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거리, 30분 거리


"하, 개소리 하고 있네."

숲 속에서 헛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간 아카는 아르와즈 뒷목을 잡아 끌었다.

아르드와즈는 순순히 물러나는듯 하더니 아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호수 위로 발을 디뎠다. 그러고는 아카를 슬쩍 바라보더니.니게르로 시선을 돌렸다. 그 모습에 어느샌가 다가온 시로가 니게르에게 겉옷을 덮어 주었다.

"돌아오긴 뭘 돌아와. 꺼저, 거지같은 거머리새끼야."

아카는 아르드와즈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옅게 웃은 그는 아카를 보며 입을 열었다.

"하하, 누가 거머리랍니까. 겨우 개새끼 주제에."

"이게 진짜! 니게르때문에 한번은 봐주려오 했더니!"

아카의 손에 붉은 창이 잡혔다. 온 몸에 붉은색 마나가 뒤덮이더니, 아카는 그대로 호수로 발을 내딛었다. 그 모습에 니게르를 돌보던 키이로가 아카를 향해 손을 반쯤 뻗으며 말했다.

"아카님, 그 호수는….!"

그와 동시에 아카는 호수 물에 빠졌다. 창이고 뭐고 전부 사라지자 아카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키이로를 바라보았다. 시로는 실실 웃으며 키이로 대신 말했다.

"그 호수는 모든 에너지를 빨아간다고 분명 설명해 드렸습니다만, 머리에 지우개가 들었나 봅니다?"

"역시 개새끼군요. 멍청하기 짝이 없어요. 어쩜 이렇게 한결같이 멍청할수가 있죠?"

한껏 비웃음을 머금은 아르드와즈가 배까지 잡으며 웃었다.

"야, 이 거머리새끼야! 당장 안내려와?!"

"아카님, 그냥 돌아가는게 좋겠습니다."

키이로는 아카를 슬쩍 건저내며 말했다.

"아오, 저 거머리 새끼를 그냥…"

아카는 투덜거리면서도 밖으로 나왔다. 시로는 키이로에게 니게르를 슬쩍 넘겨주고는 아르드와즈를 바라보았다.

"거머리씨, 다음에 뵙지요."

"아하, 광인씨도 다음에 보죠?"

아르드와즈가 한쪽 날개와 팔을 배 쪽에 둔 뒤 허리를 숙였다. 과장된 인사와 함께 검은색 박쥐 한 마리가 날아올라 사라졌다. 그 모습을 잠시 보던 키이로는 이미 기절한듯 잠이 든 니게르를 고쳐 안고 걸음을 옮겼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걸음을 옮기다가 마차가 있는 곳 까지 오자, 니게르는 감았던 눈을 슬며시 떳다. 중반쯤부터 이미 깨있던 니게르는 다 오자 눈을 떳다. 그 모습에 키이로는 싱긋이 웃으며 물었다.

"니게르님, 일어나셨습니까?"

"…응."

이미 니게르가 중반쯤에서 깨어난것을 알고있는 키이로였지만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을 건넨 키이로는 니게르에게 괜찮냐며 물어왔다.

"상당히 찝찝하실텐데 마차가 부숴져서…가장 가까운 마을까지 걸어서 2시간이면 갑니다만…"

"…나 내려줘. 걸어가자."

슬며시 키이로의 품을 벗어나려던 니게르는 땅에 내려오기 무섭게 시로에게 안겨졌다.

"방금 휘청거리던거 다 봤습니다. 그냥 안겨있어주면 안되나요?"

싱글벙글 웃으며 말하는 시로를 잠시 쏘아보던 니게르는 안된다는걸 알았는지 한숨을 작게 내쉬곤 얌전히 그의 품에 안겼다. 그렇게 조금 걸어가자 니게르는 금방 잠들었다.

"키이로, 그거 니게르 속도에 맞춘거지?"

아카는 키이로를 보았다. 고개를 끄덕인 키이로는 잠기 니게르 쪽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니게르님이 깨지 않을 정도로 달려간다면 30분 정도 걸리겠네요."

"달리자."

말을 마친 아카는 금방 달리기 시작했고, 시로는 니게르를 안고 안정적으로 달려나갔다. 키이로도 달려나가는 그때, 카나리아가 작게 속삭였다.

"…난 너네처럼 체력 괴물이 아닌데…"

카나리아는 곤란하다는 듯이 멀어져가는 넷을 바라보다가 손을 휘저었다.

"근력 강화, 체력 강화, 민첩 강화…"

몇 개의 단어가 카나리아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순간적으로 속도가 나면서 넷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그렇게 그들은 정확히 30분 만에 가장 가까운 마을에 도착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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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1 23:59 | 조회 : 1,788 목록
작가의 말
11月

이제야 쫌 밝게 갈수 있을거 같다...아...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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