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K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가봤니?
난 봤어. 사실 이곳을 벗어난 모든 곳이 아름다웠어.
떠났을 당시에는 그랬어.
이젠 그녀가 있는 곳이 그곳이야.
아름다움을 너무 깊이 맛봐서 다시는, 그곳에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
너도 이곳에서 나오는 게 어때.

난 너와는 달라.
너와 달리 이 밖에서 아름다움보다는 아픔과 온갖 더러운 것들을 더 많이 봤지.
그렇기에 손에 그것들을 쥐기보다 그것을 좀먹는 것들을 없애고
부드러운 흙길보다 딱딱한 바닥을 걸으며 나를 강하게 해야 해.
이 세상엔 아직도 더러운 것들이 많고 그것들을 잡을 사람이 필요하지.
이곳이 나를 필요로 해.
내가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해도 내가 피를 묻히며 더러움을 없애나간다면
너, 너같은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보고 희망할 수 있는 거야.
아름다운 희망.....
내 손에 쥘 수 없는 것들이야.
난 이미 더러운 오물과 피를 묻혀서 꽃을 쥐어도 다 재가 될 뿐이야.
이미 더러운 내 손으로 너를, 너희를 지키면 돼.
그럼 아름다운 너희는 더 아름다워질 거야.
그걸 위해서라면 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 되어도 좋고,
천하의 악인이 되어도 좋아.
그렇게만 된다면 난,
네 손에 죽게 되어도 미소를 지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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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30 21:13 | 조회 : 859 목록
작가의 말
노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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