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피님 글을 보고
오랜만에 끄적여보려고
어떤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있어
공부를 인생의 가치로 판단하고
공부를 못하는 이들을 제멋대로 루저라고 판단하는 쓰레기들이
그런데 나는
공부를 못 해서 우울한 애들보다는
공부를 잘 해서 힘든 애들을 더 많이 봐왔거든
재수 없겠지만 나부터 시작할까
여기서 우울한 글이나 써내려가면서
공부가 안 된다고 징징거리는 이 사람은
@@고 다닌다고 말하면 대단하다는 말부터 들을 수 있는
엘리트 자사고에 다니는 사람이야
들어오기 힘들고
들어와서는 더 힘든 거지같은 곳이지
그 다음은 내 친구
나보다 공부를 잘 했고
나랑 같은 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가족을 잘못 만나서 학교도 평범한 곳으로 진학하고
꽤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
우리 엄마
4개 국어가 가능하고
대학생 시절 박사 학위까지 땄으며
여러 회사에서 스카웃 받던 사람
지금 남편 잘못 만나서 개고생 중이지
그 외에도
많은 친구들이 성적으로 괴로워 해
선배 중에는 성적비관으로 자살한 사람도 있다더라
그런데 왜
쓰레기들은 공부를 못하는 이들을 루저라고 부를까
우리가 힘들어하는 게
복에 겨워 보이나 봐
알지도 못하면서
멋대로 재고 따지고 비교해
그리고 쉽게도 말하지
"넌 그래도 ##이 보다는 상황이 낫잖아."
장난해?
도대체 상황이 나은 게 뭔데?
힘든 건 절대적인 거야
같은 아픔이더라도
느끼는 게 다르다고
알아
내 상황이
내 주변 진짜 힘든 애들에 비해
양호한 편인 거 진짜 잘 알아
근데
정신건강은 내가 제일 심각해
행복할 자격이 없다
난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지
그래서 행복하다가도
기분이 진창으로 떨어져
"넌 행복하면 안 돼"를 계속 되뇌이니까
행복할 수 있을 리가
모범생
모범생 좋지
나도 학교에서는 꽤 모범생인 편인데 말이지
들어나 봤을까
술, 담배 다 하는 모범생이 있다고
성적은 무엇도 못 돼
공부도 무엇도 못 되지
그것들은 단지 도구여야 해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
그리고 필요 없는 도구는
가차 없이 버릴 줄을 알아야지
내가 공부를 손에서 놓은 것처럼
나한테 공부는
필요여부를 제하고
쓸수록 나 스스로가 상처입는 도구였거든
당연히 공부를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냥 모범생 얘기가 나온 김에 공부 테마로 끄적였을 뿐
부디
하고싶을 걸 해
그래야 그나마
자신을 상처입히는 수많은 것들 중 일부를 제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