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잘 부탁한다는 루엘디움의 말을 마지막으로 둘은 묵묵히 걸었다. 한, 5분쯤 걸었을까? 그들의 앞에는 드래곤이 조각된, 일반 성문보다 거대한 문이 그 위용을 뽐내고있었다.

“이곳이 헤일론의 드래곤 레어입니다. 황궁의 레어보단 못하겠지만 이용하는 드래곤의 수가 적어 쾌적할 것입니다.”

그들은 성문 앞에 서있는 병사에게 다가갔다.

“충성! 못보던 드래곤입니다 시아님?”

병사가 의아해하며 시아에게 물었다.

“귀하신 분의 드래곤입니다. 백의 크리스탈 레어 준비해 주시고 애플민트랑 꿩고기 많이 준비해서 식사올리도록 하세요. 아, 혹시 나디엘이 안먹는 것 있습니까 전하?”

시아가 물어보자 루엘디움이 놀라워하며 대답했다.

“아니요. 완벽합니다. 경은 정말 대단하군요. 나디엘의 취향을 이리 정확하게 알다니.”

“루미너스의 식성이야 유명하니까요.그리고 부디 시아라고 불러주십시오.전하.”

“네. 시아경.”

시아가 나디엘을 레어에 넣고 돌아올때까지 루엘디움은 놀라워하고있었다.

“오래기다리게해서 죄송합니다 전하. 이제 전하께서 묵으실곳에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성문 안쪽으로 들어온 루엘디움은 놀라워할 수밖에 없었다. 상상했던 헤일론과는 너무다른, 흡사 황도를 보는듯한 활기에 루엘디움의 얼굴이 밝아졌다.

“특무단의 단장이 헤일론의 영주대리를 맡고있다 했죠?”

“...네 4년간 별세한 헤일론백작대리로 위임해있습니다.”

“역시 비센테가문의 사람은 다르군요 척박했던 헤일론을 이리도 번영시키다니..”

‘머리색 때문인가...? 왜 내가 단장인걸 모르는것 같지?’
시아의 의문에 대답이라도하듯 루엘디움이 못박았다.

“그대의 단장은 대단한 사람이군요.”

“아..하하 어디 황자저하만 하겠습니까.”

서로 다른 생각을 품은 두사람은 헤일론 시내를 걸어 영주성으로 갔다.

“이제 전하께서 오셨으니 영주성은 전하의 거처가 될것입니다. 영주성의 동관을 특무단이 사용하고있고, 집무실은 지금은 단장이 사용중이나, 오늘안에 비울것이고 전하께서 머무실 방은 사용인이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주성 입구에서 안내를 마친 시아가 오른손에서 얼음으로 새를 만들었다.

“저 또한 동관에 머물러있으니 하명하실것이 있다면 이새를 통하여 호출해주시길 바랍니다.”

“네. 오늘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아경”

“아닙니다. 추후 특무단이 귀환하면 정식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그럼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루엘디움이 들어가고, 홀로남은 시아곁에 전속시종이 다가왔다.

“단장, 특무단 전원 엘님의 인도를 따라 귀환하고있습니다.”

“생각보다 이르네? 일주일도 안걸리겠어. 황자의 일행은?”

“3황자와 병사들은 10일 뒤 도착 예정입니다.”

“부족하지 않게 준비해두도록. 3년정도는 이곳에 머무를듯 싶으니.”

“예!!”

시종이 떠나고 시아는 성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애초에 특무단이 모두 떠나고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 시아가 남아있던 것이었다. 적어도 특무단 전원의 무력보다 시아 개인의 무력이 훨씬 막강하기에 토벌도 특무단과 시아가 번갈아가면서 나갔던 것이다
‘1황자라...또 무슨생각이신 겁니까 폐하...’
황제가 드래곤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이제는 멸종한 다크페어리, 엘의 마스터가된 12살짜리 시아를 혹여 황권에 누가 될까 황급히 헤일론으로 보낸뒤로 오히려 시아를 끔찍하게 아꼈었던 아버지, 케이르넨 비센테와 사이가 멀어졌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1황자라니... 재미있었다.
귀족파 가문들의 지지를 받고있는 2황자보다 자신이 다음 후계자로 밀고있는, 황제파귀족의 비호를 받고있는 1황자와 잘해보라는 황제의 의도가 너무 잘 느껴졌다.
‘이걸 노린건가. 당분간, 내 성인식이 있을 3년뒤까지는 지켜봐야겠군...재미있겠어..’
북방으로 내몰린지 어언4년째, 다크페어리종의 마지막 핏줄이자 드래곤들의 마지막 왕인 엘의 마스터인 그녀는 모든 드래곤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통제할 수 있기에 그녀의 귀는 오늘도 황도쪽으로 기울어져 드래곤들이 모아다주는 모든 정보를 듣고있었다. 그 어떤 사소한 정보 하나까지 전부.
‘황제는 이 능력을 두려워했던거지.’
모든 드래곤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통제하는 왕의 능력. 오로지 그녀와 그녀의 드래곤, 엘만이 가능한 능력을 황제는 항상 두려워했기에 비센테의 가호가 필요한 지금에도 저를 황도로 불러들이는 선택대신 1황자를 이곳으로 보낸것일거다.
‘후우...우리 엘 보고싶다...’
토벌대놈들을 이곳으로 무사히 안내하기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자신의 드래곤을 그리워하며 홀로 성벽 위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던 시아는 하급 마물이 나타났다는 경고음을 듣고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녀에게 맡겨진 헤일론을 지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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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09 21:44 | 조회 : 1,151 목록
작가의 말
킴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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