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오늘도 이렇게
내 기분을 묻어버리는구나
표면적인 즐거움으로
상처를 가려버리는구나
나는 또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꼈는지 잊겠지
이런 걸 보면
망각은 저주인데
어째서 축복이라 일컫는 것인지.
힘이 드는구나
내 감정이 묻히는 것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서
내가 내 감정에 소홀한 것이
내 눈에는 보여서
더욱 힘들 따름이다
이럴 것이었으면
차라리 인형인 게 나았어
왜 내게 감정을 주셨나요
지긋지긋한 이명
지긋지긋한 환청
이렇게 고통받으라 내린 것이 감정이라면
갖지 않아도 좋았어
받지 않아도 좋았어
귀를 가득 메우는 소리
내가 정상이 아님을 증명하는 소리
이 끔찍한 소리가 생긴 원인이 감정이라면
그런 건 필요 없다고
내가 이렇게 힘든 원인이 감정이라면
제발 부탁이니 도로 가져가
그냥 내가 건조하게 살게 두던가
죽여줘
지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