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은 강해지면

붉디 붉은 머리의 소년이 눈을 떳다. 그 사이로 노을빛 눈동자가 엿보였다. 고픈 배를 잡은 소년은 어두운 철장을 바라보았다. 한, 두 명 빼곤 전부 깨어 있었다.

철컥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철장이 열렸다. 총 20개의 밥그릇이 놓여졌다. 아직 수인화를 풀 수 없는 아이들이 밥그릇에 달려들었다. 말이 밥그릇이지 개밥그릇이다. 그것 하나에 십몇명의 아이들이 달려들었다.

모두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계열 눈동자를 지닌 비슷비슷한 아이들. 그들 중 세 아이는 밥그릇을 하나씩 차지하고 있었다. 소년은 그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무수히 많은 아이들 사이로 소년도 몸을 던졌다.

"이거 놔!"
"꺼져!"
"내꺼야, 내꺼…라고!"

음식이들이 그들 사이를 날아다녔다. 소년은 비어버린 밥그릇으로 다른 이들의 머리를 쳐냈다. 남은 음식을 긁어먹은 소년은 시체에 밥그릇을 던졌다.

철장의 문이 열리고 아이들과 소년이 빠져나왔다. 소년이 도착한 곳은 온갖 약품들이 들어선 공방이었다. 차가운 철판에 누운 소년의 팔을 잡은 남자는 주사기를 찔러넣었다. 투명한 색의 독액이 소년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

소년의 입이 벌어지자, 조금 후 약이 들어왔다.

"…!!…..!"

덜덜 떨리던 소년의 몸이 점차 진정되었다. 남자의 입이 열렸다.

"B4-13, 10…12.3초로군. 다시 한 번 간다."

소년의 노을빛 눈동자에 겁이 들어찼다. 남자는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모든것이 끝난다면 강해질것이라는 거부할수 없는 말을 했다. 소년은 조용히 몸에 독을 받아드렸다.

수백, 수천, 수만 가지의 독을 몸으로. 그런 소년의 몸이 독에 완전히 적응하도록. 그러는 와중에도 소년은 이곳저곳으로 끌려다녔다. 어린 소년들과 노예들이 나오는 검투장, 열악한 환경의 전장 등으로.

소년은 검을 들었다. 유약한 팔이 소년보다 큰 검의 무게를 견딜리가 없었다. 다행이라고 할만한 점은, 소년의 앞에 있는 소녀는 아예 검을 잡지도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삐이익-!

어김없이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은 검을 질질 끌다시피 해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녀의 몸이 쉽게 허물어지자, 소년은 소녀의 목을 끊고 들어올려 관중석을 향해 들어보였다.

흘러 내리는 진득하고 비릿한 소녀의 피가 소년에게 떨어져내렸다. 소년은 그대로 소녀의 머리를 내려놓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시끄러운 함성이 온 전장을 울렸다. 무기와 마법이 날아다니고, 주변은 온통 피투성이었다. 소년은 창을 잡았다. 소년의 머리와 같이 붉은 창은 소년보다 훨씬 컷지만 소년은 무리 없이 창을 들고 적군을 찔렀다.

일순 함성이 크게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은 소년은 고개를 돌렸다. 그런 그의 시선끝에는,

***

"…주인님. 안자고 계셨던 겁니까?"

키이로는 소파에 누워 있는 카나리아를 흘낏 바라보곤 시선을 돌렸다. 니게르의 붉은 눈동자가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주인님?"

"금의 가문한테 전해. 앞으로 사람을 들이지 말라고."

"….이유를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카나리아가 범인을 찾았어."

키이로의 어깨가 흠칫 떨리더니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응, 부탁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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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21 01:19 | 조회 : 1,302 목록
작가의 말
11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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