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태어날 때 부터 게이였던 모태게이 이수한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서 게이라는 것을 숨기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나는 가족도 없이 고아원에 버려진데다가 딱히 친구 따위도 필요 없었기에 내가 게이라는 걸 숨기지 않고 지냈다.

그러다가 중2 때 동아리에서 만난 박현오와 친해지게 되었고, 어느샌가 연인사이까지 발전한지 어언 10년이 다 되가는 기간이었다. 싸우기도 많이 싸우긴 했지만, 늘 다른 커플들 처럼 항상 잘 풀었고 평생을 생각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 갔다 올게. 집 잘 지키고 있어. 현오야"
"어 알았어. 선물사와. 자기야"
"밥이나 제대로 먹고 있어. 또 일한다고 밥 굶지말고."
"알았어요 엄마"

------

(띠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출장일이 변경이 된거죠? 네...네... 알겠습니다. 부장님.."

아 짜증나네... 공항까지 다 왔더니 출장일이 변경되는건 뭐냐고... 고기나 사가지고 현오 구워줘야지. 한동안 집에서 일한다고 했으니까 집에 있겠지.

------

띠.띠.띠.띠
"다녀왔어"
뭐지? 왜 아무도 없는 듯 조용한거야?... 침실 쪽에서 소리가 나네. 자나?

"웬일로 집에 불렀어? 형"
"오늘부터 7일동안 나밖에 없을거야. 우리 오늘 뭐 시켜먹을까?"
"난 뭐 시켜먹는 것 보다 더 먹고 싶은 거 있는데..."
"그럼 우리 시키기전에 샤워부터 할까? 샤워하려면 땀이 나야하니까~"
"아 진짴ㅋㅋㅋㅋ 변태. 좋아요 형."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연애 초반처럼 설레는 연애는 아니지만 편안함이 주는 설렘은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10년을 함께 겪은 현오와의 관계를 나는 평생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만의 생각이었다. 누군가 내 머리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지금 당장 침실로 들어가서 박현오와 그 바람남 둘 다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런데 할 수 없었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따지지 못했다. 벙어리가 된마냥, 아무말도 못했다. 나는 밖으로 도망쳤다. 같이 고기를 구워먹으려고 샀던 고기도 그대로 두고 나왔다. 나는 달렸다. 수도 없이 계속 달렸다. 30분쯤 달렸을까.. 지친 나는 공허하게 걸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그 때. 분명히 초록불이었는데 나는 왜 쓰러져있는걸까?...
아 존나 억울해. 내가 왜 이렇게 가야하는건데...다시는 사랑안할거다..나는 나만 믿을거야 시발...존나 아프다.. 죽어서도 저주할거야 박현오 시발새끼...



-----------------

으아아 시발...눈을 뜨기가 힘드네...천국인가?
나 그래도 기부도 하고 존나 착하게 살았는데.... 지옥은 아니겠지...
아... 왜이리 시끄러운거야...

"일어났냐?? 여기는 보건실이야. 이제 좀 괜찮냐?"
"네.. 괜찮...네??? 어디라고요???"
"보건실이라고 너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기절했어. 나는 보건선생인데 알아보겠냐?"
"뭐야 시발.... 어디야.."
"윤 설. 너 막나가는 건 알았는데.. 선생앞에서 욕질이냐? 정신차렸으면 얼른 반에 올라가봐."

윤설....윤설....윤설.....윤설???????
윤설이라고 했다.. 나보고????
윤설... 익숙한데.......

"윤설이라고요???????????"
"아 씨, 깜짝아....그래 윤 설. 빨리 너 반으로 가!!"

나는 보건실을 나왔다. 보건실 밖의 복도에 있는 큰 거울을 봤다. 내 원래 모습보다 이쁜 하늘색 머리를 가진... 18살 정도의 되게 잘생쁨의 외모를 가진 한 아이가 서있었다.
이름표에는 윤 설이라고 적혀있었다.,,,
윤 설.. 내가 며칠 전에 같이 일하는 알바 여자 동기의 강력추천으로 읽은 BL 학원물 소설이었다. 정말 클리셰적인 부분을 다 때려박은 유치찬란한 소설이었다.
그 소설 속에서, 윤 설은 메인공인 백승호를 좋아해서 메인수를 정말로 고집스럽게 괴롭히던 악역서브수였다.
근데... 대체 왜 나는 죽어서도 악역서브수 역할이냐고!!!!!!

9
이번 화 신고 2021-05-20 21:40 | 조회 : 3,378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그냥 연기수와 병약착각수와 그냥 보고싶어서 씁니다. 작가만족을 충족시키기위한 작품???? 맞춤법 충고 달게 받아요! 잘 부탁드려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