 마음놓고 경호를 때리기 시작했다.
쭉 뻗은 다리는 옆구리를 후려쳤다. 긴 팔은 빠르게 복부도 한 대 쳤다.
"너네 지금 뭐하는 거야?!!!"
이내 학주 쌤이 달려오셨다. 그러자마자 진성은 아픈 척 엄살부렸다.
"아으으....다짜고짜 얼굴을 때려서... 죄송합니다. 욱해서 그랬어요."
사실 학주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진성이 피해자같았다. 얼굴에 시퍼렇게 멍 든 모습은 영락없는 피해자였으니까.
그에 비해 경호는 교복이 좀 더러울뿐 겉으로는 전혀 다쳐보이지 않았다.
이내 cctv를 확인한 학주쌤은 더더욱 확신을 가졌다.
소리까지는 녹음되지 않았지만 분명 선빵은 경호가 때렸으며, cctv상으로는 분명 진성의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은 것 처럼 보였다.
경호는 같이 영상을 확인하다 기가 차는 듯 헛웃음을 뱉었다.
"이런 미친 새끼!!"
당연히 욕이 튀어나올 타이밍...이긴 했지만 애석하게도 학주쌤이 같이 있던 타이밍이었다.
"그래, 잘 들었다. 따라와"
그 뒤, 경호의 모습은 그날 내내 보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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