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교실에 들어서자 또다시 조용해지며 내게 시선이 박혔다. 아마 처음 보는 아이가 이 시기에 전학 온 것도 그렇고 무슨 일이 있는 건지도 그렇고 궁금하겠지... 하지만 섣불리 다가오지는 못하는 듯 해 다행이라 생각을 했다. 그러고 있는데 유일하게 한 남학생이 들어온 우리를 발견하고 활기차게 웃으며 도화에게 달려들어 세게 어깨동무를 했다.

“얌마! 너 왜 이제와. 한참 기다렸잖아-”

눈부시게 빛나는 금발이 찰랑이며 흔들렸다. 햇빛에 비치니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듯한 금발의 남자아이는 도화의 친구인 듯 싶었다. 눈부신 금발에 시선이 뺏기고 있을 때 그가 나와 눈이 마주쳤고 웃으며 말을한다.

“안녕? 난 성성빈 이라고 해. 이름이 그니깐... 음...-”

그새 까먹은거니?

그새 까먹은건지 말끝을 흐리며 날 한참 보며 생각하려고 애쓰는 그를 보곤 도화는 한숨을 쉬며 답을 해줬다.

“하연, 주하연 이잖아 그새 까먹었냐 이 바보야. 하여간 검밖에 모르는 놈.”

성빈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눈빛에 성빈이 대꾸하며 말을 이었다.

“아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검 밖에 모르는 바보라니 죽을래? 그래서.. 하연이? 하연이라고 불러도 되지? 넌 특기 마법이 뭐야?”

“특기..마법...?”

특기 마법? 그게 뭐야? 그런게 있어? 재 표정을 보니깐 여긴 특기 마법 이라는게 당연한 것 같은데...

그게 뭐냐는 듯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니 성빈이 계속해서 묻는다.

“특별하게 잘하는 마법 분야가 뭐야?”

내가 못 알아 들은 거라 생각 한 건지 좀더 쉽게 풀이해 표현한 것 같은데 특기 마법의 뜻은 뭔지 대충 알았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아는 건데?’

“어어.. 나도 잘 몰라...”

애초에 난 내 의지이긴 했어도 작은 사고로 인해 반 강제로 입학한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다른 평범한 학생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며 마법이란 개념은 전혀 신경 안쓰고 살아왔으며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마법의 개념이 하나도 없었고... 딱히 입학시험 같은 것도 치루지 않았다. 입시설명회는 전학 왔으니 들은 것 도 없고...

애매한 표정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니 성빈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라는 듯 말한다.

“뭐어? 특기 마법을 모른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떤 마법에 제일 자신 있는지 모른다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내 대답에 도화도 놀란 건지 성빈이처럼 호들갑 떨며 묻진 않았지만 그래도 좀 당황한 표정을 짓긴 했다. 그렇지만 곧 평정심을 찾곤 말을 한다.

“뭐.. 그래도 별문제 없잖아? 마침 다음이 마법실습 시간이니깐 그때 교수님에게 말해서 측정해달라고 하면 되잖아.”

“아 하긴 그렇네. 미안, 너무 호들갑 떨었지? 보통은 다들 알고 있어서 너도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어..-”

도화의 말에 성빈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내게 시선을 돌려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사과를 하였다. 난 괜찮다며 대답을 했지만 지금 그것보다 내 관심은 다른 곳에 돌아가 있었다.

“마법실습 시간?”

“응, 마법실습 시간은 말 그대로 여러 종류의 마법을 배워서 그걸 실습 하는 과목이야.”

시간표를 보니 마법실습 시간이라 적혀있었다. 어찌어찌 교과서를 찾긴 했지만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어정쩡하게 있으니 가희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으응? 하연아 거기서 뭐해? 얼른 안 오면 수업 늦어-”

라며 내게 팔짱을 끼며 나를 챙겨주었다. 고마운 마음에 나중에 매점에서 먹을 것을 사줘야 겠단 생각을 하며 가다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하연아-!”

“응?”

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지만 나를 부른게 누군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부딪쳤다.

아욱... 겁나 아파...- 퍽 소리 난 것 보니 꽤 세게 부딪친 것 같은데...그러고 보니 나 누구랑 부딪친 거지..?

“읏..- 아, 죄송합니다..!”

