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화 입학식(1)

11-1화 입학식(1)

다음은 정령시험이였다.
정령시험의 내용은 의외로 간단했는데, 정령을 소환하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였다.
나는 어둠의 정령을 소환하고 간단한 명령을 내렸다.
최하급 정령 4마리까진 소환하고 명령이 가능했는데, 5마리째에는 통제가 불가능 해졌다.
그리고 정령시험이 끝났다. 생각보다 맥이 빠졌다.

다음은 주술시험이였는데, 주술시럼은 특이했다.
그리고 가장 시간이 짧은 시험이기도 했다.
시험장에 들어가니 뭔가 마법진처럼 생긴 것이 있었다.
그곳 위에 올라가니 그곳에서 빛이 나왔다.
그리고 나의 의식이 꺼졌다.

"끝났습니다."

"아...?"

순간, 뭐가 일어난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멍하니 있자, 내 옆에 있던 사람이 나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그제야 정신이 들고, 시험관이 나에게 질문했다.

"무엇을 봤습니까?"

"어....어떤 남자를 봤습니다.."

"이름은?"

"그게....기억나지 않아요."

"그럼 무슨일을 했죠?"

"어...그, 몇 명의 사람들과 같이 있었는데...무엇을 했는지는 몰라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주술시험이 끝났다.
주술시간 때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았지만, 역시 아직은 모르겠다.
그리고...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막상 시험을 다 보고 나니 좀 진이 빠졌다.
너무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가.

"이거 맛있다!"

"우적우적."

"천천히 좀 먹어라. 누가 안 뺏어먹는다."

"린도 어서 먹어!"

"알았어, 어서 먹어 알데."

현재 내 옆에는 모두가 모여있었다.
알데, 핀, 지니, 율리우스, 데하카, 에리카 그리고 나.
이렇게 본격적으로 모인건 처음인 것 같다.
시험이 끝나고 율리우스는 모두에게 밥을 먹자고 권유했고, 이런 날이니 만큼 흔쾌히 수락했다.

"에리카, 어때?"

"응, 맛있어!"

우리가 모인 장소는 유드그라실의 식당이다.
이 식당은 상가 구역, 즉.
유드그라실과는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곳의 식당이다.
율리우스가 맛집을 추천할 때는 모두 생각 못했지만, 와보니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오늘은 내가 쏘는거니까 많이 먹어."

그 말에 순간 계산판을 잡으려던 나는 멈칫했다.
하마터면 그 버릇이 나올뻔했다.
내가 어릴 때, 기억이 아닌 몸의 버릇이 떠올랐는지 나는 비싼 장난감이 갖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보다.
그래서 모두가 의젓하다고 말해줬지만...

'지금도 가끔 그런단 말이지...'

어쨌던!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모두 시험에 합격하는게 중요하지.
난 접시에 놓인 음식을 잘라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고기가 살살 녹았다.
그리고 빵과 수프의 조화도 훌륭했다.

'평화롭다...'

누구의 마음은 급한데, 시간은 빨리 흐르지도, 늦게 흐르지도 않는다.
그저 흘러가며, 지금의 평화에 그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다.

"린, 그 시험문제 어렵지 않았어?"

"어떤거?"

"34번 문제 말이야."

"아, 그....테헤란의 이론공식?"

"응, 겨우 풀었다니까...?"

천재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내 기분이 다운된다.
내가 떠올린 기억과 이 공식들이 맞물려 난 이론면에서는 공부를 좀 못한다.
뭐랄까, 기본적인건 아는데 응용을 잘 못하는 느낌이다.

"아가씨."

"응?"

그때 지니가 내 귀에다가 속삭였다.

"곧 8시가 됩니다."

"그게 왜?"

"그때 결과가 나옵니다."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순간 나는 사레가 들릴뻔 했다.
시험에 관해서는 초연해졌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건가?!

"어떻게 알았어...?"

"계속 신경쓰고 계시는것 같았기에."

