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오늘 너희집에서 자고 갈게



"야, 김현! 시발, 어떻게 좀 해봐!"



한진우는 내 상태를 보며 괜히 김현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김현은 말없이 나를 일으켜주었고 조금 진정이 되었나 싶었는데, 한진우와 김현의 얼굴을 보니 괜히 반갑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울음보가 터졌다.



"히끅-, 흡... 나 무서, 흑, 웠어.. 흐아아앙!"

"미안해, 시현아."



김현은 처음으로 내 이름을 성 빼고 불러주었다. 그걸 느낄 새도 없이 난 눈물을 닦아내기 바빴다. 김현은 아무말도 않고 그저 날 토닥여줬고, 한진우도 복잡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토닥여줬다.


그렇게 어느정도 울음이 그쳤을까, 쪽팔려서 차마 고개를 못 들었다. 윽, 어떡해!



"히끅- ...다 뒤, 뒤돌아..!"

""왜?""

"..으윽, 나 쪽팔린다고오.."

"푸흡!"

"..크큭!"



둘은 빵 터지면서 뒤를 돌았다. 그 틈에 나는 다시 얼굴을 정리하며 슬금슬금 뒤로 빠져서 집으로 가려했다. 왜냐고? 그야 쪽팔리니까!

그런데 그들은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이 알아채곤 나의 양쪽 팔을 각각 붙잡았다.



"어디가?"

"아까처럼 또 당하고 싶어?"

"아, 아뇨...."



네, 짜질게요.



"자, 우리랑 같이 집에 가자."

"그래, 그게 좋겠다. 데려다줄게."

"굳이 안그래도.."

"시현아, 뭐라고?"



싱긋 웃으며 다시 되묻는 김현.



"하하, 아니, 너무 고마워서 어쩌지..."



거절하려다가 괜히 쟤네들 시선에 기가 눌려서 수락했다. 결국 그 둘은 내 집까지 따라갔다.



"집에 부모님 계셔?"

"아니."



김현이 물었고, 이어서 한진우가 물었다.



"어디 계시는데?"

"몰라."

"..모른다니?"

"..말그대로야."



아, 소설 속 시현이의 부모님은 분명....

한진우는 내가 대답을 피하고 싶다는 것을 느꼈는지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렸다. 잠시 정적이 흐를 때, 한진우는 무언가 결심했다는 듯 말했다.



"그럼 우리 오늘 너희 집에서 자고 갈게."

"헐? 왜?!"

"혼자면 무섭잖아. 더더욱 이런 일 겪었으면."

"악, 제발 한 두번 일어난 일도 아니니까 그냥 가."

"한 두번도 아니라고?"



한진우와 얘기하다가, 나도 모르게 한 두번 일이 아니라 말했고 거기에 의문을 느낀 김현이 중간에 반문했다. 아차..



" ..그런 말을 했던가? 너희가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나도 이 변명이 안 통한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말했다.

108
이번 화 신고 2018-02-26 15:32 | 조회 : 8,099 목록
작가의 말
온씌

남은 방학 알차게 보내야겟어요! /△\\\\!! ((비장))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