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그들의 과거 (2) - 행복했던, 아름다웠던


오랜만에 하는 신우와의 데이트는 즐거웠다. 벌써 늦은 밤이 되어 어두컴컴했고, 우리 둘은 잠시 공원길을 걸었다.



"하현아, 키스해도 돼?"

"이게 돌았나. 안 되거든!"

"칫."



짧게 혀 차는 소리를 가볍게 무시했다.



"사실 너랑 오랜만에 데이트 하는 거라서 멋지게 입고 나왔어. 많이 설레기도 했고. 뭐, 역시 제일 중요했던 건 하현이 네가 오늘 내내 정말 사랑스러웠다는 거지."

"하?"

"무서워하면서도 나랑 같이 놀이기구 타고, 고양이 머리띠도 하고, 녹는 아이스크림을 허둥지둥 혀로 핥아먹고.. 무엇보다 귀신의 집에서 하현이가 날 의지하면서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게 제일 좋았지-."

"너, 너..!"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는 신우의 공격에 금방 얼굴에 열이 올랐다. 부끄러워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던 내 뺨을 감싸 부드럽게 들어올린 신우는 정말 예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예쁜 하현이를 어떻게 해야될까, 도대체.. 나는 하현이 네가 온전히 나만 바라봐주면 좋겠어."



신우는 나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듣게 된 신우의 진심에 놀랐다가 이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 멍청아, 난 이미 너만 바라보고 있거든. 내 인생의 전부가 바로,"



너인데..-

이 말을 끝으로 내 뺨에 올려진 신우의 손을 붙잡고 이끌어 앞장서 걸었다. 부끄러워서 귀까지 빨개졌음이 분명했다. 그래서 부러 더 빠른 걸음으로 갔다. 신우의 손을 꽉 잡으며.


신우는 아무 말도 없다가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끌어당겼고 나는 예상치 못한 힘에 몸이 돌려지며 신우의 품에 안겼다.

의아함을 품고 고개를 올려 신우를 보았다. 신우는 얼굴을 붉히며 정말 환히 웃고 있었다. 난 그 미소에 넋을 잃게 되었다.


신우는 나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깍지를 껴 꽉 쥐었고, 내 허리에 팔을 두르곤 힘을 더 주어 껴안았다. 그리고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사랑해, 하현아."



갑작스런 사랑고백에 놀라 동그래진 눈으로 신우를 보았다. 신우는 여전히 날 꽉 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는 중이었다.



"....나도 사랑해, 신우야."



이내 웃으며 나도 신우의 등에 손을 얹었다. 잠시 움찔했던 신우는 얼굴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내 이마와 맞대게 했다.



"하현아, 넌 정말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이야. 너처럼 나도 내 인생의 전부가 너로 이루어져 있어."

"..응."



이내 신우는 내게 입을 맞추었다. 나는 그 입맞춤에 응해주었다. 신우의 목에 팔을 두른 채 깊은 키스를 했고 입을 떼어내고 우린 서로를 보고 마주 웃었다.


꽃은 피면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꽃이 영원히 폈으면 했다. 지게 놔두고 싶지 않았다. 이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시간을 멈출 수만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멈추고 싶을 만큼.


온전한 우리만의 시간ㅡ.



아무것도 없는 우리는 서로에게 유일한 빛이 되어주었고, 희망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환한 가로등이 어둠 속에서 우릴 비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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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28 14:54 | 조회 : 3,438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신우와 하현이의 행복한 시간은 얼마 가지 않을... 쿨럭! 큼, 늦었지만 다들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셨길 바라요! 남은 2018년 잘 마무리하시구 행복하게 새해 맞이하세요♡-♡ ...아니 세상에,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네요,, 뭘 했다고 벌써 2019년일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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