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황제공X호위수

D, 어린나이에 제국의 황실 호위를 맡게 된 보기 드문 실력자. 일부 사람들은 그를 가문을 등에 업고 올라갔다며 비아냥거렸지만 대다수의 황궁 관리들은 그의 출중한 실력을 믿어 의심치않았다.

새벽 해가 뜨기전 닭보다 먼저 일어나 새벽공기를 쎄엑 하며 검으로 가른다. 황궁안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다해도 아무도 의의를 제기할수없었다. 황제를 모시는 환관들조차 아침에 일어나기를 고되어 한다. 허나, D는 단 한번도 몇 년간 새벽수련을 빼놓지않았다.

“후우, 흡!”

그의 검은 빠르고 정확하게 허공을 가른다. 멀리서 보기엔 그가 한 폭의 춤을 춘다고 생각할정도로 그의 검놀림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명확했다.
.
“하,,,! 흐읍!,,,,”

“음? 이 이른 시각에 누가,,,,?”
멀리서 들려오는 남성의 기합소리가 조용한 황궁의 내부에 간간히 울려퍼졌다. 모두가 잠에 빠져있을 아직 어둑함이 채 가시지않은 황궁에 들리는 기합 소리는 그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이 시각에 훈련이라도 하는겐가,,, 필시 제국군 지휘관이 아닐까 싶군,,,’

R은 제국을 지키기에 새벽잠까지 포기한 지휘관이 너무나 기특하여 그를 치하하고자 발걸음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옮겼다. 제국의 황제로서 주어진 업무는 아니였지만 자신의 제국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누가 나쁘게 볼수있을까.

“하압! 흡!”

바람을 날카롭게 가르는 소리와 함께 보이는 것은 황실 호위대의 일원인듯보이는 자였다. 그가 검을 가르며 머리칼 사이로 힐긋 비치는 그의 얼굴은 황실 호위대라 믿기엔 힘들정도로 곱상한 외모였다. 남정내의 몸이라 믿기엔 힘들정도로 부드러운 몸선을 보이고있었다.

‘저벅 저벅’
R는 뭐에 홀린 듯 그에게로 다가갔다. 단지 그와 닿고싶다는 생각뿐이였다.

“이보,,,,,,”
그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 D의 날카로운 검이 살기를 가득 머금은채 그의 목을 겨누었다. 순식간이였다. 기왓장에 맺힌 물방을이 떨어지는 그 찰나에 이미 D의 목에 차가운 쇠가 느껴졌다.

“누구냐. 이런 시각에”
그의 날카롭게 쏘아보는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저릿하게 몸에 돋는 충격은 R에겐 새로웠다. 그렇게 아름다운 곱상한 얼굴로 이런 살기 가득한 검을 겨눌줄 알다니.

“재밌구나. 내 것이 되지않겠느냐.”

“뭐? 이런 미친놈을 보았나. 죽고싶은게냐!”
D가 검을 쳐들어 그를 죽이려는 순간 날아온 둔탁한 암기가 D의 손을 쳐냈다.

“어허, 물러나라.”
그의 말이 끝나자 D의 뒤에 서있던 칠흑의 옷을 입은 자가 자신의 기척을 드러냈다. D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압박감에 휘청였다. 자신이 그의 몸에 상처를 내기도 전 그는 죽을것이라는.

“다,,,,당신은,,누구십니까,,,”

“니놈이 지켜야할 사람의 얼굴을 외워두거라.”
R은 피식 웃으며 D의 머리를 헝클였다.

“아! 소,,,,송구합니다! 죽여주십시오!”
D는 그제야 풍겨나오는 그의 분위기와 정돈된 목소리, 말투를 알아채곤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다.

“죽일수야없고, 아까 말한 내 것이 되는 것은 어떠냐.”

“,,,?소신은 이미 황제폐하의 소속입니다?”
D는 어리둥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D의 모습이 웃기다는 듯 R은 호탕하게 웃어보이며 다시금 말을 이었다.

“내 반려가 되라는 것이다.”

“....! 소,,,송구하오나,,,소신은 남정내,,,,”

“과인이 그것도 모를정도로 아둔해보이는가?”
황제는 이제껏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황궁안의 것은 모두 자신의 것이며 제국의 물건은 자신의 것이니. 당연했다. 아마, 그에게 느낀것도 그저 단순한 호기심이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그도 자신의 것이여야했다.

“송구하오나, 소신은 그 청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어서 내 침소로,,,,?!”
R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처음으로 그의 생각대로 되지않았기에.

“송구하오나, 소신은 남색을 하지않습니다. 다른 자를 찾아보시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폐하의 승은을 받고싶어하는자가 많으니.”
격식을 갖춘 듯 보이나. 어딘가 날카롭고 차가운듯한 그의 목소리는 차마 불쾌감을 숨기지못한 듯 보였다.

“하?”

“소신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새벽공기가 차니 옥체를 보존하십시오.”
그는 그렇게 R을 향해 고개를 숙이곤 천천히 훈련장을 벗어났다.

“,,,,,,,크흡,,,,큭,,,,,하하하하,,,재밌구나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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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12 14:49 | 조회 : 10,606 목록
작가의 말
surbls

오랫만이라 다들 수업을 들을지 모르겠네요. 잘부탁드립니다.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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