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에녹의 웃음

"만점이다, 자도 돼."

"으어어.. 끝냈다..."


정확히 48시간 뒤, 밤잠 자지 않고 두번의 해가 지고 뜨는 걸 본 사무엘은 꼬물꼬물 침대로 향했다.

이내 얕은 한숨을 내뱉으며 잠들락 말락, 몽롱한 상태로 사무엘은 그저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웠다. 에녹은 규칙적인 숨을 내뱉는 그의 머리맡에 앉아 가만가만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자라"


서툰 그 손길에 맡겨져 그렇게 잠이 들었던 것같다.


"에녹! 에녹?"


일어났는데 에녹이 없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에녹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와, 에녹..잘한다"


검신이 얇은 레이피어 만으로도 저만큼의 힘을 내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해야했을까.


그러나 에녹은 몇 번 휘두르지 않은 채, 탱그랑- 거리며 거칠게 검을 패대기쳤다.


"젠장!!!"

저렇게 화나는 그는 처음본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그의 옆모습은,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았다.


"제발, 제발!"


머리를 감싸쥐고 몸을 둥글게 마는 그가 안쓰러워보였다.


"에녹.."


서둘러 연무장으로 내려갔다. 에녹은 여전히 웅크린채 연무장 한가운데 서있다.


"아, 사무엘.."

"에녹, 많이 힘들어보이네요"

"놀리는 거야?"

푸시시 웃는 그에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그는 예전의 나를 닮았다. 다운을 만나기 전에 나를.


"얘기해주면 안되요? 당신의 과거?"

"그다지 좋은 얘기도 아니고 긴 얘기도 아니야"

"술 한잔 할까요?"

"취중진담은 사양할게. 술 취한 채 유쾌하게 얘기할 건 아니라서."


"음 그럼 2층으로 갈까요?"


그가 웃는다.

에녹이 짓는 웃음만큼 위태로워 보이는 건 없다는 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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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22 22:00 | 조회 : 2,071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아슬아슬했습니다!! 집 들어온지 20분도 안됐다구요ㅠ 참, 에녹은 임자있답니다!사무엘이랑 안 이어집니다 돈 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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