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새피님 글을 보고

오랜만에 끄적여보려고

어떤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있어

공부를 인생의 가치로 판단하고

공부를 못하는 이들을 제멋대로 루저라고 판단하는 쓰레기들이

그런데 나는

공부를 못 해서 우울한 애들보다는

공부를 잘 해서 힘든 애들을 더 많이 봐왔거든

재수 없겠지만 나부터 시작할까

여기서 우울한 글이나 써내려가면서

공부가 안 된다고 징징거리는 이 사람은

@@고 다닌다고 말하면 대단하다는 말부터 들을 수 있는

엘리트 자사고에 다니는 사람이야

들어오기 힘들고

들어와서는 더 힘든 거지같은 곳이지

그 다음은 내 친구

나보다 공부를 잘 했고

나랑 같은 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가족을 잘못 만나서 학교도 평범한 곳으로 진학하고

꽤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

우리 엄마

4개 국어가 가능하고

대학생 시절 박사 학위까지 땄으며

여러 회사에서 스카웃 받던 사람

지금 남편 잘못 만나서 개고생 중이지

그 외에도

많은 친구들이 성적으로 괴로워 해

선배 중에는 성적비관으로 자살한 사람도 있다더라

그런데 왜

쓰레기들은 공부를 못하는 이들을 루저라고 부를까

우리가 힘들어하는 게

복에 겨워 보이나 봐

알지도 못하면서

멋대로 재고 따지고 비교해

그리고 쉽게도 말하지

"넌 그래도 ##이 보다는 상황이 낫잖아."

장난해?

도대체 상황이 나은 게 뭔데?

힘든 건 절대적인 거야

같은 아픔이더라도

느끼는 게 다르다고

알아

내 상황이

내 주변 진짜 힘든 애들에 비해

양호한 편인 거 진짜 잘 알아

근데

정신건강은 내가 제일 심각해

행복할 자격이 없다

난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지

그래서 행복하다가도

기분이 진창으로 떨어져

"넌 행복하면 안 돼"를 계속 되뇌이니까

행복할 수 있을 리가

모범생

모범생 좋지

나도 학교에서는 꽤 모범생인 편인데 말이지

들어나 봤을까

술, 담배 다 하는 모범생이 있다고

성적은 무엇도 못 돼

공부도 무엇도 못 되지

그것들은 단지 도구여야 해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

그리고 필요 없는 도구는

가차 없이 버릴 줄을 알아야지

내가 공부를 손에서 놓은 것처럼

나한테 공부는

필요여부를 제하고

쓸수록 나 스스로가 상처입는 도구였거든

당연히 공부를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냥 모범생 얘기가 나온 김에 공부 테마로 끄적였을 뿐

부디

하고싶을 걸 해

그래야 그나마

자신을 상처입히는 수많은 것들 중 일부를 제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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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9-14 18:48 | 조회 : 92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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