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루프 - 2

“하이!”

전학을 와서도 월요일은 여전히 피곤한 하루였다. 하지만 너희들을 봐서 월요일도 피곤하지 않게 지나갈 것 같았는데.. 나의 인사에 너희는 아무 대답도 없었다. 그래서 ‘뭐지?’ 하며 나는 내 자리로 가 앉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너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너희 둘은 날 빼고 잘만 놀았다. 전학와서 소외당하는 기분이 이런 건가. 나는 아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너희는 날 무시했을까.

하루 이틀이 흘러도 너희는 월요일 때처럼 나를 대했다. 무시는 기본이고 내가 말해도 들은 체 하지 않았다. 슬슬 그 정도면 나도 참을만큼 참았다 생각해 카톡 상태메세지에 너희를 꼽주는 글로 바꿨다. 너희가 찔렸긴 찔렸나보다. 그날 저녁에 너희는 내 카톡 상태메세지를 본건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야, 너 카톡 상태메세지 지금 우리 말하는 거냐? 그럴거면 앞에서 말하던가. 아닌거면 니가 해명해봐.”

난 처음에 솔직히 거짓말을 하고 싶기도 했다. 부끄러웠기도 해서 내가 할 말은 아니였지만, 나도 말할 권리가 있으니 너희에게 솔직히 털어놨다.

“그래, 너희 말하는거 맞아. 너희가 월요일부터 내가 하는 말 하나부터 열까지 못들은척 하면서 너희 둘은 잘만 다니더라. 이럴거면 왜 처음부터 나한테 다가온거야?”

“너 저번주에 우리 인사한거 씹었으면서 그게 우리보고 할 소리인지 반대로 묻고싶다. 우리가 너한테 먼저 다가간건 둘째치고 왜 너는 우리 인사 무시했어?”

“...”

너희의 말을 듣고 순간 나는 이미 정신줄을 안드로메다에 두고 온 것 같다. 난 분명히 저번주에 헤어지면서 마지막으로 인사 했는데, 너희가 못들은건 아닌가 싶었다. 아니, 그건 그렇고 고작 인사 안했다고 나를 이렇게까지 쌩깔 필요가 있었나.

“야, 할말 없냐?”

“내가 그때 인사한걸 기억하는데 너희가 못들은걸 왜 나한테 따져? 근데 너희 처음에 카톡 상태메세지 해명하라고 전화한거 아니였어? 그럼 그거부터 알려줄게. 너희가 학교에서 계속 쌩까길래 나도 빡쳐서 상태메세지 그렇게 바꿔봤어. 이제 알겠어? 아니, 인사 안했다고 이렇게 쌩까는 사람들이 어딨어? 너희가 생각해도 그렇지 않니?”

“뭐래.. 너 인사 안했다니까?”

먼저 다가온 것도 너희였고, 먼저 놀자고 한 것도 너희였다. 심지어 내가 인사를 했는데 말도 안되는 논리로 허언증을 펼치는 것도 너희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너희에게 해줄 말이 없었다.

“끊어.”

전화를 끊고 내 머릿속엔 여러 가지 온갖 기억이 떠올랐다. 그 중에 너희가 인사를 안 했다고 나를 무시해서 잘만 다니는 기억도 떠올랐다. 그 날은 자면서도 슬퍼서 대성통곡을 하며 잠을 잤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너희에게 부재중 전화와 카톡도 몇백 개나 와 있었다. 확인해보니 죄다 너희가 나한테 욕설을 퍼부은 내용밖에 없었고, 맨 마지막 내용엔 학교에서 얘기하자는 내용이 끝이였다. 아무래도 얘네들이 나와 끝장을 보자는 뜻으로 보낸 것 같다. 어짜피 이야기 해 줘도 내 말을 무시할 것이 뻔할건데, 솔직히 말하자면 할 말도 있긴 하다. 그래서 나의 마지막 답장을 보내줬다.

‘내말 무시나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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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6-07 20:27 | 조회 : 1,037 목록
작가의 말
깜지

ㅠㅠ 오랜만이에요! 기말고사가 다가와서 연재가 많이 힘들 것 같아집니다.. 이번 달은 일주일에 한번은 꼭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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