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웠던

궁의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걱정의 말을 하나씩 건네고서야 나는 비로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됐다.

오가는 말소리를 들어보니, 10년 전 아마벨라를 구하기 위해 정원의 연못에 뛰어들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한참을 앓았던 날로 돌아온 것 같다. 고작 열 살을 먹었을 때였으니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난 참 약한 존재였다.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도 분명 이유가 있겠지.

조언을 구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함부로 얘기를 꺼내려니 위험요소가 너무 많은 것 같다. 미래를 알게 된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니까. 내 말을 믿을 거란 확신도 없다. 괜한 의심만 사게 될지도 모르지.

신전이라도 가볼까?



결정을 내리자마자 외출할 준비를 부탁했지만 아직 쉬어야 한다며 안나를 포함한 시녀들이 나를 다시 침대로 밀어넣었다. 결국 바깥공기를 쐬어야 나을 것 같다고 열심히 주장한 끝에 정원에서의 산책을 하게 되었다. 연못 근처에는 다가가지도 못하게 해 이리저리 주변만 걸어다녔을 뿐이지만 머리를 식히는 데에는 제법 효과있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동생에게 칼을 맞고 시간을 거슬러왔으니...
아쉽게도 신전은 가지 못했지만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급히 행동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그저 그리운 풍경을 다시 보는 것에만 만족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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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29 01:15 | 조회 : 794 목록
작가의 말
Lily09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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