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내 인생 최고로 미친 애인

“머리 아파 나 어제 얼마나 마신 거야...”


오랜만에 있던 칼퇴근 그게 어제였다.

기분이 좋아 갔던 단골 바에서 위스키를 진탕마시고 술에 절여져서 어떻게 집에 온건지도 모르겠다.
몸에서는 달콤한 술냄새가 나고 옷도 다 갈아입지도 않고 어제 입은 셔츠에 단추를 두어개 풀고 넥타이는 문쪽에 버리고 잠을 잤나보다.


잠깐 물을 마시고 세수도 하니 머릿속에 어제 기억이 잠깐 스쳐지나 갔다.


[“있잖아요오... 나 당신이 맘에 드는데 나랑 사귈래요오..?”
“좋아요 근데 많이 취하셨다.
내일 만나요 일단 이름은 이지후니까 내일은 이름으로 불러주는 거예요"]


어제의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


‘개망했다’


기억상으로는 얼굴은 위험한데 귀엽게 생겨서 100% 내 이상형이였지만 내가 망한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술이 취해서 한 고백 그러고 그 남자에게서 나던 위험한 향..? 인간도 짐승이라고 내 본능적인 감각이 말해줬다.


“나는 진짜... 아무리 술에 꼴았어도... 아 몰라 어찌어찌 되겠지”


어제 있던 일 기억이 나는 일을 곡씹으면서 침대를 굴러다니고 이불도 여러번 차고 혼자서 쇼하기를 몇 번이나 했을까 침대 위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군지 저장이 되어있지 않은 번호로 온 전화


“누구지? 여보세요”


-지금 나올래요?


“? 누구세요?”


-어제 만났는데 벌써 까먹은 거예요? 내가 어제 이름도 말해줬잖아요. 고백한 사람이 까먹으면 저 슬픈데


“어?? 잠시만요. 10분만 기다려요. 10분만!!!”


회피하듯 상대 아마 내가 어제 고백한 그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내가 어제 번호도 알려줬나???’


쓸데없는 생각으로 멍때리기를 5분째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단 거지꼴부터 해결하기로 하며 상대 이지후가 나오라는 소리도 안했느데 옷을 찾아입었다.


“아니야 이럴 시간 없지 일단 급하니까 모자 쓰고 아!! 옷은 뭐 입어!!!”


이지후가 아무런 말없었지만 동물의 감으로 밖에 나와보니 아파트 현관에 있는 이지후로 추정되는 남자

역시 내 취향이기는 100%이다.


“왔어요? 모자 쓰지 말지 난 이쁜 얼굴 가려져서 싫은데”
다음에는 모자 쓰지 말아 줘요 알겠죠?


석호도 뭔가 홀리듯이 대답하고 둘이 약속이라도 한 듯 숙취로 고생하는 몸을 풀어줄겸 해장을 하러 갔다.


‘직접보니까 더 내 취... 이게 아니라 뭔가 토기 탈 쓴 호랑이다 잘못걸렸다가는 뼈도 못추린다... 사귄지 1일이지만 최대한 아름다운 이별... 아니 이별이 아름다울수있나?? 아니지 최대한 아름다워야해 살아야하니까 제기랄 고백은 왜해서“


“뭔가 첫 데이트가 국밥집이니까 진짜 멋없다. 다음에는 좋은데 데려다줄게요"


“네...? 네”


‘어떻게 헤어지지? 분명 웃고 있는데 웃는 게 아닌 느낌이랄까 호랑이가 발톱숨긴다고 고양이되나... 아름답고 예쁘게 헤어져야 하는데’


“나한테 궁금한 거 없어요?”
나만 궁금한 건가? 난 석호씨 엄청 궁금한데


“... 나이..?”


“아 맞아 내가 안알려줬어요? 나 26살이에요”


“그 저는 2..”


“28살이죠? T고등학교 선생님이고”


“어.. 제가 어제 말해줬어요..? 어제 기억은 통째로 날아가서 제가 당신”


“지훈이”


“그 지훈 씨...? 랑 사귀자고 한 거만 거만 기억나서...”


“그럼 내 얼굴이 자기 맘에 든다고 그러고 얼굴도 자기 취향인데 아래도 자기 취향이면 좋다고 그러고 이름이랑 번호랑 직업까지 다 알려줘놓고서요?”


“...제가 그렇게나 말했어요?”


지훈이 작게 속삭였다. 곁에 있는 사람 정도는 들을 수 있을 만큼

-그래도 번호는 안 알려줬었지만


“네? 뭐라고 하셨어요?"


‘못 들었나 보네’


“어제 많이 마셔서 힘들 거 같은데 이제 집에 가자고요.”


자연스레 말을 돌리고 석호를 일으켰다.


“형이라고 불러줄까요? 아니면 자기?”


“그.. 그냥 형이라고 해주세요...”


다른 사람과의 연애에서는 이렇게 쑥맥이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뻔뻔했을텐데 연애 초짜처럼 형? 자기?라는 말에 얼굴도 붉어졌다.



집 근처에서 해장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길 중간고사가 막 끝나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피어있는 벚꽃나무 그 나무 아래를 걸어가는 내 이상형 100%의 사람
저 사람만 보면 다른 사람처럼 마음대로 굴지도 못하겠고 저 사람한테 끌려다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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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20 22:09 | 조회 : 2,577 목록
작가의 말
위스키

진짜 컴퓨터 뒤지다가 발견한 예전에 쓰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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