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같이 자자



다 씻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대충 수건으로 턴 후, 수건을 어깨에 둘렀다. 망할 키스마크 때문에 말이다. 다행히 아까 울었다는 그런 쪽팔림의 흔적은 없었다.


하필 깜빡하고 셔츠를 안 가져와서 속옷과 바지만 입은 채 나왔다. 또 근육 없다고 놀리진 않겠지?, 하는 고민이 피어올라왔지만 이내 털어버렸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없이 고요하길래 의아함에 고개를 돌아보니, 모두 나에게 이목을 집중한 채 있었다. 그것도 얼굴을 붉히며.


뭐야, 뭔데. 왜 이래?

나 혼자 그들의 행동에 이해가 안 갔던지라 고개를 갸웃갸웃하다가, 때마침 문도윤이 우리 방에 들렀다.



"어라, 왜 오셨어요?"

"..너...."



문도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재빨리 정신을 차리며 나에게 급히 말했다. 너 얼른 옷 입고 머리 말려, 라고 말이다. 매우 심각한 얼굴이었던지라 나도모르게 서두르게 되었다. 뭐지?


급한대로 옷을 입은 난 남주들의 뒷통수를 한 대씩 갈겨준 뒤 정신을 차리게 했다. 김현과 신도림은 아까의 설움을 담아 조금 세게 쳤다. 일단 그 덕에 다들 퍼뜩 정신을 차리고 헛기침을 했다. 얼굴도 붉히면서 말이다.



"뭐야, 왜 그런거야?"

"..크흠, 아무것도 아니었어."



하리안이 변명하듯 말했다. 더욱 궁금했지만 다들 알려줄 생각들이 없어보였기에 그냥 입을 다물게 됐다. 문도윤은 그저 우리들을 지그시 보곤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나도 여기서 잔다."

""네?""

"뭐요?"



나는 물론 남주들도 당황했다. 이, 이 사람이 지금 뭐라한거니?



"선생님은 저기 선생님 방에서 다른 선생님들이랑 주무셔야죠."



하리안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그리고 난 하리안의 말에 격하게 동의했다.



"너희가 위험해서 시현이를 너희랑 같이 못 재우겠어."



엄마세요..? 아니, 그보다 난 당신이 더 위험해보이는데...

다들 문도윤과 눈싸움을 하느라 바빴다. 그리고 난 그들 사이에 끼어 안절부절 못하며 손만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들이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하나도 이해가 안됐지만 나랑 같이 자고 싶다는 건 알겠다.


나 그냥 나 혼자 자면 안될까...?

66
이번 화 신고 2018-07-30 15:51 | 조회 : 5,635 목록
작가의 말
온씌

같이 시리즈...ㅋㅋㅋ 우리 시현이 여기저기 치이는 즁(()) 헤헤, 다음화에도 약한 수위가 있을 예정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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