꽤나 세게 부딪친 탓에 통증에 잠시 아파하다가 눈을 뜨니 키가 큰 남자인지 바로 보인 가슴쪽에 나와 친구들이 달고 있는 것과는 다른 노란색의 뱃지가 눈에 보였다.

‘어래? 노란색 뱃지..?’

잠시 그 뱃지를 빤히 보고 있다 얼른 부딪친 사람에게 사과를 하며 급히 고개를 홱 들어보니 나와 부딪친 사람은 역시 남자가 맞았다. 짙은 흑발에 그에 맞춘 듯한 검은 눈동자와 날렵한 턱선, 몸에 잡힌 단단한 근육까지. 성빈과 도화와 맞먹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이 남자도 잘생겼다.

‘와... 진짜 여기 무슨 아이돌 소속사 아니야..?’

그의 외모에 잠시 넋 놓고 관찰하다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충분히 기분 나쁠만한데 아무런 반응이 없는 부딪친 남자를 의아해하며 보니 어쩐지 그는 조금 놀란듯해 보이기도하고 나와 똑같이 멍하니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날 왜 저렇게 쳐다보지? 물론 나도 쳐다보긴 했지만... 혹시 지금 내 얼굴 외우고 있는 건가? 감히 내게 부딪치다니 쓴맛을 보여줘야겠군. 뭐 이런 건가? 진짜 그런 건가?

처음엔 어쩔 줄 몰라 우물쭈물 그의 시선을 받았지만 역시 버티지 못한 나는 조심스래 말을 꺼냈다.

“저기...?”

“아.. 으응, 미안해. 소리가 크게 난거 같은데.. 어디 다치진 않았니?”

“아니에요 저야말로 앞을 제대로 못봐서.. 죄송합니다...”

“아냐, 괜찮아. 안 다쳤다니 다행이다. ...그보다 저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 사과를 했다. 그가 괜찮다며 싱긋 미소를 지어보였는데 순간 눈이 멀어버릴 뻔 했다. 그리고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무언갈 말하려 운을 띄워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지만 난 그 말을 들을 수 가 없었다.

“어? 도빈 선배!”

“선배 안녕하세요.”

“아아, 그래 성빈이랑 도화 안녕?”

뭐야, 셋이 아는 사이였어?

“어래..? 근데 둘이 왜 같이있어요..?”

나를 이런 상황에 놓이게 한 장본인 둘이 내게 다가왔다. 아까 나를 불렀던 것은 성성빈 요 녀석 이였나 보다. 성빈이 환히 웃으며 인사를 하다 둘이 같이 있는 것 에 고개를 갸웃 이며 왜 둘이 같이 있냐 물었다. 도화도 같은 생각인 듯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아... 지나가다가 그만 부딪쳐 버렸어.”

내가 셋을 지켜보다 대답을 했다.

‘좀 세게 부딪쳤지..’

“정말? 앞 좀 보고 다니지 그랬어 바보야.”

“뭐? 애초에 성빈이가 나 부르지만 않았으면 선배랑 부딪칠 일 없었거든?”

원인제공은 성빈이라며 불퉁하게 대답을 하니 도화가 장난이라며 키득키득 웃었고 성빈은 내 머리를 마악 헝클였다. 얌전했던 머리가 엉망이 되었고 난 성빈의 팔을 한 대 퍽 때렸다.

앗..너무 우리끼리만 놀았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리니 가만히 우리를 지켜보던 도빈과 눈이 마주쳤다. 그건 다른애들도 마찬가지인 듯 도화가 뒤늦게 나를 소개해주었다.

“아, 선배 이쪽은 오늘 저희 반에 전학 온 주 하연이에요.”

“이쪽은 2학년인 김 도빈 선배야. 공부도 엄청 잘해서 전교 1등에다 운동도 잘해 얼굴까지 잘생겨서 학원에서 인기가 짱 이라니깐?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하하.. 그정도는 아니야..”

내가 정말이냐는 듯 도빈을 보았고 도빈은 그 정도는 아니라며 부끄러운 듯 한쪽 볼을 긁적이며 겸손하게 대답을 했다. 내가 대단하단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다 눈이 마주쳤고, 도빈이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자세히 보니 얼핏 귀가 빨개진 것 같아 보였지만 그것은 내 착각으로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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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7-13 19:45 | 조회 : 941 목록
작가의 말
나이아나(리디)

요즘 많이 바빴던지라 조금 늦었습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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