"아, 아, 그래...알려줘서 고마워."

"아닙니다, 이게 기본이니까요."

미안하지만 그런거는 안알려줘도 되는데 말이야.
엉?! 물론 주인이 뭘 원하는지 알고 척척 준비해 놓는건 집사의 기본 소양이지만!
이건 그런거야. 음, 그래.
내가 딱 시험을 봤어. 시험결과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는데 다른 애들이 '시험 뭐 맞았어? 아, 이거 틀렸데.' 이러는 거랑 똑같다니깐?

'밥이나 먹어야겠다...'

나는 율리우스에게 물었다.
이제 입학하면 어찌할 생각이냐고.

"물론, 먼저 정보를 모을거다. 1학년은 누가 인기가 많으며 누가 어디에 속해있는지 전부."

"그걸 다 알 수 있어?"

"물론. 이 몸은 해낼 수 있냐가 아니라 해낼거다."

율리우스와 대화하던 중 몇몇 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부 학생이였는데, 웅성거리더니 식당을 빠져나갔다.

"나왔다보군."

데하카의 한마디에 분위기가 살짝 가라앉았다.
다들 좀 긴장하는 것이다.
그때 율리우스가 힘차게 일어섰다.

"그럼 밥도 다 먹었겠다...확인하러 가보자!"

우리는 마법진을 이용해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든 학생이 가는 한 방향을 따라갔다.
중앙 광장에는 허공에 전광판이 떠 있었다.
원형으로 되어있었는데, 거기에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저렇게 확인하는건가보네."

모두가 브로치를 전광판에 비추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환호성을, 어떤 사람은 비탄을 흘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자, 어서 확인하자."

율리우스는 곧바로 브로치를 전광판에 비추었다.
그리고 곧바로 브로치에는 합격이라는 글자가 비추어졌다.

"음, 당연한 결과네!"

율리우스는 당연하다는듯 브로치를 다시 매달았다.
이윽고 데하카도 브로치를 전광판에 향했다.
데하카도 합격이였다.

"잘됬네, 데하카!"

"자기 실력에 확신이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다음으로 비춘 사람은 알데였다.

"난, 최선을 다했으니까...불합격이여도 괜찮아!"

그리고 알데는 합격을 받았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였다.
이들은 전부 미래에 성공할 이들이였으니까.
나머지도 하나둘 합격을 받으며 고조되는 가운데 나는 긴장 속에 있었다.
'게임' 속의 린은 합격한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의 '내'가 아니다.
여러 기억이 섞여버린 나는 '린'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미 '린'은 '린'이 아니게 됬다.
게임의 미래는 알지만 린의 미래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내가 지금까지 아는척 생각했지만 솔직히 허세였다.
불안안 나를 안정시키기 위한 완충제.

"린, 나도 합격이야!"

순간, 에리카가 합격이라하자 내 머릿속에 잡음이 일었다.

'후후, 동생아...이 언니는 합격했단다....너도 어서 ^*&(^(!'

'시험성적이 떨어졌다고? @&^#*-'

기억에 혼선이 생기며 식은땀이 흘렀다.
왜, 하필 지금? 여기서 이런 기억이 떠오르는 걸까.
브로치를 쥔 오른손이 좀 축축해졌다.
심장은 쿵쾅쿵쾅 거리고, 손은 덜덜 떨렸다.

'진정하자....심호흡, 심호흡...'

"린....?"

내 사고와는 다르게 내 몸은 진정되지 않았다.
억지로 빠르게 내쉬어지는 호흡을 진정시키려 해도, 진정되지 않았다.
안돼....이러다간...

'저번처럼 또 억눌렀던 감정이 솟구쳐버려..'

"린 괜찮아....?"

"으...응....괜찮아..."

시야가 좁았다. 주위가 어둡고, 앞에 있는 에리카의 얼굴만 흐릿하게 보였다.
일단...합격 확인해야지...그래, 합격을...
순간,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았다.

"린!"

