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라는 건
참 곤란해
듣고 싶지 않은 것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강제로 이미지화 시켜 주거든
귀를 아무리 세게 틀어막아도
소리가 들리는 건 부정할 수 없지
그리고
필요할 때 필요한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도
곤란해
고양이를 찾으려고 나가니까
온갖 곳에서 고양이소리가 들리더라
정작 고양이는 없는데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어
어떤 게 진짜인지도 모르겠고
암담하게만 느껴져서
지금도 마찬가지
집에 혼자인 게 싫어서
누군가 오기를 바라니까
계속 초인종 소리가 들리지
저도 모르게 인터폰으로 시선을 향하면서도
아무도 오지 않은 것을 알고
그걸 눈으로 보면
비참함은 배가 되어
내가 적막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지
쓸데없이 조용한 곳에서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더욱 선명하게 듣고픈 생각은 없거든
그러니까
이 지긋지긋한 환상의 소리가
끊어지기를
제발
더 이상 들려오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