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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떠나버린 집 안은 정말이지 사무치게도 정적만이 가득했다. 귀에 익숙해져 버린 할아버지의 잔소리가 이제는 들려오지 않았다. 이따금 환청으로나마 들려오면 나도 모르게 좋아라했다가 금방 깨닫고는 시들어버리는 행위를 반복했다.



아.. 역시 익숙해지지 않아.



언제든지 항상 할어버지의 고함 소리로 시끌벅적
할 줄 알았던 집 안이 금세 고요만 남아버린다는 것은 정말..정말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돌아온다며...잠이나 잘 자고있으라며..근데 이게
뭐야.."



-그래서 할아버지를 괜히 더 원망하고는 한다. 나도
모르게.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괜히 더 쥐어짜보다가 인해
몇 방울도 나오지 않아 포기해 긴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정말이지 고요한 집 안에서는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소리로 전부 들려왔다. 그게 너무도
싫었다. 당신이 없다는 걸 더 와닿게 만드는 것
같아서.






언제 잠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에 걸린 목걸이를 손에 쥔 채 번뜩- 달콤한 잠에서 눈을 떴다.
몇 시간이나 잔 것인지 어둠에 잠겨있던 컴컴한 방이 이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아..으...내 눈..."



일어나자마자 정통으로 보게 된 햇빛에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렸다. 손에 쥔 목걸이를 내려놓고는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아 역시 햇빛은 너무 싫어.



나는 일어나려던 몸을 다시 침대에 눞히고 오른쪽
팔을 눈 위에 올려 놓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시간이 몇분이나 지났을까, 아무도 오지 않을 이 집으로
누군가 왔다는 걸 알리는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밍기적 밍기적 일어나 문 앞으로 향하였기에 시간은 이미 몇십 분이 한참 지나버린 시간이었지만 이집에 찾아 온 사람은 끝까지 내가 나올때 까지 13초에 한번 꼴로 문을 두들겼다.



괜히 확- 솟구치는 짜증남에 퐉 인상을 쓰며 느릿 느릿 문을 열며 문을 두들기는 상대를 향해 비꼬는 말투로 말을 했다.



"거, 노이로제 걸릴거 같네. 쯧."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문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말든
1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을 했다.



"뭐 어쩌라고요."



"협회장님께서 당신을 만나길 바라고 계십니다."



"안가요."



나는 대답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문을 쿵-
소리 나게 다시 닫았다.



뭔 놈의 협회.



괜스레 협회라는 말을 생각하니 협회의 사람이 나에게 이 목걸이를 전달해 준 날이 문득 떠 올랐다.
솔직히 그때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 누구보다 야망
이 컸고, 나에게는 그 누구보다 강했던 내 스승이 라는 자가 죽었다고 대뜸 들으면 누가 믿겠는가.



갑자기 그때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조금은 괜찮아
졌었던 기분이 다시 바닥으로 향해 축- 내려갔다.



.
.
.


.
.
.



아-...내가 말했던가...나는 협회가 제일 싫다.



그때 가지 않겠다며 거절한 이후에 그 다음날에도
협회에서 날 찾아왔다. 그리고 또 거절하고 보내면
그 다다음 날에도 찾아와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나는 협회에서 사람이 올 때마다 거절하고, 협회에
서는 내가 수락할 때 까지 찾아오고를 약 8일을
반복했다.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로 시간대는 점심
시간을 한참이나 지난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해가
뜨고 몇 시간이 지난 후의 아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간에 어김없이 협회의 사람이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하....진짜 끈질기네."



나는 안락한 침대에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며 한 손
으로 눈가를 찌르는 앞머리를 쓱- 넘겼다. 문까지
가는 것은 정말 귀찮았지만 내가 문을 열지 않는다면 저 협회놈들은 내가 나올 때까지 13초마다 문을
계속해서 두들길 것이므로 나는 귀찮음에도 발걸음을 옮기며 굳게 닫혀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협회에서 왔습니다."



"하..진짜 끈질기게도 찾아오시네요."



"예."



아..역시 이 사람이랑은 말이 안 통한다.



"예. 가 아니라 그만 찾아오라는 말이에요."



"협회장님이 뵙기를 바라십니다."



"아..진짜 말 안 통하네."



나는 신경질 적으로 말하며 흘러내리는 분홍빛의
앞머리를 손으로 쓸어 올리며 뒤로 넘겼다.



"하..진짜 짜증나네. 거, 한번 만나봅시다. 날 이리도 짜증나게 만든 협회장이라는 작자."



8일간의 사투 끝에 결국 먼저 포기해버린 사람은
나였다. 나는 앞에 있는 이 사람을 힐끗 지친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고, 그 사람 또한 내 눈을 피하지
않고 쳐다보았다.



"언제 가야되죠."



"준비하고 나오시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까까지만 해도 내가 한 말에 제대로 된 답 하나 하지 않았는데 협회장을
만나겠다고 한 뒤로는 잘만 답해주고 있었다.



"하.. 내 팔자 왜이러냐.."



나는 집 안으로 다시 들어와 바닥 꺼지게 한숨을
크게 쉬며 간단히 세면을 하고 염력으로 옷장에
박혀있을 옷을 꺼내 가져와 갈아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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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2-26 02:05 | 조회 : 1,657 목록
작가의 말
난나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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