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진심











“큭..이게 누구람-? 내 소중했던 오른팔이 아니신가? 다시 그리워져서 찾아오기라도 한거야? 으응? 마음이 바뀐건가?”

“농담은 거기까지만 해둬요, 보스.”





달려온건지 가프게 숨을 내쉬며 작게 눈웃음을 지은 채로 범한에게 다가온 서빈은 위협적이지 않은 얼굴로 방긋이고 있었다. 문론 그건 어디까지나 애써 참다가도 젖어 붉게 변한 눈시울로 숨쉬기도 힘들어 보이는 수인과 시선을 마주치기 전까지의 말이었다.


서빈이를 발견해도 안정을 찾기는커녕 생기없는 눈동자로 작은 눈물 방울만 떨어트리는 수인이의 모습에 오히려 그가 숨을 멎어버리 듯 불안하게 바라봤다.



“수인아..”

“...네가 미워.”



범한에게 말한거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부드러운 음성이 작은 이름이 되어 수인이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힘없는 차가움으로 속삭였을 뿐이었다.



“아무리 이쁜 꽃이더라도 너무 매몰차면 죽어버리는 법이지.”



조요하던 범한은 서빈을 바라보며 가르치기라도 하는 듯 작게 방긋여 웃은 채 입을 놀렸다. 그것은 아마 수인이 기억을 찾는 것을 대충 깨닫기라도 한 듯 더 흥미로운 얼굴로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장 수인이를 놔줘요, 더는 위험하다는거 보스도 알잖아? 공인이 또..”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하룻강아지야, 전부 해놓은게 있으니까.”

“..뭘..꾸민거야..”

“앨리스가 잠시 시간을 벌여줄거야. 한..2년정도 공인의 부인이 되어서 말이야.”




아무런 초점없이 가만히 울던 수인은 범한의 말에 고개를 돌리며 처음으로 그를 바라봐 설명이 필요하다는 얼굴로 동요한 듯 겨우 그친 눈물이 다시 흘러내려 자신의 작은 두 손을 꼬옥 쥐었다.




“우리 수인이는 모르지? 앨리스 특기가..암살인거? 공인정도는 대충 죽일수 있을거야- 그리고 녀석이 죽으면 재산은 자신의 것이고..정말 완벽한 계획이야! 안그래?”





자랑이기보다는 광기에 취해 당당히 말하는 모습에 말은 잃은 수인은 다시끔 발버둥치며 범한이 위로 올라타 눌린 품에서 벗어나려는 듯 움직였다. 그리고 오히려 범한은 그런 모습이 더 반갑다는 얼굴로 수인을 바라보며 기뻐했다. 그속에 서빈은 멀리서 수인이를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 머뭇거리다 초초하게 지켜만 볼 뿐이었다.




“도와줘..공인..구해야해..”


범한은 도움을 바라는 눈으로 서빈을 바라보는 수인에 옷을 거칠게 뜯었다. 아니 뜯기라기보다는 찢는 것에 가깝지만 범한이 사티스트적인 얼굴로 흥분해 겨우 움직이며 벗어나려는 수인의 모습은 자꾸만 심장을 찌르기라도 한 듯 너무 아프게 보여서 울고싶을 정도였다.



“..제발..그만해요..범한..”

“누가 누구한테 명령질이냐, 멍멍아.”

“..당신이 좋아하는 거래나 하자고요, 그러니까 멈춰요.”




매서운 얼굴로 서빈을 바라보다 거래라는 말에 작게 픽 웃음을 흘리는 그 표정은 아주 가소롭다는 감정을 담은 실소였다. 그러나 곧 수인에게서 떨어져 서빈을 바라보며 손을 깍지 껴 들어보기라도 하려는 듯 바라봤다.



“그 아이를 놔줘요, 일단 그게 내가 바라는 첫 요구예요.”

“그렇다면 내가 이번에 확실이 보는 손해가 커. 수인이를 다시 안기위해 얼마나 많은 계획을 부렸는데.”

“대신 당신이 바라는 두가지를 내가 들어줄게..단, 저 아이들을 건들지 않는 선에서 뭐든..요..”




