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이야기

어두운 궁 안,어린 세자가 달빛을 받으며 그의 호위을 찾았다.

"무월아,거기있느냐?"

"저하?무슨일 있으십니까?"

그는 칼을 휘두르는 무관이라 상상할수없는 여린 몸선과 하얀 피부 앵두같이 빨간 입술 조금 날카로운 눈매마저 귀여운 고양이를 연상시켰다.

"...무월아,내일이 무슨날인지..알고있느냐?"

세자는 달빛에 빛나는 무월의 머리를 바라보며 애써웃음을 보였나.

"...국혼날...이지요"

"하하하하!국혼?그래 국혼이지 망할제국의 늙은 황제에게 팔려나가는것도 국혼이지"

세자는 미친듯이 웃다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무월아,우리가 처음만난날을 기억하느냐?"

"예 저하,저하께서 미천한 이 몸뚱아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무관으로 만들어주셨으며 이름까지 주신 날입니다"

"...그럼 처음 내 호위가 된 날도 기억하느냐?"

"...저하 이런 이야기를 꺼내시는 이유는..."

"내 질문에만 대답해라!!!!"

세자는 무월에게 소리쳤다.

"송구합니다...그 날은 궁에 적응하지못하여 여기저기 눈치보며 호위일을 하지 못하였지요"

"하하하!그랬었지"

세자가 땅을 치며 웃자 무월이 작은소리로 말했다.

"...처음으로 그 종이를 만져본 날이기도 합니다"

"뭐라하였느냐?"

"그리 웃으시니 아름답다 하였습니다."

세자는 얼굴이 빨개졌다.

"무,무,무슨?!"

무월은 빨개진 세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이를 갈더니 짐승같이 말했다.

"저하,부디 소인을 용서치마십시오"

무월은 세자에게 다가가 키스했다.

"으읍?!읏!..하아"

둘의 입에 투명한 다리가 생겼다.

"이,이,이게 무슨?!"

털썩! 무월은 그자리에서 무릎꿇고 검을 세자에게 건냈다.

"저하,소인이..감히 미천한..노비출신따위가 마음속에 저하를 품었습니다!부디 그 벌을 내려주십시오"

세자는 무월앞에 서서 그의 머리를 잡고 다시 한번 키스했다.

"너무..너무 늦지않았느냐"

세자의 뽀얀볼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저..저하..저하!!!!"

"무월아,이것만!이것만 약조하거라!무슨일이 있어도 나와 함께하기를 약조하거라!"

"소인은 저하의 검이옵니다"

둘은 말을 타고 궁을 빠져나왔다.

이 절벽만 지나면 누구도 그들을 쉽게 찾지 못할것이다.

"저기다!!"

"저하,먼저가십시오"

"어..째서..어째..서? 함께한다고!함께한다고 약조하지않았더냐?"

"저하!!!!소인의...마지막 소망입니다"

둘은 아무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키스했다.

1분 1초가 급한 지금 둘만은 시간이 멈춘듯했다.

"네놈이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세자의 아비인 이나라의 왕이 직접 나섰다.

"저하!"

무월은  차마 왕의 검을 막지 못하고 세자만 찾았다.

제발 저멀리 가버렸기를 제발 떠났기를 바라며 세자를 불렀다.

"무월아!!!!아..아니야..무월아!!"

"저...하..송구..커윽..하옵니다"

"아..흐윽..흐윽..무월아..흑..말 하지마라"

"저..하..저하께선...쿨럭..웃으...시는게..하아..아름다우...십니다"

무월은 세자의 얼굴을 손으로 쓰담으며 웃었다.

"무월아!!흐윽..하아..아니다..아니야!!전쟁터에서 살아남은 너다 내 손수 지어준 이름을 가진 너다 고작!!이런 상처따위에!!"

"연모합니다 저하..윤강저하..나의 윤강.."

"...나 역시 그러하다 무월아"

무월은 품속의 종이를 세자손에 쥐어주고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움직이지 않았다.

"무월아..무월아..연모한다..연모한다..정말로 연모한다"

"뭣들하느냐!!세자를 끌고가라!!"

"예!!"

종이가 눈물에 젖었으나 그것을 품에 넣고 무관들에 의해 궁으로 끌려갔다.

"...무월아"

세자는 무월의 종이를 펼쳐봤다.



<저하 이 귀한걸..소인이 가져도 됩니까?>

<글 연습한 종이아니냐 그게 뭐 귀하다고 난리냐 그 글자가 '연모합니다'라는 글자다>

<연모합니다...>

<그래,열심히 연습해서 고백해보거라>

<저하께서도 이 글자가 좋으십니까?>

<그래 좋다,...하!뭐가 좋다고 그리 웃느냐>



「연모합니다」

"이렇게나 얼룩이 졌는데..이렇게 삐뚤거리는데 어찌하여 이리 잘보이는지..어찌하여 너는 안보이는지 어찌하여..흐윽어찌하여..흐윽..어찌하여...
너를 사모하게 만드는지..."

세자는 하염없이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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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23 08:37 | 조회 : 12,715 목록
작가의 말
말랑몰랑

이제 다음주제로 넘어갑니다. 장편은 힘드네요;;이제 3편정도로만 쓰겠습니당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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