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라임이 쩔어요



"흐음, 윤예슬 말이지.."



한진우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뭐야, 그렇게 고민해야되는 문제였어? 의아함이 느껴졌다. 원래라면 한진우는 이런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해야되는데..



"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전학생, 이쁜이에게 말해줘봤자 모를 걸?"

"..."



그냥 아무도 모르는 곳에 저 자식을 묻어버릴까.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는 한진우를 보자 문득 드는 생각이었다.



"마음 같아선 신경 끄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지. 이쁜이가 많이 궁금한 모양이니까 내가 특별히 조금만 알려줄게."

"으응."

"윤예슬을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걔한테 연애감정 같은 것도 가지지 말고, 너무 달라붙지 말고."



뭐? 왜? 왜지? 왜 저런 생각을 하는거지? 아니, 진짜 이 소설은 내가 썼고, 캐릭터 설정은 물론 스토리까지 다 내가 짰는데 어째서 얘네들은 다 스토리에서 벗어나는거지?!

한진우의 말에 패닉상태가 왔다. 너무 당황스러운 것도 있지만, 역시 윤예슬한테는 뭔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한진우가 왜 윤예슬을 꼬맹이라고 안 부르고 성까지 꼬박꼬박 붙이면서 윤예슬이라 불렀는지 이해가 갔다.

하아, 한진우가 눈썰미가 좀 좋긴 하지.



"이쁜아, 혹시 윤예슬한테 관심있어?"

"어."



여러모로 말이지.
한진우는 긍정을 표한 내 대답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아, 미안. 잘 못 들어서 그냥 흘러가듯 대답했네. 뭐라고 했어?"

"그런거였어? 난 또.. 아니, 아무 말도 안했어."



나의 말에 한진우는 안심했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까보다 한결 표정이 풀려있었다. 사실 말 못 들었다든 거 뻥이야, 앞에 질문 들었단다.

그 질문에 의도는 분명 윤예슬한테 이성적으로 관심이 있냐는 뜻이었겠지만, 내 관심은 그거랑은 전혀 달랐다.



"이쁜아, 나에 대해서 궁금한 건 없어?"

"됐고 호칭만 고쳐. 그냥 이름으로 부르라고."

"쩝, 그래. 시현아~"



뭐지, 저 말투는. 마치 강아지 대하는 듯한 저 태도와 말투.. 기분이 매우 나쁜 걸..?



"하아, 그래. 잘 먹었어."



이렇게 한진우와 대화를 하다보니 벌써 치즈케익과 레모네이드를 다 먹었고 한진우도 다 먹은 게 보였다. 왠지 이 돈계산을 다 한진우가 했다는 생각에 조금의 죄책감이 들었다.



"야, 다음에는 내가 살게."

"오, 이렇게 나한테 데이트 신청을 해줄 줄은 몰랐어, 시현아."

"...난 먼저 집에 간다."


정말 반응해주기도 어렵다.. 집에 가서 좀 더 스토리 좀 살피고, 이게 무슨 일인지 정리 좀 해야겠다.

내가 조금 착찹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진우는 잠시 나를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날 따라 일어났다.



"혹시 너, 나 때문에 힘든거야?"

"에?"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계속 달라붙고, 이쁜아 거리고 해서 혹시라도 기분이 안 좋은 거라면.."

"...풉..푸핰-"

"..미친."

"..."



말을 이쁘게 하지도 않고 성격도 좀 많이 더러운 캐릭터, 한진우가 내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하는 걸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필이면 한진우 앞에서 웃다니..



"시현아, 그거 알아? 너 지금 처음으로 웃었다."

"...그러냐."

"너 웃는 거 존나 예뻐."

"남자가 그런 말 들으면 존나게 안 기뻐."

"하지만 넌 잘생긴 것보다는 예쁘다는 표현이 존나게 어울려."



뭐야, 이 라임은? 아니, 그 전에 얘 왜 이렇게 낯간지러운 말들을 늘어놓는담?

난 이때 한진우의 귀가 붉어져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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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0-04 20:25 | 조회 : 7,516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사죄의 의미로 한 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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