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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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세요.”

조용한 방안에 노크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나는 그를 알아보고 미소를 지었다.
‘꽤나 자조적이지만 티는 안 나게 호의가 담긴’
그는 나보다는 더 능숙하고 젠틀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나의 인생을 활짝 피게 해준 남자의 아들이었다. 그는 올해로 38살에 접어 들어갔고 공식적인 이혼 수만 4번 이었다.
그가 긴 다리로 내 앞까지 다가와 더 큰 미소를 지었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나는 것을 보아 뒷짐 진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온 모양이다
. 나의 미간은 찌푸려졌지만 그건 더 환한 표정을 위한 효과인 냥 금세 사라졌다.

“오늘은 진료가 없다고 들었는데.”
그의 목소리가 단조롭게 흘러나왔다.

“네, 그런데 무슨 일로-.”

나는 방심하지 않았다. 마음이 먼저 저 멀리로 가지도 않았다.
침착하게 행동했다.
그의 뒷짐 진 손이 내 앞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진한 꽃향기가 갑자기 코를 찔러 머리가 아팠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사치스러운 꽃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여성 같은, 아주 환한’
그가 만족했을까.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되신다면 저녁식사 대접해도 되겠습니까, 아가씨.”

그가 무척이나 신사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팔을 내밀었다.
나는 그를 보았다. 그리고 꽃다발을 받았고 그 다음에 그의 팔에 내 팔을 엮었다. 혹여나 떨어지지 않게 단단히. 이곳에서 떨어지면 나 같은 사람은 죽으니까.

나는 그의 팔짱을 낀 순간부터 그와 헤어지는 날을 위한 대비에 대해 생각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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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2-13 12:13 | 조회 : 1,11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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