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럽게, 조금 더 신성을 믿도록

음... 그거 아시나요?

저 가톨릭입니다. 그 개신교가 아니라, 천주교. 성당 다니는 사람들 말입니다.
자주 헷갈려 하시더라고요.
모태신앙으로 이십몇년을 살아오다 보니까 한 가지 의문점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런 말 신성 모독이지만, 신이란 게 진짜 있긴 한가. 그럼 왜 내가 위험할 때, 정말 힘들 때는 전혀 돕지 않는건가.

하느님이 보시기엔 제게 힘들다는 일이 정말 사소하고 작아 보일 겁니다.
정말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하느님에겐 작디 작은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제겐 정말 힘들었는걸요. 이럴 땐 한 번쯤 해결책의 작은 실마리 정도는 알려주실 수 있지 않나.

이럴 때 마다 정신 차리고 성호경 한 번쯤 그었는데
(이 글 쓰는데도 그어야 할 거 같네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글쎼요, 이런다고 이미 한 번 시작된 믿음에 대한 불신이 사라질까 싶네요.

친한 사제분이 계세요. 그 분은 30대 초반이시라 그나마 저랑 나잇대가 비슷하더라고요.
(음... 일곱살 차이가 나잇대 차이가 적은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네요.)
그 분께 고해처럼, 이 얘기를 해봤어요. 그분께서는 제 말을 다 듣고는 이렇게 말하시더라고요.

"미카엘라님, 조금 더 성스러워지십시오. 조금 더 신성을 믿도록 하세요."

네, 믿어볼게요.

그 불신의 불꽃을 꺼볼게요.

그런데... 그 아지랑이 마저는 못 없앨 거 같아요. 그 아지랑이가 다시 큰 불이 될지는 아직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오늘도 전지전능한 저희 아버지, 오늘도 절 그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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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3-06-26 20:35 | 조회 : 412 목록
작가의 말
이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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