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00고교 옥상(끝)

"......알겠어."

'다음 날'
(민이가 졸업한 00고교 옥상이다. 옥상 바닦에 앉아 자기 고교시절의 추억을 생각한다.)
"후우...... 오랜만에 와보네. 졸업한지도 언제쯤 됬으려나? 훗. 생각도 안나네."

'드르륵'
(만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 옥상문을 열고 들어온 기늬.)
"......"

"......왔어? 니니, 아니 기늬형."

"......"
(그는 옥상에 도착하자마자 아무말이 없었다.)

"흠...... 있지, 여기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야. 여기 오다보니 학교건물 꽤 깨끗하고 좋지 않았어? 난 여기 오랜만에 오니까...... 뭐, 추억이야 내겐 그저 X같았던 추억 밖에는 없었지만 말야. 그래도 나름 좋더라? 공기도 맑고 이런 상쾌한 기분 처음이야. 안그래 형?"

"......"

"언제까지 입만 다물고 있을거야? 말 못하는 벙어리야? 그게 아니면 아까 김상진 그새끼한테 형 흑역사 나한테 다 까발려버려서 쪽팔려서 말 못하는 거야? 말 좀해. 하, 나만 말하니까 민망하잖아. 꼭 내가 혼잣말하는 것같다고......"

"......"

"...... 그래, 좋아. 형이 먼저 말하지 않겠다면 내가 먼저 말할게. 나 사실 형한테 고백할 것도 있어. 그리고 형한테 할 말있다고도 했고. 알고 있지?"

"......(끄덕끄덕)."

"좋아. 아직 말 못하겠다면 그렇게라도 해줘. 먼저 '그 때' 일 이후로 우리 서로 2번다시 연락하지도 않았고 만나지도 않았었는데 기억해?"

"......"

"...... 그 때 내가 형한테 그랬었지? '왜 눈병신이 됬냐' 고. 그 때 형은 내가 이런말해서 기분이 나빴었는지 주문한 커피도 마시지 않고 그냥 갔었어. 그건 왜야? 정말 내가 잘못한거라면 사과할게. 난 단지 형의 눈이 그 날 만났었을 때 후로 계속 걱정되고 신경이 쓰여서 잠도 설쳤었어. 나 사실 그 이야기 사촌동생. 아니지, 사촌형한테 들었어. 나 진짜 형 눈이 걱정되서 그래. 무슨 사연이 있었던거길래 시각장애까지 오게 된거야?"

"......"

"......진짜 말 안해줄거야? 왜 그렇게 계속 벙어리로만 있는데?"

"하아......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밝히겠습니다."

[갑자기 왠 경어?]

(기늬는 쓰고 있던 가발과 겉옷을 벗는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기늬오빠 여동생 이민희라고 합니다."

"에...... 에에에에에에에에엑?!"

"먼저, 말 안하고 속인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까 일도 아니, 그 전일, 과거일 모두 속여서 죄송합니다.

"여, 여동생...... 에에에에에에."
(민은 기늬인 줄 알았는데 여동생이라는 충격에 아직까지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 괜찮으신가요?"

"아, 아...... 네네. 이제 괜찮, 아요."
(사실은 괜찮은 척할 뿐이었다.)

"진정이 되셨다면 저희 오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네.네......"
(이제 조금은 충격에서 벗어나서 기늬, 아니 민희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저희 오빤 사실...... 태어나면서부터 시각장애를 앓고 있었어요. 전 고등학교 때부터 사고를 겪어 시각장애를 앓았고요."

"그랬군요......"

"오빤 태어나자 마자 시각장애를 앓아서 엄청 힘들어 했었고, 학교생활도 쉽진 않았죠."

"......응. 뭔가 알 것같아요. 오빠도 왕따를 많이 당했었거든요."

"그런가요. 하지만 우리 오빠보다 심했을까요? 우리 오빤 내색을 절대로 하지 않는 오빠였어요. 그런 오빠였기에 왕따를 당해도 참고 참고 또 참았었죠. 그러던 어느 날 운이 안좋았던 건지 시각장애인이라서 눈을 뜰 수도 없었던 우리 오빠를 그 친구들분이 억지로 눈을 뜨게 하려고 검지와 엄지손가락으로 눈주변을 기지개하듯 늘리는데 오빠 눈에는 피눈물들로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

"그 덕에 안그래도 시각장애가 있는 오빠였는데 병원에서 신세를 지게되었죠."

"......"

"그렇게 병원에서 신세를 지고 있던 어느 날 오빠 병문안하러 엄마랑 같이 병실을 찾아 문을 열었는데 오빠는 이미...... 유서와 함께 목을 매달고 죽어 있었어요."

"그 민희오빠가 죽은 나이가 언제에요?"

"아마도...... 제가 사고로 눈을 잃어 오빠처럼 시각장애를 앓고 있기 바로 직전 날이었으니까. 중학교 3학년 때 쯤이라고 생각해요. 오빠는...... 태어나자마자 어릴 때부터 유치원생, 초등생, 중등생까지 이어져서 따를 당한거라 생각해요."

"근데 민희는 그런 오빠를 위해 나서기는 커녕 그냥 지켜보기만 했나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오빠가 저나 엄마한테 말해줬다면 당장이라도 나서서 그 오빠 친구들을 마구마구 패줬을거에요!"

"그 말은 니니. 아니 기늬형이 말을 안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는 말이네요? 맞아요?"

"네, 맞아요. 아까도 말했다싶이 오빠는 절대로 내색을 하지 않아서 그 덕에 오빠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전혀 몰랐죠. 오빠가 누구한테 맞고 오든 눈에서 피가 나든 아무 일도 없었던 거 마냥 별거 아니라고만 유행어처럼 말하기가 일수였죠......"

"그랬군요...... 그럼 민희는 왜 자기 오빠로 분장한 채 여러사람을 속여면서까지 연기를 하며 그렇게 고생과 고통을 겪게 된 건 어째서에요? 그리고 군대도 그렇고."

"그건......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사고를 당해 시각장애를 앓고 있던 후부터 였을지도 몰라요."

"왜요?"

"저도 그렇게 시각장애를 앓고 오빠랑 똑같은 일을 겪다보니 참을 수가 없어서 우리 같은 장애인들을 무시하는 새끼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라고나 할까요. 헤헤......"

"음...... 복수때문에 일부로 연기까지 해가며 그런 ''추하고 야한'' 짓도 하고 그랬던 거에요?"

"네, 맞아요. 그리고는 맨 마지막에 정말로 복수같은 짓을 할거에요. 그 새끼들도 똑같이 당해서 똑같은 고통을 맛봐야해요!!"

"민희......"

"장애인 차별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가 고2 때 그렇게 앓은 후에 바로 저를 왕따시키는 새끼랑 년들이 있었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저랑 잘만 지내던 애새끼들이. 아무이유없이 아니, 그냥 오직 시각장애인이 되었단 그 이유하나만으로...... 저를...... 저희를...... 괴롭......히고...... 흑흑......흐어어엉엉엉......"

"민희......"
(민이는 한 동안 민희 곁에서 어깨를 토닥여주고 감싸 안아주었다. 말없이.)



* 우리 모두 장애인분들을 무시하지 말고 차별하는 일도 정말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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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01 00:04 | 조회 : 1,341 목록
작가의 말
アキラ-じゆ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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