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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산소 호흡기를 쓴 노년의 남성이 눈을 깜빡였다. 그러자 그곳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고 모두 안도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나는 웃었다. 나는 그의 비서에게 몇 가지 유의사항을 알려주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곳을 나왔다.
“하-. 이게 뭐라고 떨렸냐.”
수년 간 전쟁 지역을 뺑이치며 항상 위급상황에 놓이다 급작스럽게 쾌적한 환경에서 별 거 없는 수술이나 하니 기운이 빠졌다. 싫은 것은 아니다. 당연히 이는 내가 해택을 받는다는 뜻이었으니까.
어린 나이에 유명해졌다. 부러 분쟁 지역의 위급한 곳을 다니며 실력을 쌓고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다 방송 한 번 잘 타서 곧바로 일반 사람들은 상상도 못하는 고위급의 인사들을 진료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소위 말하는 잘 닦인 도로를 차를 타고(그것도 다른 이들이 모는) 가기만 한 이들이다. 부모가 혹은 그 위의 조상들이 먼저 자원이 가득한 곳을 선점하여 자원을 독점하는 이들이다.
그 부류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뉘는데 그들 중 한 고위 인사의 주치의가 되었다. 이 세상에선 모든 자원을 틀어쥔 그들이 최고였다. 세 세력이 이 나라를 움직이고 있다. 그들 위에 다른 우두머리는 없고 오로지 생존의 목적만이 남은 세상은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이곳에 오기 전 전전하던 분쟁 지역은 그들과는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으리으리한 빌딩과 도로, 그 위를 달리는 차라는 것은 그들 반경에 들 때만 통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곳의 통치자가 아니었다. 그저 가진 것으로 장사하고 돈 벌어먹는 장사치라 보는 것이 더 맞다.
그들의 세상과는 달리 이곳은 작은 빵 하나, 쌀 하나, 옷 하나, 물 한 모금에 칼을 들이밀고 어디서 굴러 떨어진 총을 겨누는 세상이었다.

어쩌면 내가 전쟁 지역을 다닐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시 내 길의 한계였던 것이다. 세력가들의 그림자 한 번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일반 계층에선 의사란 것은 필요가 없었으니.
그런 의사를 택한 것은 아픈 오빠 때문이었으나 막 의사라는 것에 발을 들였을 때 일찍이 죽었으니 다 쓸모없게 된 것이다.

이곳에선 나이는 꽤나 의미 없는 것이다. 그저 살아가기만 하면 되었기에 남들이 어떻게 살고 어떤 나이에 어떤 일들을 하던 하등 관계없는 것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나이의 의미도 그러했기에 어릴 적 식사제공을 대가로 데려온 젊은 의사 한 명에게 오빠의 치료와 나의 교육을 맡겼다. 가끔은 어린 마음에 오빠를 직접 진료하기도 했다.
의사의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래도 아픈 사람은 언제나 있기에 의사 과정은 확실했다. 그도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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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1-13 13:42 | 조회 : 1,02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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