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의 성에서(1)


"유르, 고개들어."

한 남자의 말에, 유르라 불린 소년은 고개를 푹 숙였다.

"쯧."

혀를 찬 남자는 유르의 턱을 억지로 붙잡고 위로 올렸다. 자비라곤 없는 손길이다.

"윽-."

작은 신음소리가 유르의 입에서 흘러나왔지만, 남자는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냉정한 눈길이 유르의 몸과 얼굴을 훑어내렸다.

"생각보다 괜찮군."

남자는 알수없는 말을 중얼거린후, 철창의 문을 잠궜다. 철컥거리는 문이 닫히자 겁먹어 있던 표정이 삽시간에 사라지고 무표정이 자리잡았다.

"하아....이제야?"

약간 갈라졌지만, 아름다운 미성이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무언가를 아는 듯 일견 여루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이다.

***

몇 일 후, 유르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물론, 손을 묶고있는 수갑은 그대로지만.

''''징그럽게도 오래 있었네, 이 더러운 곳에 .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질렸다는 듯 중얼거린 그는 노예상인이 준비해준 곳에서 몸을 씻고, 그런대로 갖춰입은 다음, 비싸보이는 마차에 올라탔다. 묶여 있다는 점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렇게 몇 시간 후 도착한 곳은 숲 한가운데에 있는 성.

"이자인가?"

병사처럼 보이는 이가 묻자, 노예상인이 굽실거리며 대답했다.

"네,네. 이자입니다. 특상품이죠. 구하기 어려운 인간입죠."

"좋아. 여기있다."

병사는 노예상인에게 돈을 건내고 유르를 끌고 들어갔다. 거친 손길에 유르의 몸이 휘청였지만 병사는 신경쓰지 않았다.

''''...저기, 아픈데 살살 당기면 안되는거야?"

"주인님, 여기 데려왔습니다."

유르의 말을 무시하며 남자는 화려한 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그래? 이제 나가봐."

그의 말에 병사는 유르를 밀어 넣곤 물러낫다. 어딘가 창백한 남자의 주변은 밤새 신나게 논건지, 여기저기 널려있는 옷가지에 깨진술병, 남자 곁에 드러누운 몸매좋은 여자와 예쁜 소년들까지 있었다.

변태같은 취향의 남자를 속으로 실컷 까며, 유르는 가만히 있었다. 어두운 방 안에는 남자의 주변에만 은은한 불빛을 흘리는 등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최상급 답게 꽤 이쁘네."

남자는 옷을 입지도, 그렇다고 가리지도 않고 몸을 일으켰다. 적당한 근육이 자리를 잡고 있는 아름다운 몸이었다.

유르는 순종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을 상품보듯 훑어보는 남자의 시선에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다.

"일단, 옷부터 벗어봐. 최대한 예쁘게, 응?"

유르는 속으로 혀를 차며 천천히 옷을 벗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하얀 피부가 드러나고 남자라곤 믿기지 않는 얄쌍한 몸매가 보였다. 스드립쇼라도 하듯 옷을 벗은 유르는 남자의앞에 가만히 섰다.

침대에 걸터 앉은 남자가 유르의 허리를 당겼다.

"호오...좋은데?"

남자는 혀로 입술을 축이고는 음흉한 눈길로 유르의 허리부터 둔부까지 쓸어내렸다.

"음,음. 눈빛도 순종적이고....뭐, 전체적으로 다 괜찮네."

남자는 유르를 가볍게 자신의 침대위로 던졌다. 그 위에 올라탄 남자는 눈동자를 붉게 빛내며 붉은 혀로 입술을 핥았다.

"널 어떻게 해야 좋을까. 평범한 섹스는 사실 질려가거든."

유르는 자신을 내려다 보는 남자의 눈동자를 쳐다보다 마음대로 하라는 듯 눈을 감고 몸에 힘을 풀었다. 남자는 그런 유르를 보며 마음에 든다는 듯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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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2 10:13 | 조회 : 8,54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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