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일까, 현제일까, 과거일까?

"커, 허억!"

니게르는 배를 부여잡았다. 그러곤 자갈들 위로 꿇어 앉았다. 뾰족한 돌들이 니게르의 무릎을 찔러왔다. 이미 그의 옷은 반쯤 피로 젖어 있다.

"일어서라. 걷는것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건가?"

니게르는 진심으로 묻고싶었다.

당신은 바닥에 끌리는 옷을 입고 자갈밭 위를 똑바로 걸을수 있는가? 한번의 삐걱거림도, 조금의 굽혀짐도 허락하지 않는 당신은 똑같은 상황에서 똑바로 걸을수 있는가? 당신이 나에게 말도 안돼는 것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니게르는 다시 일어났다. 키이로는 검을 휘두르며 힐끔 힐끔 그것을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가주를 때려 눕히고, 주인을 구하고 싶었으나 그럴수가 없었다. 키이로는 그런 존재였다.

멋대로 구해지고, 멋대로 정을 주고는 다시 멋대로 버려지는. 그것이 그의 존재였으므로, 그는 아무말 없이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검의 손잡이가 살며시 흘러드는 핏방울의 색으로 물들때까지.

"오늘은 이쯤하지."

가주는 니게르의 배를 한 번 더 발로 걷어차곤 돌아갔다. 한참을 끙끙대던 니게르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키이로에게 다가갔다. 키이로는 목검을 던져버리고는 니게르에게 다가갔다.

"주인님. 괜찮아요? 안아파요? 으아아…이게 아니라 역시 치료사를…!"

"….쓸데없어. 어차피 아버지가 못부르게 해놨을 테니, 구급상자나 가져와."

배를 부여잡은 니게르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키이로가 상자를 들고 오자 니게르는 익숙하게 약을 꺼내어 몸 곳곳에 발랐다.

"그래도 좋은 약이라서 다행이네요."

등 뒤의 상처에 약을 바르던 키이로는 중얼거렸다. 가문이 가문이다 보니 약은 좋은걸 구비해놓은건지, 금방 새살이 올라오고 멍이 연해졌다. 그렇다고 흉터까지 지워지진 않았지만.

"….하아…."

"주, 주인님?"

니게르는 키이로에게 기대듯 쓰러졌다. 니게르가 키이로를 올려다 보자 눈이 마주쳤다.

"조금만 이렇게 있ㅇ…"

"도련님, 친구분들이 찾으십니다."

인상을 찡그린 시종이 말만 하곤 사라졌다.

"무례하네요."

"내 지위가 지위라서….으챠."

니게르는 옷을 갈아입고 명목상으로만 친구인 그들을 만나러 갔다.

***

"니게르."

"….?"

아카는 니게르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넌 검은 눈이 더 어울렸던거 같은데."

니게르는 인상을 찌푸리곤 아카의 팔을 쳐냈다. 아카는 니게르를 품에 안고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었다. 적당히 따뜻한 온기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니게르 님. 시로 님 께서 찾으십니다."

키이로의 말에 니게르는 일어났다. 아카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고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목 언저리까지 기른 붉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몇 번쯤 꼬다가, 아카는 눈을 감았다.

시로는 니게르를 품에 안았다.

"니게르, 괜찮나요?"

니게르는 옷을 벗으며 살짝 시로를 바라보았다. 시로는 니게르의 어깨에 있는 상처를 핥아내렸다.

"흐읍…."

시로의 이가 니게르의 어깨를 파고들었다. 상처가 또다시 벌어지며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하얀 시트에 핏방울이 한두방울쯤 떨어지고, 니게르의 어깨선을 타고 내려온 피들이 옷의 앞섭을 적셨다.

"하아.…언제먹어도 최고인것 같아요, 니게르."

"….빨리 해."

나지막히 들려오는 중얼거림에 시로는 니게르를 뒤짚었다. 어느덧 피가 멎어버린 상처를 손가락으로 쓸어올린 시로는 마저 옷을 벗겼다. 하얀 살결에 시로는 입을 맞췄다. 자국이 점점이 이어져 니게르의 꼬리뼈까지 닿았다.

조금식 거칠어져 가는 숨소리에 시로는 붉은 눈동자를 접으며 웃었다. 니게르의 페니를 잡고 부드럽게 쓸어 올리지 그에 따른 반응인양 목덜미가 붉어져 온다. 붉은 목덜미에 다시끔 얼굴을 파묻은 시로는 혀로 목을 핥아내렸다.

"흣,아…!아응…하으…"

니게르의 상체가 무너졌다. 시로는 니게르를 받치곤 정액을 바라보다 니게르의 뒤쪽을 향해 손을 놀렸다. 내벽 안으로 들어오는 손가락에 니게르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그렇게 많이 했는데 아직도 놀라는 거냐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시로의 행동에 니게르는 귀를 떨었다. 보드라운 귀를 혀로 핥아올리자, 니게르는 크게 들리는 질척한 소리에 허리를 떨었다.

시로의 손이 니게르의 가슴팍을 주물렀다. 살짝 솟아오른 유두를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돌리면서 가지고 놀자, 니게르는 한손으로 시로의 손을 저지했다.

"흣,그만,하고 빨리…읏, 풀기나 해에…응!"

그 말과 동시에 내벽을 찔러오는 손가락에 니게르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손가락 두개가 뒤에 들어와 구멍을 쫙 벌렸다. 그에 니게르의 볼이 붉어졌다.

"하지 마아….응읍…"

니게르는 배게를 입에 물었다. 손가락 세개로 내벽을 찔러오던 시로는 대충 풀렸다고 생각했는지 자신의 페니스를 구멍에 가져다 댔다. 뒤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에 니게르는 몸을 흠칫 떨었다.

"쉬이, 쉬. 괜찮아요."

시로는 니게르의 귓가에 속삭이며 천천히 귀두부터 집어넣었다.

"하아…"

시로의 입에서 한숨같은 숨소리가 떨어졌다. 니게르의 페니스를 다시 잡은 시로는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조금씩 자신의 페니스를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니게르의 내벽이 자신의 것을 꽉 조여오는 것을 느끼며 시로는 한차례 머리를 쓸어넘겼다.

붉은 눈동자가 니게르를 훝어내림과 동시에 손가락이 점점이 이어진 자국을 따라 내려왔다. 시로는 니게르의 허리를 붙잡고 움직였다.

"으,하아…"

"조금만 남았어요. 많이 아파요?"

시로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빨리 해에…응.."

니게르는 시로를 살짝 노려봤다. 시로는 자신의 페니스를 전부 집어넣고는 니게르의 얼굴을 돌리곤 입을 맞췄다.

"후읍?! 아, 읏!"

입술이 살짝 뜯긴 니게르의 눈동자에 눈물이 고이기가 무섭게 입으로 혀가 밀려들었다. 비릿한 피맛이 살짝 입안에 머물렀다가 사라졌다. 누두의 타액인지도 모를 것이 입 밖으로 흘러내렸다.

니게르는 내벽을 가르고 들어와 전립선을 쿡쿡 찌르는 페니스에 정신을 못차리고 신음을 내뱉었다. 니게르의 페니스에서 쿠퍼액이 질질 흘러나와 이불에 떨어져 내렸다.

"응,아…하아…윽,앗!"

니게르의 신음소리가 높아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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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01 00:21 | 조회 : 1,477 목록
작가의 말
11月

제대로된 수위는 오랜만이네요. 모두 2019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세요!(새해에 수위 쓰고 앉아있는 작가는 딴작품 쓰러 사라집니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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