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망할놈의 개새끼



그렇게 힘없이 터덜터덜 집으로 들어갈 때, 맞은편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오고 있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그냥 걸어갔고, 이내 술 취한 남자가 나의 손목을 잡아챘다.


"무슨...!"



나도 모르게 깜짝놀라 그 손을 뿌리치자, 중년의 남자는 버럭 소리질렀다.



"너도 내가 우스워?! 너도 내가 우습냐고!"



아니, 갑자기 뭔 개소리야.

남자는 자기 혼자 노발대발 화내고는 내 어깨를 붙잡아 벽으로 밀어붙였다.



"윽-! 이거 놔..!"

" 그래, 날 우습게 본 그것들도 그렇고, 네년도 그렇고.... 내 기분 좀 풀어줘야겠다! "



아무래도 내 여장한 모습 때문에 날 여자로 착각하나보다.

...가 아니라 시발, 이게 뭔 상황이야! 이 못생긴 아저씨가 지금 뭐하는 거야, 대체..!


중년 남자는 우악스러운 손길로 내 옷을 벗기려했고 머지않아 남자의 얼굴은 내 목덜미에 가까워졌다. 남자의 더러운 숨결이 목에서 느껴졌다.



"개새끼야, 꺼져..!"



최대한 밀어보고 저항을 해보았으나, 꿈쩍도 안했다. 나도 무섭긴 무서웠지만 시현이의 감정, 공포가 더 컸는지 몸이 떨려왔다. 아무래도 시현이의 강간당할 뻔한 기억으로 인해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시현이로서도, 나로서도 절대 사절이기에 있는 힘껏 반항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손찌검이였다.

ㅡ짜악!



"윽!"

"가만히 있어!"

"여기 도와.. 으웁-!"



뺨을 맞은 내가 큰소리를 치려 하자 남자는 곧장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의 뭉툭하고 큰 손은 내 숨까지 쉬게 어렵게 만들었다. 두려움에 저절로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흐윽...-!"



남자가 내 옷을 어깨까지 내렸을 쯤에 그 더러운 입을 내 목에 짧게 부딪쳤다. 너무 소름끼치는 느낌과 동시에 시현이의 과거의 기억이 오버랩되는 바람에 겁에 질려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때, 누군가가 나타나 남자의 머리를 발로 찼고 남자는 당연스럽게도 바닥을 뒹굴었다.



"아악! 누, 누구야?!"

"얘 남친이다, 시발놈아."



한진우였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다시 한 번 더 남자의 옆구리를 발로 세게 찼다.



"누구 멋대로 니가 최시현 남친이야, 개새끼야. 이 쓰레기 새낀 누군데 최시현을 함부로 만지고 지랄이고."



김현이었다.

어떻게 왔는지는 몰랐지만 그걸 따질 겨를없이 그들이 너무 반갑고 반가웠으며 끌어안아주고 싶을 좋도로 이 순간에 나타나준게 고마웠다.

그런 마음도 잠시 공포심이 더 컸기에 난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내 인생 처음으로 당한 일이어서 무척이나 무섭긴 했으나, 시현의 인생으로는 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었을 뿐더러 트라우마로도 남았기 때문에 공포의 감정이 너무나도 컸다.

걔네들이 그 남자를 처리할 때, 나는 앉은 채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 생각보다 떨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있다가 중년 남자를 다 패고 온 김현과 한진우는 나에게 다가왔다.



"시현아, 괜찮아?! 너 얼굴이..., 저 찢어죽여도 시원찮을 망할놈의 개새끼가 진짜!"

"한진우, 저 새낀 나중에 다시 처리하자."

"..어. 그나저나 시현아, 괜찮은 거 맞아?!"

"..어, 어? 뭐, 괜찮....지 않은 것 같아.."



시현의 기억이 계속 리플레이 되었다. 내가 감당하기에도, 시현이 감당하기에도 너무 힘들고 아픈 기억이었다.

진짜 나는 대체 왜 시현이에게 이런 기억을 설정해뒀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시현이 과거 좀 밝게 해줄 걸. 아니, 애초에 내가 쓴 소설 속 악역에게 빙의될 거라는 걸 누가 어떻게 알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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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3 20:18 | 조회 : 8,411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진우와 현이가 저 남자를 처리한다고 했지만 저는 2차로 남자를 처리하도록 해야겟습니다... 여러분들도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처리하는데 참여 가능하십니당(찡긋☆) ... ((돌멩이 주섬주섬 후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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