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골의 느낌이 물씬 나는 작은 마을.

그 마을 옆에는 큰 숲이 있다.

어른들은 그 숲을 '늑대의 숲'이라 부르고 아이들이 가지 않도록 통제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하지 말라는 짓을 꼭 하고 싶어 했기에 종종 그 숲을 몰래 갔다.

물론, 나도 그 아이들 중 한 명이다.

처음에는 참새 소리가 좋아서 갔고 두 번째는 호수가 맑고 예뻐서 갔다.

숲을 깊숙히 가면 갈수록 숲의 매력에 빠져서 계속 그 숲을 찾았다.

그러다가 낡았지만 분위기 있는 작은 집을 발견했었다.

그 집에는 책이랑 아름다운 사람이 있어서 나는 항상 학교를 끝마치면 곧장 그 집으로 갔다.

그 사람과 떠들고 책을 읽다가 노을이 질 거 같으면 서둘러 집으로 갔었다.

그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거웠었다.

종종 게임도 알려주고 숲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그 집을 찾아갔다.

하지만 매일 어딜 가는 내 모습이 수상했는지 부모님은 내 친구에게 나의 행적을 물어봤었다.

순수했었던.. 아니 나를 질투했었던 친구는 내가 숲으로 간다는 것을 말했다.

그렇게 부모님이 내가 숲에 간다는 걸 알고 학교가 끝나면 데리러 오고 나중에는 아예 그 마을을 떠났다.

....
10년이 지나도 그곳은.. 여전할까?

그립고 또 궁금했다.

그 호기심에 방학을 통해서 그곳을 찾았다.

기억한 것보다 더 낡아졌고 처참했다.

기습이라도 당했는지 유리창은 밖에서 안으로 깨져있었고 가구들도 망가졌고 책들은 밖에서 태웠는지 많은 양의 검은 재와 타다 남은 종잇조각이 있었다.

그 사람은 없었다.

허무하고 슬프기도 하고 혹시 나 때문이었을까 싶어 죄책감도 들었다.

그 집 안으로 들어가 정리했다. 정리라고 해봐야 쓰레기를 모아두는 것뿐이었다.

쓸 수 없는 가구들은 다 모아서 밖으로 내놓고 유리들도 조심히 모아서 널브러져 있던 비닐봉지에 넣었다.

그래도 처음보다 나아져서 안심했다.

움직였더니 피곤해져서 누울만한 곳으로 찾아누워 눈을 붙였다.


서그럭 서그럭ㅡ.

소리에 잠이 깼다.

"히익!"

"..!"


어리지만 특이한 머리색을 가진 여자아이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나도 그 소리에 놀래서 일어났다.


"인간이 여길 왜 들어와!"


그 아이의 황당한 소리를 해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분명 그 여자아이는 특이한 머리색과 눈색을 가지고 있지만 그 외에는 사람과도 같다.
아, 혹시 중2병인가?


"여기 주인은 어딨니?"

"주인님은 왜 찾아? 또 무슨 짓을 할려고?!"

"그 주인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조심스레 그 아이한테 물었더니 아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가가 붉어졌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곤 눈을 질끈 감고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게 한 사람이 아닌 다수한테 당한거같다.

깔끔했던 사람이였기에 이 바닥이 수많은 발자국들을 만들지는 않았을테니까...


"난 그 주인과 친한 사람이야, 그 사람한테 무슨 짓을 하지 않아. 그러니 날 그 사람한테 데려다 줄 수 있니?"

"내가 뭘 믿고 널 데려다 주냐!"

"그럼 그 사람한테 전해줘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이제 와서 미안하다고 전해줘."


여길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숲에 가서 그 사람과 만났을 때 하는 말ㅡ.

[내일도 올게! 좋은 꿈 꿔]

이제 와서 미안해.

마을로 돌아가는 길 노을이 져있기에 어렸을 때와 같은 상황이라 이상하다.


피융ㅡ 펑!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 뒤 쪽에서 나서 고개를 돌렸다.

붉은 빛위로 검은 연기가 나고 있었다.

나무가 타고 있나 싶어 가봤더니 그 집이... 불타고 있었다.

나의 추억 하나가 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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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02 20:52 | 조회 : 1,067 목록
작가의 말
이방인작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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