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루엘디움의 남모를 배려로 시아는 바로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갈 수있었다.

“이제오십니까 단장.”

“...맡은 일은 다 끝내고 여기있는거야 디엔? ”

시아의 집무실에는 디엔이 있었다. 시아의 물음에 디엔의 한쪽 입꼬리가 삐뚜름하게 올라갔다.

“당연하죠. 할일 다 끝내고 이야기좀하려고 왔습니다.”

“일단 앉아. 차마실래 술마실래?”

찬장으로가 술을 꺼내며 달그락거리며 묻는 시아의 질문에 디엔이 대답했다.

“혹시 1황자, 좋아하십니까?”

쨍그랑!
당황한 시아의 손에서 얼어버린 술병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졌다.

“뭐..무,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디엔.”

눈가가 씨뻘개진 시아는 얼음조각이 되어버린 술병을 발로 대충치우며 말했다.

“이런, 아직도 나쁜짓하다가 걸리면 주위물건부터 얼려깨뜨리십니까. 애도 아니고...”

디엔이 시아쪽으로 다가가 술병조각을 치우며 계속 이야기했다.

“그거 아십니까? 단장 황자저하 얼굴만 보면 귀끝 빨개지십니다. 저희가 단장을 업어키우다시피 했는데 그런것도 모르겠습니까.”

“누가 누굴...!!”

“지금 단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시아님과 1황자사이의 염문이 쫙 퍼져있습니다. 심지어 단장은 남자로 알려져있는데요.”

“이것들이 할 짓이 없어서...!!”

“그러니까 이야기해주십시오. 사실인지...”

콰직
디엔이 치우던 술병조각을 악력으로 산산조각내었다.

“...아닌지.”

담담히 이야기하는 디엔을 움찔거리며 노려보던 시아는 소파로 가 털썩 앉았다.

“아니..좋아하는건지는 모르겠는데 호감이 가긴해. 막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고 만지고싶고..”

“..위험합니다.”

“그건 나도 알아. 아직 그의 신념도 모르고, 어쩌면 제대로 된 남자는 루엘이 처음이여서 무조건적인 호감이 가는걸 수도있고...”

“아니 저는, 녹센은, 릭은 제대로된 남자가 아닙니까?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디엔은 내 오빠나 마찬가지고. 나머지도..남자라기보단 그냥 가족같고..”

“그럼, 1황자는 단장이 사실 여자인거 압니까?”

“아니. 남자로 알고있어.”

“!!! 그런데 단장을 보면서 얼굴을 붉힙니까!? 위험한데요!”

“?! 날 보면서 얼굴을 붉혀? 진짜?”

“아니 그런것도 모르면...!! 후우..”

한숨을 쉰 디엔은 시아의 어깨를 단단히 짚었다.

“단장. 위험합니다. 무턱대고 좋아할 사람이 아니에요. 황족입니다. 황족.”

“알아. 그래서 괜찮은 남자인지 옆에서 지켜보려고. 걱정하지마! 안전하다 판단되면 좋아할게! 여자인것도 안밝힐게!”

‘이미 좋아하시는것 같습니다만...’
재찬 한숨을 쉰 디엔은 시아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물러났다.

“애초에 남장을 하신건 드센 북부인들에게 얕보이지 않도록 한게 아닙니까. 마음대로 하십쇼. 그냥...단장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고마워. 이런기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거든.”

“그럴 것 같아 온겁니다. 이제 가보겠습니다. 오늘치 업무 다 하고 쉬십쇼 단장.”

“그래. 들어가 쉬어”

디엔이 나가고 시아는 의자에 몸을 묻었다.
‘지켜보자..서두르지 말고 지켜보자 시아.’
눈을 감고 생각하던 시아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일이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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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아가 열심히 일을 하고있을때 남겨진 루엘디움과 제이클란은...

“형님 진짜...”

“...”

....길을 헤메고 있었다. 루엘디움은 시종일관 자신을 한심하다는듯 쳐다보는 제이클란의 시선에 눈물이 찔끔 나올것 같았다.

“길도 모르시면서 안내를 쉬라고 보낼만큼 비센테경이 좋은겁니까? 아까보니까 서로 애칭도 부르시더군요. 곧 결혼도 하시겠습니다?”

피곤한 제이클란은 아주 날카로웠고 루엘디움은 귀만 붉힌채 대꾸도 하지못했다.

“근데 비센테경이 남자라고요? 아무리 봐도 좀 큰 키의 예쁜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던걸요. 진짜 남자 맞습니까?”

“내가 다 알아봤어 남자맞아.”

“그럼 형님은 게..읍으읍!!!”

당황하며 제이클란의 입을 막은 루엘디움은 사람들이 들을까 소곤거렸다.

“아니...야.”

“느으스즈 (놓으시죠)”

“아, 미안”

머쓱하게 제이클란의 입을 놓은 루엘디움은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저번의 그 술집, 용의 둥지를 발견했다.
‘으흠! 저곳에 가서 길을 물어보면 되겠군.’
자연스럽게 술집으로 향하는 루엘디움의 발걸음을 제이클란이 붙잡았다.

“왜 술집으로...형님 혹시 술도 마셨습니까?! 제가 그렇게 술은 입에 대지도 말라고 말씀드렸을텐데요!”

“안...마셨다. 그냥 길물어보러 가는거야.”

“...후우. 알겠습니다.”

그들은 지칠대로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술집으로 향했다. 생각해보니 벌써 3시간째 길을 헤메이고있었다. 그들이 술집으로 들어섰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얼굴이 보였다.

“마르커스경..?”

디엔이었다. 그는 카운터에서 주인장과 무어라 이야기를 하고있었는데 입구에 화려한 외모의 황자들이 들어서자 돌아가는 주인장의 시선을 따라가다 둘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디엔은 일어나서 그들의 앞에 목례했다.

“특무단의 부단장 디엔 마르커스가 1황자, 3황자 저하를 뵙습니다.”

“고개 드세요 마르커스경. 경을 여기서 볼 줄은 몰랐군요. 저희좀 도와주시겠어요?”

“예. 하명하십시오.”

“저희좀 영주성으로 안내해 주세요.”

루엘디움이 머쓱하게 웃었다.
‘역시 이 남자는 안된다. 시아.’
디엔은 속으로 다시 한 번 루엘디움에 대한 평가를 굳혔다.

“안내하겠습니다.”

그날, 밖에서 장장 3시간을 헤메이던 그들은 디엔 덕분에 무사히 처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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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4 19:04 | 조회 : 1,382 목록
작가의 말
킴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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