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방금 헤어졌어요.

기말고사도 끝나고 여름방학까지 조금 남은 학교생활
7월초 초여름이라기도 한여름이라기도 애매한 그런 시간이지만
느껴지는 더위는 진짜였다.

밖에서는 매미가 울고 선생님도 학생도 더워서 힘들고 시험도 끝났겠다.
공부도 싫은 그런 날


“야 지금 사귀는 사람있는 사람 손들어봐”


선생님의 한 질문이 시초였다.


손든 사람이 하나 둘 셋-
앞에 앉아있는 내 애인이자 지금부터 개새끼인 이지후는 무슨 질문이 그러냐면서
팔짱이나 낀채 선생님을 보고 있었다.

나는 손들었고 저 새끼는 손안들고 팔짱이나 끼고 있고


“뭐야 6명? 많기도 해라”

“선생님 다섯명이요.”
저 방금 헤어졌어요.


내가 한 말이 폭탄선언이였는지 팔짱이나 끼던 개시끼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쌤!! 7명!! 7명이요”


당황해하는 선생님과 내 눈치를 보는 이지후 아니 개새끼 그러고 잔뜩 토라진 나
드라마보는 듯한 친구들중 제일 빨리 말을 꺼낸 사람은 선생님이었다.


“뭐야 재네끼리 사귀냐?”


장난스러운 선생님의 물음에 내 반친구들은 다 네하고 사귄다고 아주 깨가 쏟아진다고 말했지만... 나는


“아뇨”


하고 말았다.

내 말은 듣지도 못했다는 듯이 반친구들과 선생님은 나랑 개새끼에 대한 말을 계속 했다.


“쌤!! 이지후가 손 안들어서 최석호 삐졌나봐요!!”

“뭐야 그럼 내가 커플 브레이커가 됐네?”

“방금 우리반 공식 커플이 깨졌다!!!”

“쟤네 공식이였냐 그럼 깨뜨릴수야 없지 어차피 수업도 안하니까 너네 둘이
심부름이나 해라”
과학실까서 너네 반애들이랑 너네 먹일 초코파이나 30개 가져와


나는 못들었다는 듯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어느새 내 옆으로 와서 내 기분을 풀으려고 하는 똥개새끼 한마리가 있고




일어나긴 일어나 화났다는 것을 증명하듯 복도를 큰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있잖아 석호야”

“아니지 자기야..?”

“자기라니 이제부터 너는 나한테 개새끼다”

“뭐해주면 화풀어줄래..?”


내가 말도 무시하고 그냥 과학실로 내려가니까 점점 울상이 되어갔다.


“걍 꺼져 개새끼야”

“내일은..? 내일도.....?”

“내일도 모레도 계속”


더 더 울상이 되어 한다는 말이


“그럼... 일주일뒤에는...?”


저 꼬라지니까 내 입꼬리는 점점 아래에서 위로 올라갔다.


‘젠장 내려가라 입꼬리야!!’

“어? 이제 화 풀었어?”
응? 어 자기야~


내 옆에서 애교란 애교는 다 떠는 새끼가 학교에서는 무뚝뚝하고 오힐 무섭다고 알려져있는 새끼가 맞는지 참...


“아직 화 안풀렸으니까 너가 과학실가서 초코파이 가져와”


뭔가 우중충하고 어두운 과학실을 내가 좋아하지 않아서 화라는 핑계로 저새끼를 들여보냈다.


초코파이를 가지러가서 과학실 문 앞에서 기다릴 때
여자애들이 나한테 다가왔다. 학교가 남자 여자 별관이여서 마주칠 일이 별로 없지만 과학실 미술,음악실같은 경우는 같이 사용하니까 자주 마주친다.


“저... 안에 지후선배님... 있어요..?”

‘넥타이 색이 빨강인거봐서는 1학년인가?’

“응 있어 왜?”


우물쭈물하면서 내미는 종이한장 하는 말이 더 충격이다.


“이거 지후선배한테 전해줄수있어요...?”


갑자기 열이 확 올랐다. 전교에 나랑 이지후랑 사귀는거 모르는 인간이 있었나싶고 1학년이여서 몰랐다고 하면 왜 하필이면!! 애인인 나한테 전해달라고 하는지


“너 이지후 애인있는거 몰라?”

“아... 알긴하지만...”

“알아? 근데 그럼 왜?”

“골키퍼있다고 골안들어가진 않잖아요...”

“골들어간다고 해도 사귈지는 모르지”
그러고 나 몰라? 이주후애인인데


타이밍 좋게 과학실에서 이지후가 나왔다.


“뭐야? 석호야 갈까?”
? 얘는 누구야?

“후배님 이 종이 전해줄까요?”


석호 손에 있는 종이를 빼앗듯이 가져가 옆에 있던 친구랑 여학생 건물로 뛰어갔다.


“무슨 일있었어?”

“너 진짜 싫어”

“엥?? 나 이번에는 너가 싫어하는거 안했는데...”


내가 갑자기 발을 뚝하고 멈추자 내가 멈춘지 모르고 지후가 더 걸어가다 나를 향해 다시 걸어왔다.


“뭐야...???”
울어? 울지마 왜그래


그 때 왜 울었던 걸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올랐다.
더운데 시원한 계단에서


“너 진짜 싫어...”

“누가 그랬어 아까 그 여자애야?”

“... 너 진짜 싫어 인기... 많아서 싫고... 쓸데없이 고백도... 많이 받고.... 근데 근데...”
진짜 좋아... 나 또라이같아...


이 말을 끝내고 나는 고여있던 눈물이 하나씩 볼에 떨어져 흐느끼며 울었다.


“에이 왜 그래 울지말고 뚝 해”

“..웃지마 이 자식아”

“응! 이제 다 울었어? 갈까?”

“안울었어...”

“알아!! 우리 석호 안울었지!!”

“실실 웃지마 개새꺄... 너 진짜 시러...”



“왔어? 초코파이 이쪽으로 가져와”
뭐야 둘이 화해했나보네?


손에 들린 초코파이랑 나가기 전보다 가벼워진 마음
이제 남들한테 말하지 못한 고민
이지후가 나말고 다른 사람이랑 사귀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사라졌다.


이지후가 나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투덜대는 모습을 보고 웃는
지후의 모습이 대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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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19 20:17 | 조회 : 2,326 목록
작가의 말
위스키

이제 아이디어도 약간 바닥을 치고 있어요... 내 아이디어 이렇게 바닥이었나 좋은 소재있으면 댓글이라도 해주싶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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