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디스는 우리의 부름에 눈이 커지더니 바로 공중에 떠서 우리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서는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저기········.”
「 우선 」
「「 한 대만 맞자. 」」
그리고 동시에 메르디스를 한 대씩 때렸다.
“······.”
「 ·······네가 먼저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우리 역시 지킬 필요가 없지. 」
「 더는 소란 피우고 싶지 않으니 안내 하세요. 」
「 이곳 아래에 있는······· 그를 다시 봐야겠다. 」
“그가 누군데?”
그때,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시크무온.
「「 ········. 」」
“뭐. 싸울까?”
「 학생들을········. 」
“미쳤어?”
조금 정신은 복잡하고 아프지만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기다렸어. 처음부터, 계속 쭉······· 기다렸어. 그 긴 시간동안 계속 참으면서········ 너흴, 너희를 기다렸어.”
미안하지만 메르디스. 나 지금 얘네 둘 말리냐고 바쁘거든? 억, 공격하지 말라고 이 자식아!!
“―침입자는 모두 죽이겠습니다.”
저기. 내가 아무리 강해졌다고 해도 이건 무섭거든. 참 잘 노는 짓이네. 머리가 더 아프다고.
「「 ·······. 」」
【 왜 가지 않으십니까. 필시 당신에게 반응하는 힘을 느끼셨을 터. 그런데도 그쪽으로 가시지 않은 건 리더시스 디엔 아르티안을 살리기 위함입니까? 나의 「왕」과 「빛」. 】
우리는 뒤를 돌았다. 3개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리스펜. 그는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 ·······리스펜.」
【 이미 「힘」이 당신의 존재를 느끼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고자 하니 당신이 더 가까이 간다면 나약한 인간의 육체는 버터내지 못하겠지요. 이제 아실 겁니다. 그런 방법 따위는 없습니다. 그러니 죽이십시오. 】
리스펜의 말은 나에게는 너무나 잔혹한 말이었다. 둘 뿐이자, 나와 가장 소중한 시간을 간직했을 오빠를. 죽이라는 소리.
【 아무리 「빛」의 가족이라고 한들 탑에서 알게 되어 리더시스 디엔 아르티안이 더 고통 받기 전에 당신 속으로 직접, 본래 당신의 것이었던 「힘」을 되찾아 진정한 힘을 왕좌에 오르시어 인간들을 멸하고 두 세계를 가로막은 문을 부수어 이 모든 세상을― 】
그리고는 리스펜은 우리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 그 발아래 두시는 겁니다. 】
* * *
그리고 우리는 가볍게 리스펜을 밟고서는 땅에 박았다.
【 ·······잘 보십시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저지르는 것이 인간입니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힘이 무엇인지 모르고······! 오직 자신의 더러운 욕망을 위하여 서로 싸우고 죽이고 미워하며― 끝없이 탐할 줄 밖에 모르는 역겨운 것들······! 그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
「 그래. 확실히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자신의 욕심을 치우기 위해서는······· 그 어떤 끔직한 짓이라고 저지를 수 있는 게 저 인간이다. 」
그러면서 블로우는 시크무온을 가리켰다. 시크무온은 물론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 하지만, 리스펜. 그건― 너 역시 마찬가지 아니냐. 」
잘은 기억은 안 나지만 매우 커다란 누군가, 이 거추장스러운 기억의 형제는 나로 추정되는 사람과 루드라고 추정되는 누군가에게 말했었다. 인간들이 좋다고, 사람들이 좋다고. 우리들과는 조금 다르다면서. 그들은 다정하거나 강인했고, 정의롭고, 용감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어느 면으로는 너무나 애처롭다고 말 했었다. 그런 그들을 지켜주고 싶다 말했다.
우리는 그에게 그래. 라며 짧은 반응을 보여주었다.
“자, 잠깐! 블로우!! 아토!!”
오피온의 렌 씨의 부름이 들린다. 그 부름은 우리에게 들릴 터가 없었다. 아니. 우리가 아니구나. 우리의 「왕」에게는 들릴 리가. 그가 먼저 단숨에 마력으로 형제가 죽어있는 곳으로 향했고, 이내 나도 따라갔다.
「 ·······그래. 」
정확하게 우리는 우리의 형제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너무 늦어버렸다. 형제는 흉측하게 죽어 있었다. 상반신과 앙상하게 말라붙은 가죽과 뼈. 눈이 없는 머리. 한쪽 밖에 남지 않은 뿔. 그럼에도 얼핏 남은 모습이 우리의 형제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 네 뜻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