황금같은 금발, 아직 어린 티가 나는 얼굴.
알데하이트였다.

"괜찮아?"

"응.."

"정말로...?"

잘 보이지도 않는 알데의 얼굴을 최대한 웃으며 보자 알데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그때 내 얼굴은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을 거다.

"음, 내가...나도 시험같은거 떨어질까봐 무서웠던 적이 있어.
저번에는 집사장님이 나 가르쳐주실 때도 연습하다가 많이 실패했거든!"

알데는 내손을 조그만 두 손으로 꽉 잡았다.

"그때도 무서웠는데, 린을 따라갈수 없을까봐 무서웠는데, 린이 말해줬어."

'실패해도 괜찮아, 다시 하면 되니까. 그래도 안되면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라고.

"그 말 덕에 난 힘이 났어!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

그 당시에 내가 했던말.
무책임하고, 무계획적이였던 말에 알데는 이렇게 의미를 두고 있었다.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진짜로 어린애가 이렇게 듬직한데, 내가 이래선 안되지.
그래. 지금 나는 '린'이 아닐지라도 여기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
에덴도 말했잖아. '린'의 영혼은 한점도 없이, 오직 나만이라고.
내 생각은 그냥, 나의 망상이라고.

"같이 확인하자."

"...응."

알데와 나는 브로치를 든 손을 맞잡고 들어올렸다.
어느새 내 시야는 전광판을 또렷하게 비추고 있었다.
내 나름대로 각오를 다진 탓일까,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내 브로치에 비친 것은-

그리고, 12월 31일.
입학식이 시작되었다.
나는 멋들어지게 교복을 입은 핀과 알데, 지니를 바라보았다.
흑...내 자식같은 애들이 이렇게 교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눈물이 절로-

"이것봐, 린! 나 어때?"

교복 입은 에리카가 내 앞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분홍 머리칼이 찰랑거리며 내 앞에서 어지러이 시야를 메웠다.
한껏 꾸민 에리카는 귀여웠다.

"귀여워."

"정말? 다행이다!"

꺅꺅거리는 우리들을 보며 핀은 눈살을 찌푸렸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나는 이 셋을 꾸미고 있었다.
안그래도 기본이 너무 좋은데, 꾸며줘야지.
그리고 핀의 얼굴만 나의 실험대가 되어있었다.

"알데와 지니는 한눈에 이미지가 확 잡히는데 너는 잘 안잡힌단 말이지..."

"아, 빨리 하라고!"

예전 같으면 안한다고 바로 내뺄텐데 엄청 발전했다.
그 노력에 감명받아, 나도 얼른 하마.

"그래, 그냥 야생타입으로 확 까자."

안그래도 다른 애들보다 평균적으로 키와 덩치가 더 큰 핀이였다.
나는 핀의 머리칼을 좀 헝클이고 정리했다.
좋아, 잘 정리한것 같으면서 정리가 안된 머리스타일 완성!

"끝난거지?"

"응, 끝."

그제야 핀은 한숨을 쉬면서 의자에 몸을 묻었다.
알데는 뭐가 좋은지 실실 웃고 있었고 지니는 무표정이였다.

"안녕, 모두. 뭐해?"

그때 율리우스와 데하카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렇다, 우리는 현재 마법 기숙사에 있었다.
입학을 하면 방이 바뀐다고 하기에 짐을 챙기는 중이다.
퇴학하는 사람과 예비반에 입학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슨일이야?"

"지금 대강당으로 모이래."

대강당은 말그대로 대강당이다.
그냥 강당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의 차이가 있어서, 상식을 생각하면 안된다.

"그래? 애들아, 가자."

짐은 문앞에다가 두면 된다기에 문앞에 두고 우리는 대강당으로 향했다.
모든 학생들이 모여드는 이곳, 대강당에 들어가자 거대한 강당이 우릴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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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14 20:21 | 조회 : 875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수능 보신 분들 수고하셨고요. 고 렐트리님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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