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같이 씻자 (3)



"야, 기, 김현, 손!"



김현은 어느새 내 허벅지 안쪽까지 손이 올라왔다. 신도림은 내 귓볼을 깨물거나 핥으며 놀면서 검지손가락으로 내 등선을 따라 훑어내려갔다.



"흐, 흐앗-"



찌릿찌릿한 느낌에 몸이 떨렸다. 나도모르게 나오는 이상야릇한 신음소리에 놀라 급히 두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 행동에 낮게 웃는 김현과 신도림은 여전히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김현은 왼쪽 허벅지안쪽 깊숙이까지 얼굴을 들이밀더니 그 다리를 제 손으로 살짝 든 후, 깨물었다.



"너, 너, 너...!"



거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은 거나 다름없는 김현의 행동이 황당해 말이 하나도 안 나왔다. 지금 자세도 그렇고, 그런 민망한 곳을 능글맞게 웃으며 계속 물고 빨고 핥으며 키스마크를 남기고 있으니, 수치심은 물론 너무나도 부끄러워져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동시에 눈물이 핑 돌았다.



"윽!"



김현에 잠시 신경이 집중되어있다, 이내 내 어깨 부근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린 채 신도림을 보았다.



"넌 뭐하는,"

"도림이도 지금 시현이한테 키스마크 남기는 중인데?"



노골적으로 말하는 저 단어에 괜히 내가 더 민망했다. 이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도림은 여러 뜻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어깨쪽에 키스마크를 남겼다.

김현은 허벅지에서 얼굴을 뗀 후, 나를 향해 나른하게 웃어보였다. 그 눈빛 안에는 미처 숨기지 못한 그의 강한 욕망이 엿보였다. 괜히 무서워져 침을 한 번 꿀꺽 삼킨 채 나도 그를 바라보았다.



"시현아, 나 설 것 같아."



시발. 저 새끼 설 것 같아가 아니라 이미 섰다.

분명 내가 아는 그렇고 그런 뜻이라면 난 진짜 저 녀석을 시발. 아니, 시발. 욕밖에 안 나온다. 내가 저 녀석을 어떻게 할 수 있긴 하냐?

화를 낼 틈도 없이 김현의 손은 내 그곳을 향해 갔고 신도림의 손도 내 엉덩이에 도달하여 은근슬쩍 엉덩이 골을 스치고 있었다.

야야, 미친. 이거 진짜 위험하다고! 나 진짜 좆되는 거 아니냐고!!



"시현이는 어쩜 엉덩이도 이리 부드럽고 예쁠까? 내 손 안에도 딱 들어와서 도림이는 아주 만족스러워."



저 귀여운 외모로 3인칭을 쓰며 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을 내뱉으나,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었다. 썅. 날이 갈수록 내 욕만 늘어나네.



"시현이는 여기도 시현이를 닮아서 울리고 싶네- 울면서 나오는 우유, 아, 물은 당연히 맛있겠지..-?"



김현도 단어를 순화하며 서스럼없이 섹드립을 쳤다. 짜증나게도 그 뜻을 다 이해해버린 나로썬 패닉이 될 뿐이었다. 이런 노골적인 말들은 익숙하지 않아서 절로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들은 손을 움직였다. 김현은 기어코 내 그곳에 손을 대 조심스레 만졌고 신도림은 내 귓가에 뜨거운 바람을 한 번 후, 불어준 다음 엉덩이 골에 완전히 손을 묻혔다.



"흣.. 그, 그만... 아읏-"



한 번도 다른 사람의 손을 타지 않던 부끄러운 곳을 한꺼번에 만져지니, 수치심이 파도치듯 몰려왔다. 그리고 낯선 쾌락에 문득 두려움이 생겼다.



"우으..."

"시현아, 우, 울어?"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김현과 신도림 둘 다 당황하는 게 눈에 보였다.



"내가, 흑- 그만하라고, 흡, 했자나아... 흐윽..."



한 번 흘린 눈물은 쉬이 멈추지 않아 열심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러자 신도림과 김현은 무척이나 미안해하며 사과를 했다.



"미, 미안해, 시현아. 내가 너무 안일했어. 섣불리 다가가는 게 아니었는데..."



어느새 김현은 눈빛에 욕망따위 다 사라지고 순한 양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며 사과할 뿐이었다. 이게 연기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심으로 사과했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도림이도 미안해.. 시현이가 이렇게 무서워할 줄 몰랐어.. 흐잉..."



신도림 또한 진심이 묻어나왔다. 난 이 둘의 진심 어린 사과에 두려움은 꽤 가신지라 나름 안도했다. 하지만 이 상태로 얘네들과 같이 씻을 순 없어서 빨리 쫓아냈다.

쫓겨나는 와중에도 둘은 연신 미안하다 사과하며 조금 시무룩하게 나갔다.


음, 착하네,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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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7-30 10:07 | 조회 : 5,887 목록
작가의 말
온씌

여러분, 늦게 와서 걱정을 끼친 것 정말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을텐데, 말 한마디 없이 잠수탄 것도 정말 죄송합니다ㅠㅜ... 슬럼프에 빠져 글이 안 써지는 바람에 이리 늦게 와버렸네요,,ㅜㅜ 사죄의 의미로 오늘 오후에 한 편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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