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 빨간 불

정신이 멍했다. 그럴리 없어... 데이가 죽다니...?

대체 왜....?

원망스러웠다. 메리아가 정말 죽도록 원망스러웠다. 그가 죽어야할 이유는 없었다. 나는 지하실 바닥에 흩어진 금빛가루를 손위로 모았다. 부드러운 가루의 촉감이 마치 그의 품 같았다.

나는 울었다. 한참을, 그 자리에서 통곡했다. 메리아도 이 세계도 먼저 간 데이도 그냥 모두 원망스러웠다.

"쉿ㅡ" 차가운 손가락이 내 손에 닿았다. 나는 순간 깜짝 놀라 흠칫 몸을 떨었다. 손가락의 누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렸다.

"진정해..." 리브의 목소리. 나는 내 마력을 사용해 손가락을 떼어냈다. 보통 내 힘으로 떼어내기엔 너무 힘이 세단 말이지.

"흐윽.. 왜 왔어..." 내가 젖은 목소리로 묻자 리브는 쳐진 눈을 하고는 금빛 가루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에렌.." 리브가 다시 내 쪽으로 획 돌아보더니 말했다. 그는 내 두손을 꽉 잡았다. 리브의 두눈과 마주하자 메리아를 처음 봤을때와 비슷한 위화감에 몸이 젖어들었다.

"윽.. 왜..왜그래..?" 내가 고개를 아래로 젖히면서 그의 눈을 마주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눈을 한참 감고 있더니 다시 떴다. 순간적으로 몸이 뜨거워졌다.

"데이를.. 살리고 싶니?"

그게 무슨..이 아니라, 어떻게? 죽은 자를 돌아오게 할수 있다는 거야? 그럴리 없잖아..! 신이 아닌 이상..!

내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자 리브는 진지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를 살리는 방법을 알아. 다시.. 살리고 싶어?"

"...그래."

내가 답했다. 어차피 그 물음의 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리브도 그걸 알고 있었겠지. 우리 둘은 서로 사랑하고있는 사이란 걸 처음부터 눈치 챈듯 했으니까.

"네가...네가 죽을 수도 있어, 그래도...?"

처음에는 조금 두려웠다. 그러나 후 감정은 기뻤다. 한번도 그 누구에게 도움 준 적 없는 민폐덩어리인 내가 그를 도울수 있다. 아무리 내 목숨이 중요하더라도 그게 더 중요해.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데이를.. 살릴수만 있다면.."

"마지막으로라도 그의 웃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면..."

내가 살며시 눈을 감있다. 추억이 머릿속에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더이상 눈물같은 건 흐르지 않았다.

고마워,

고마워, 데이.

내게 존재가치를 부여해주어서.
행복이라는 것을,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줘서.

사랑해.

"그래서, 살리는 방법은 뭔데?" 내가 담담하게 묻자 리브는 조금 슬픈 눈으로 말했다.






"네 생명력을 나눠줘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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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8 13:58 | 조회 : 1,215 목록
작가의 말
하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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