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두근거린 날

새로만든 애인이랑 사귀기를 몇 달째 어느정도 서늘하고 더운 늦여름에서
초가을쯤에 집을 벗어나 오랜만에 둘이 데이를 나왔지만...

보기로 했던 영화시간은 1시간 뒤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예약한 식당에서 밥을
먹을려고 했지만 예약이 안되있어서 먹지도 못하고
근처에 이쁜 카페라도 들어왔다.


그러고 잠깐 화장실을 다녀왔을뿐인데...


“형 배경화면 저 아니에요?”

“아닌데? 난 고양이로 했을텐-”

“저 맞죠?”

‘뭐야 분명 진짜 고양이였는데... 낚였다.’

“너지... 진짜 어이없어 너가 설정한거지”

“그래도 좋으면서”


무뚝뚝한 나 저렇게 생황애교가 넘치는 내 애인 이지후
분명 내가 형일텐데 어쩐지 내가 저 새끼 손에서 놀아나는 느낌이다.

특히 요새


“..배경화면 덕분에 폰은 조금 덜하겠네...”

“아.. 그래도 나여서 좋죠”

‘응 약간 아니 좀 많이?’

“근데 왜 너 배경화면은 내가 아닐까?”

“어... 그게 형.. 음...”

“둘러대지 말고 이유가 뭘까? 내 애인님?”

“....빠..ㄹ.... .,...,,.해서요...”

“뭐? 너무 작아서 못들었어”

“빨리.... 닳아서요...”


웅얼거리면서 말하던 지후는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아래로떨어뜨렸다.
그래봤자 내가 더 작아고 지후는 커서 더 잘보일뿐이지만
아래에서 본 지후의 얼굴은 귀도 볼도 붉어지고 오랜만에 보는 그런 얼굴이었다. 말렸다는 얼굴


‘마지막으로 보던 저 표정이 언제였드라...’


[햇빛이 내리쬐는 한여름 밖에 나가면 녹아내릴것같은 날씨에 집에 놀러온 지후 서로 아이스크림도 먹고 TV도 보고 게임도 하니 어느새 해가 저물어 석약이 비쳐 지후가 집에가야할 시간이 되어 아파트 정문까지 데려다주며 잠깐 걷던 때였다.


내 옆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하는 말

“형... 있잖아요 내가 이거 말해도 나 안싫어하죠..?”

“생각해볼게 뭔데?”

“진짜죠..?”

“일단 말해봐”


선선한 바람이 우리 둘을 스치고 지나갔다.
날리는 나뭇잎들 사이에서 속삭이듯 지후가 말했다.


“저 형.. 좋아해요”


드디어 말했다는 듯 붉어져 얼굴을 아래로 하고 살짝 떨여져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귀는 아주 터질것처럼 붉어져있었다.


“..나도 나도 너 좋아”

‘그걸 이제야 말하네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사귄 첫애인이자 내 첫사랑의 그 날은 더웠지만 마음만은 시원했던 그런 날이었다.]




‘그때가 마지막이었지 엄청 부끄러워하네’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배경화면으로 해놓지않는다는 말에 내가 조금 장난기가 생겼다.


“뭐가 빨리 닳는데?”

“...배터리가...”

“응?”

“형 사진으로 하면 끄기 싫어서!! 계속 켜두니까 그래서...”

“우리 지후가 날 그렇게 좋아하느지 몰랐네”

“응, 좋아해요 진짜 많이”


두 번째로 두근거렸던 날
나에게 지후에 진심이 닿아 두근거린날

‘첫번째로 두근거린 날은...’
너가 나한테 고백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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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19 19:01 | 조회 : 2,622 목록
작가의 말
위스키

점점 뒤로 갈수록 약간씩 캐릭터가 바뀐것같지만... 그래도 내가 보고 싶었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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