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첫날밤



"하아, 됐다."



한진우와 김현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뭐야, 왜저러는거야? 뭐 이상한 거라도 있나?

멍청하게도 나는 그들의 붉어진 귀를 보지 못하고 의아하기만 하며 둘에게 다가갔다.



"뭐하고 있었.."



나 없는 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하고 불안한 마음에 물어보려다가 김현의 손에 들려있는 액자를 보고 멈칫했다.

아, 저 사진은.. 맞아, 이 협탁에 있었지..!

그 액자 속에 사진을 바로 알아본 나는 기겁하며 그들에게서 액자를 빼앗았다. 액자를 뺏은 뒤, 내가 무슨 행동을 한 것인지 자각을 하곤 당혹감에 눈만 여러번 깜빡였다. 이후 재빠르게 웃어보이며 액자를 살랑살랑 흔들어보았다



"그 사진은..?"

"아, 어, 이거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랑 같이 찍었던 사진이야, 하하."



그러곤 액자를 아무렇게나 서랍장 속에 넣었다. 아니, 물론 저 사진을 한진우와 김현이 봐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시현이의 과거 일도 그렇고 이것저것 걸리는게 있어서 거의 반 본능적으로 액자를 낚아채게 되었다.



"그런데 굳이 서랍 안에 넣을 필요 있어?"



김현이 물었다. 쟤 뭐야, 대체?



"...알 필요 없지 않아?"



삐딱하게 답했다. 그에 김현은 덤덤히 대응했다.



"그래, 뭐. 네 말이 맞지."



괜히 미안해졌다. 하지만 난 최근에서야 여기도 하나의 세계며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이어가는 곳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시현이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고, 저들의 과거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모른다.

즉, 어렸을 때 저들이 시현이와 한 번이라도 접촉을 했더라면 이 사진이 보여져서 좋을 건 없었다. 어렸을 때의 시현이는 지금의 시현이랑은 다른 존재니까.


너무 퉁명스럽게 말한 것 깉아 걱정이 됐지만 우선 이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말을 꺼냈다.



"음, 너희 그 상태로 자도 안 불편하겠어?"



무거운 분위기를 풀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

쟤네 내 옷 안 맞을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조금 자존심이 상하긴 한데, 진짜 체격차이가 좀 나는지라 매우 곤란했다.



"시현이는 옷 큰 거 없어?"

"어, 아, 찾아볼게."



있었던가?

나는 의아해하며 옷장을 뒤적거려 걔들에게 맞을만한 옷을 대충 고른 후 건네주었다. 디자인이 그리 나쁘지도 않고 사이즈도 적당해서 다들 군말없이 갈아입었다.



"우리 분명 5일 후에 축제였지?"

"응."

"기대되네."



왜 김현의 말 앞에 ''최시현 여장모습''이 빠진 것 같지? 기분 탓이라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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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02 15:59 | 조회 : 8,703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으어ㅓ어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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