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 빙의됐쪄염!

"시발... 월요일 좆같은ㄴㅗㅎ....."

다원이 배게에 얼굴을 파뭍고 잠투정을 부렸다. 그런 다원의 방 문을 다윤이 벌컥 열고는 소리쳤다.

"밥먹어!!"

다윤의 외침에 다원이 삐걱거리는 침대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식탁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사 온 버거를 먹고있는 다윤이 있었다.


"..저새키는 아침부터 저게 쳐 들어가나..."

엄마 안 계신다고 지 좆대로 산다 아주.. 다원이 중얼거리며 식탁을 지나쳐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 들어선 다원이 세안을 끝마치고 칫솔에 치약을 짠 뒤 칫솔을 입에 물고 거실로 나왔다. 7시 13분. 느긋하게 준비하면 적당히 맞춰서 학교에 도착할 수 있을것 같다.

오늘은 고등학교 첫 등교날이다. 내가 이제 고등학생이라니. 방 문에 걸린 교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는게 믿기질 않았다. 무슨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지.. 입 안에 치약 거품이 넘쳐 흘러내릴 때 즈음 다원이 급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면대에 입 안에 넘쳐흐르는 치약거품을 뱉어낸 뒤 거울을 보았다. 몇년이 지나도 이 얼굴은 익숙해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 것 같다. 왜냐고?

나는 이다원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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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이다원이 아니다. 이게 무슨 개소리냐고? 그냥 말 그대로다. 나는 이다원이 아니다.


이다원은 내가 즐겨읽던 소설에 나오는 엑스트라 캐릭터 중 하나였다. 주인공 친구도 아닌 주인공의 친구의 친구. 비중도 없었다. 그냥 주인공에게 인사치레 비슷한 걸 할 때 한 번 나온 것 뿐. 솔직히 따지자면 그냥 없는거나 다름없다. 소설 전개에 필요도 없는 캐릭터를 왜 만든건지, 나로써는 이해가 가지 않을 따름이었다. 근데 내가 얘한테 빙의할 줄 누가 알았겠냐고.


'say hello to my friends' 라는 제목의 소설은 내가 즐겨읽던 소설 중 하나였다. 인소대사 범벅인 소설들 중 유일한 꽃인 소설이었다. 내용은 흔했다. 여주가 여러 남주들에게 둘러싸여 사랑받는 내용. 하지만 여주는 흔하지 않았다. 그때 당시, 그러니까 내가 이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됐을 당시에는 소설의 여주인공들의 성격은 모두 하나같이 똑같았다.남주들한테 철썩 달라붙어선 자기 혼자는 아무것도 못하는 연약한 여주인공. 그리고 그런 여주인공이 뭐가 좋다고 허허실실 웃으며 달라붙는 남주들. 그런 여주인공들 속에서 세헬투의 여주는 정말 한줄기 빛이었다.


흔한 여주인공의 성격과는 다르게 세헬투의 여주는 당당하고, 자기애 넘치고, 카리스마 범벅인 성격이었다. 그리고 그런 여주의 성격에 남주들이 반한것이고. 하지만 내가 발린 킵포인트는 이것이었다. 여주가 세계관 최강자라는 것..! 여주는 만렙이었다. 그렇기에 어떤 피라미들이 달려들어도 남주들의 도움 없이 전부 혼자 조져버렸다는 것. 무엇보다 고구마적이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노빠꾸 직진녀인 우리의 사이다 여주는 독자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아주 제격이었다. 세헬투가 흥한 데 에는 여주의 성격도 있었지만 남주들의 외모가 조오오오오온~나 지린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사이다 성격의 여주와 존나 잘생긴 남자들의 로맨스라니, 안 보고 못 배길 테다.


근데 ㅆㅣ발, 완결도 안 난 소설에 날 끌고 들어오면 어쩌자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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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3-28 21:52 | 조회 : 1,192 목록
작가의 말
dear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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