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해. 한 번 정도는 져줄 수 있잖아."
시엘은 목검을 아무렇게나 던진 채 바닥에 쓰러지듯 누웠다.
"감히 주군을 속이면서 기만하는 행동을 할 수는 없습니다."
정중한 말과는 다르게 하벨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약오른다.
하벨이 제국 최고의 기사이니 지더라도 억울함은 없다.
하지만 대련 후에 마치 귀여운 병아리가 자기 다리를 쪼았을 때처럼 웃으며 귀여워하는 눈빛을 보내니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계속 대련을 신청하게 된다.
''생각만 해도 짜증 나네.''
"하벨, 물 좀 줘."
하벨은 옆에 있던 물병을 던져 주었다.
시엘은 그것을 받고 목을 축이더니 남은 물을 자신의 머리 위로 부었다.
"다음에는 그렇게 자만할 수 없을걸."
시엘은 젖은 자신의 머리를 뒤로 넘기며 하벨을 향해 웃었다.
하벨은 눈을 크게 뜨며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렇게 내 웃음이 약 올랐나?''
시엘은 만족스러운 듯 하벨의 등을 위로하는 것처럼 두드리고 훈련장을 나갔다.
나중에 들리는 것에 의하면 하벨은 약 1시간 동안 훈련장을 돌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