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조금 어이 없어서 쳐다보았는데 그는 나에게 사과하며 노려보지 말아달라고 그랬다. 나도 모르게 그랬던 것 같다.
"아.. 나도 미안.. 그냥 널 보려고 한 건데 노려보게 될줄은 몰랐어."
"그, 그래..."
"하아.. 근데 여기서 나가기 한 번 힘드네..."
"뭐.. 그건 그렇지? 그럼 나랑 잠깐 같이 이야기할래?"
"으음.. 뭐, 그러자.. 혼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단 나을 듯 싶네.."
"음.. 내가 이 말 해도 될 지는 모르겠는데.. 너 진짜 키 작다."
"어? 하... 나 그런 말 진짜 싫어해.."
"아.. 그래..? 미안미안, 몰랐네. 다음부턴 조심할게.. 혹시 화났어..?"
"아, 아니거든! 난 그런걸로 화내는 그런 사람은 아니거든!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 거니...
... 그런데.. 내가 그 정도로 작아? 다들 나보고 왜 그리 작냐고 그러잖아..."
".. 확실히 너 많이 작긴 해."
"...아..."
나는 꿈 속에서도 키가 작다고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좀 서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이 아니였기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나와 그 빨간머리 남자는 그 어두운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비록 내 입장에서 보면 초면이였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아.. 여기서 언제 나갈수 있는 거지.."
"체감시간으로는.. 대충 10시간정도 였을라나?"
"그, 그정도나 오래?"
"음... 나 혼자 있었을 때는 그랬었지. 근데 너랑 같이 있으니깐 시간 빨리 가겠는데??"
"그, 그래..? 그런가.."
"물론! 혼자보다는 두 명이서 수다 떨고 있을 때 시간이 더 빨리 가는 느낌이 들잖아."
"음.. 그건 그렇지?"
나는 어떻게 여기서 좀 더 빨리 빠져나갈 수 있는 지 생각하던 도중 저 남자가 한 말이 기억났다. 내가 물어보았던 남자를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남자랑 확신은 없지만 아마 친구 사이인듯 싶었다. 그래서 한 번 물어보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