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무것도


"이제 갈시간입니다."

키이로는 니게르에게 손을 내밀었다. 니게르는 키이로의 손을 잡고 마차에 올랐다. 호화스러운 마차에 각자 자리를 잡았다. 싸운뒤로 서로 쳐다보지도 않는 아카와 시로를 보고 카나리아는 고개를 돌렸다.

"다섯명이라 그런지 좁네. 역시 두 개 달라고 할껄 그랬나?"

침묵에 휩싸인 마차 안에서 카나리아는 말했다.

".…충분히 넓으니까 괜찮아."

니게르는 웅얼거리듯 대답했다. 그 말에 카나리아는 슬쩍 머리를 긁으며 입을 열었다.

"하하, 그래?"

그 뒤로 몇 시간동안, 어색한 침묵이 마차 안을 가득 채웠다.

***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마차가 멈췄다. 모두들 밖으로 빠져나와 마차를 살폈다. 마부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말은 네 다리가 부서진채로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시끄럽네요."

시로는 키이로의 검집에서 칼을 빼들고 말의 목을 베었다. 피가 흘러 땅에 묻혔다. 회백색의 나무들이 빽빽히 자란 숲을 한 번 둘러본 카나리아는 어느 한 나무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누군가 앉아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카나리아와 눈이 마주치자 금방 사라졌다.

"말을 그렇게 죽이면 어떡게. 불쌍하게."

말끔히 제복을 차려입은 아르드와즈가 나타났다. 시로는 검을 겨누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때 이후로 본적이 없네요. 갑자기 왜 왔나요?"

"내 것을 되찾으러 왔어."

아르드와즈는 손가락을 튕겼다. 나무들이 그의 명령을 듣는 양, 무수히 많은 줄기들이 그들을 덮쳤다. 카나리아는 손을 휘저었다. 은백색의 막이 그들을 뒤덮었다.

"이딴 장난질은 하지말자. 재미없잖아?"

"난 재밌는데."

"…?!"

한 번 더 손을 튕기자, 니게르의 발목에 줄기가 휘감겼다. 니게르는 그대로 어딘가로 꿀려갔다. 그와 동시에 시로의 검이 아르드와즈에게로 쏘아져 나갔나.

"안녕~"

아르드와즈는 검은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시로는 검을 다시 키이로의 검집에 꽃고는 손을 턱에 가져다 대었다.

"음…어디로 데려갔을까요?"

"카나리아, 추적마법 가능해?"

"동생아, 생각은 하고 말하자. 가능하겠니?"

카나리아는 아카의 뒷통수를 살짝 내려치곤 살짝 위를 쳐다보았다. 형체는 사라지고 없었다. 키이로도 그곳을 흘껴보더니 입을 열었다.

"찾으러 가도 되겠습니까?"

"같이 가도록 하죠."

키이로와 시로가 걸음을 옮겼다. 아카가 서둘러 따라붙자, 카나리아가 소리쳤다.

"마차는?!"

"형이 지켜!"

아카가 소리치자, 카나리아의 대답니 조그맣게 들렸다. 투덜거리는 듯한 말투였지만 그들은 무시하고 걸어나갔다.

"근데 어떡게 찾게? 뭔 생각있어, 키이로?"

"시로님이 아실겁니다."

시로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곤 앞장섰다. 키이로는 그런 그의 뒤를 따르며 걸어갔다. 아카는 입술을 삐죽 내밀다가 고개를 위로 틀었다. 늘 그렇듯 밝은 달이 떠 있었다.

"어느정도 걸릴까요, 시로님."

"꽤나 오래? 마법이 걸려있어."

"카나리아 불러올까?"

시로는 그정도 까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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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5 22:53 | 조회 : 1,398 목록
작가의 말
11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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