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알아야 하나?

남자치고는 긴 속눈썹이 곧게 내려앉아 있었다. 검은색의 결 좋은 생머리가 손길에 의해 이리저리 퍼뜨려 졌다. 입술을 한 번 꾹 눌러보고, 볼도 조금 잡아 당겨 보고, 속눈썹에 손가락도 대어 본다.

아르드와즈는 니게르의 모든것을 찬찬히 뜯어봤다. 보랏빛 눈동자에는 한가득 애정이 들어차 있었다. 니게르는 그것도 모른 채, 깊고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었다.

"시안."

"네, 주인님."

시안이 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왔다. 아르드와즈는 그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며 말을 이었다.

"니게르가 일어나면 보고해."

"네, 알겠습니다."

아르드와즈의 시선은 나갈때까지도 니게르에게 박혀 있었다. 그렇기에 시안의 표정은 보지 못했다. 시안은 입술을 꾹 깨물며 애써 웃고 있었다. 아르드와즈가 복도를 걷는 발소리가 천천히 멀어졌다.

시안은 니게르의 얇은 목을 손으로 쥐었다. 손 안에 전부 들어오는 얇고 흰 목. 조금만 힘을 줘도 부러질것만 같았다.

"…난 네가 미워."

그 상태로 시안은 말을 이었다.

"난 줄곧 받고 싶어 했던 사랑을 넌 받고 있어서 질투가 나. 그런데도 말야,"

손에서 힘이 풀렸다.

"네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랑 비슷하게 힘든 삶을 산것 같아서 너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버려."

아르드와즈가 헝끄린 머리카락을 시안이 단정하게 정리했다.

"널 죽일수 있으면 좋을텐데."

시안은 웃었다. 찌푸려진 미간은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곧이어 시안은 밖으로 걸어나갔다. 천천히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고, 니게르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

목을 감싸쥔 손길을 기억하며 니게르는 목에 손을 가져다 댔다.

"차라리 죽여줬으면 좋을텐데."

손을 땐 니게르는 다시 침대에 몸을 묻었다. 니게르는 시안의 말을 곱씹었다.

"….모르겠네."

시안이 자신을 안죽이는 이유도, 아르드와즈와 시안의 관계도. 니게르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알게 뭐야."

조용한 웅얼거림이었다.

***

"아카, 시로. 찾았어."

카나리아가 서류철을 건넸다. 그것을 건네받은 둘은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아카는 인상을 찌푸리며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듯이 굴었다.

"아카 진정해. 너가 뛰어가봤자 할수 있는건 없어."

"그럼 어쩌라고. 아무리 인간 쪽 진영이라지만 그새끼들이 인간은 아니잖아?"

"인간의 황제에게 허락은 받아야 한답니다."

시로는 싱긋이 웃으며 말했다. 금빛 눈동자가 스산히 빛나고 있었다.

"안그럼 니게르를 구할수 없어요."

그 말에 아카는 자리에 앉았다.

"언제 갈꺼야?"

"언제긴. 지금 바로 출발한다."

카나리아는 종이를 구기며 말했다. 그 말에 아카와 시로가 일어났다. 카니라아는 둘을 보더니 일어서서 방 문을 열었다.

"찾아오자."

작은 중얼거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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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02 21:21 | 조회 : 1,334 목록
작가의 말
11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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