뒷말을 느리게 끌어내며 천천히 수인을 바라본 서빈이는 이내 곧 고개를 푹 내렸다. 왜인지 조금 초초해 보이는 눈길에서는 두려움과 떨리는 손에서는 세게 쥔 주먹을 풀지 못해 하얗게 질려있었다.




“첫번째, 내 밑으로 다시 들어와.”

“..좋아요.”

“두번째..”



당장이라도 웃고 싶은 얼굴로 손을 까딱이며 자신의 벌어진 다리 사이를 검지로 가리켜보였다. 장난이라기보다는 조금의 짜증으로인한 심술이라도 되는 듯 비웃음을 짓다 고개를 돌려 수인의 반응이 궁금한지 천천히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네가 수인이 대신 내 밑으로 깔려서 울어. 영원히 말이란다.”

“..!”




두 사람의 얼굴에는 조금의 경악과 흠칫임이 섞여 침묵만이 흘러 시선을 맞췄다. 서빈은 범한과 일을하며 몇 번 본 상황인지라 예상은 했지만 이것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겁에 질린 듯했고, 그에 비해 수인은 그런 말은 생각하지도 못했는지 당황해 서빈이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 그게 무슨..서빈에가 그런걸 받아드릴 리가 없..”

“좋아요..그러겠..다고요..”

“푸흐흡..재미있네, 너를 안을 수 있는 날도 오고말이야. 앙앙이며 내껄로 가득 차는 모습이 상상도 안돼는걸?”




끔직한 말을 아무렇지 않는 듯이 이야기하며 구두 끝으로 바닥을 툭툭 치자 서빈이 머뭇이며 다가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숙여 무릎을 꿇고는 그의 바지 버클을 풀기 시작했다.





“..뭐..하는거야..서빈아..그걸 왜 너가해..아니잖아..나 좋아하지도 않잖아..왜..무슨..”

“네가..아프지 않기를 바라니까. 꽃은 떨어지지만..때가 되면 다시 피어나니까..”



서빈을 말리듯 침대에서 일어나 털썩 주저 앉아서는 서빈의 팔을 붙잡아 말리다 그말에 묵묵히 고개를 숙인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아까의 그런 매정한 말이 미안한 듯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하고 잡은 팔에 힘을 풀러가지만 그러면서도 놓지는 않았다.



“처음하는 사랑이었어. 그래서 모든 삶을 포기하고 변했어..아프고 힘들어도 걸어가면 너라는 꽃에게 내 변함이 닿을까했는데..넌 여전히 공인이만 사랑하더라.”

“....”

“공인이 너무 미워하지마..적어도 네 옆에 있는, 너가 사랑하는 사람이면..그렇게 못된 놈은 아닐거야.”

“..미안해..”

“미안해하지마..요, 난..어차피 더럽혀서 깨끗해질 수 없는 놈이고..그런 나한테 감정을 알려준게 당신이라면..그런 네게한테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거라면..이정도는 싼값이니까..-”






억지로 웃는 서빈이의 웃음이 처음 만난 그때처럼 멋졌다. 처음 날 안아줬던 그 햇살에 비춰 따스하게 마음에 닿아오던 양호실에서처럼, 범한에게 어떻게 혼나며 다쳤을지도 모르고 날 사랑하는 마음에 풀어주며 아픔을 잊고 다시 웃게해준 그때처럼.




“빨리..올게..공인이 구해서..금방올게..”

“돌아오지마..안전하게만 돌아가, 그리고..사랑해..”





발이 묶이는지 머뭇이며 걱정되는 눈으로 바라보던 수인과 괜찮다며 웃는 서빈을 두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작은 나이프를 들어 혀 끝으로 핥아보인 채 기분이 더럽다는 듯 범한은 웅얼거렸다.





“넌 빨리 꺼지렴, 마음 변하면 당장 죽일거니까. 그리고..떠들지 말고 어서 봉사해야지, 멍멍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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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09 23:44 | 조회 : 3,172 목록
작가의 말
yf

매주 토요일 업로드 입니다. 많은 댓글과 관심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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