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릴 감은 후 몸을 닦으려 바디워시를 든 순간, 신도림이 뺏어갔다. 알 수 행동에 당황스러워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를 바라보자, 그는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왠지 재수없군.
"..무슨 뜻?"
"내가 해줄게, 시현아."
"....으응?"
"신도림..."
자기가 해준다니, 그게 무슨 소리일까아..?
신도림의 말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던 난 잠시 생각에 빠져 고개를 갸웃했다. 나와 다르게 신도림의 말을 바로 이해한 김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째려보았다.
신도림은 내가 웃겼는지 푸핫, 하고 웃으며 김현의 눈초리에도 신경쓰지 않고 바디워시를 손에 짰다.
"자, 이리와~"
"에, 에..?"
나는 무슨 행동인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아 멍청한 소리만 내며 신도림이 이끄는대로 했다. 결국 신도림과 몸이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가 되었다. 내 등이 뒤에 있는 그의 배에 더욱 닿을 것 같아 조금 움츠러들게 됐다.
"뭐, 뭐하는거야?"
"내가 바디워시 발라줄게. 구석구석 말이야-"
시발, 그런 뜻이었어?!
그제서야 깨달은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머릿속의 경보음이 정신없이 울리는 와중에 멘탈이 와자작 부서지고 있어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 박자 늦게 신도림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그에게 꽉 잡힌 상태라 벗어날 수 없었다.
"신도림 너,"
"김현, 너도 그러지 말고 같이 하는 게 어때?"
김현이 신도림을 향해 살기를 내보이며 다가오자, 신도림은 개의치 않고 태연히 물었다. 마치 '오늘 날씨 어때?' 같은 질문이어서 내가 다 어이없을 정도였..지만, 김현은 아니었나보다. 옳거니 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그래, 난 망했구나.
김현도 바디워시를 자신의 손에 짰다. 신도림은 바디워시를 내 팔부터 바르기 시작했고, 김현은 내 왼발부터 바르기 시작했다. 내 손이 아닌, 남의 손에 의해 바디워시가 맨살에 발라지니 기분이 매우 이상했다.
"그, 그만, 내가 할게..!"
"쓰읍, 괜찮아."
신도림은 내 귓가에 작게 속삭이곤 쇄골을 검지와 중손가락으로 꼼꼼히 바디워시를 발랐다. 간지러워서 나도모르게 웃음이 터질 뻔한 걸 참고 고개를 휙 돌리게 되었다. 이어서 신도림은 내 배로 손을 옮겼다. 김현은 발목이었다.
배꼽까지 만진 신도림은 서서히 손을 위로 옮겨 갈비뼈와 명치쪽으로 갔다. 이상하고 간질간질한 느낌..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다.
"읏..-"
낯선 느낌에 눈을 감고 눈살을 찌푸렸다. 신도림은 점점 올라가더니 농염한 손길로 내 가슴을 문질렀다.
"너, 그, 흐, 만..-!"
"헤에, 시현이 기분 좋은거야-?"
신도림은 내 귓가에 바람을 불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왠지 이상한 찌릿한 느낌에 몸이 한 번 떨리곤 움츠러들게 되었다. 가슴에 있던 그의 손은 유두 또한 집요히 만졌다.
"읏.. 손, 떼..!"
신도림의 손의 내 손을 겹쳐 그의 손을 밀어냈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더 깊은 손길로 다가왔다. 그 손길이 부끄러우면서도 요상한 쾌락으로 다가와 얼굴이 절로 붉어졌다.
그때, 신도림에게 정신이 팔려 눈치채지 못했던 김현의 손길은 어느새 내 허벅지 위까지 도달해 자칫하단 내 중요한 곳까지 갈 기세였다.
제, 제발 누가 나 좀 구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