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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응?"


내가 쳐낸 팔의 주인은 한상혁 이였다. 시카의 검은 제복을 차려입은 성혁은 내가 쳐낸 오른쪽 팔로 머쓱하게 허리를 쓰다듬었다. 상혁은 내 어깨에 두 손을 올리고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먼지가 묻었다며 내 가슴쪽을 조심히 털어주었다. 상냥한 신사같은 상혁의 그 몸짓이 언제라도 차가 올지도 모르는 살벌한 도로 한복판에서 이뤄질 일은 아닌것 같아 나는 성혁의 손목을 움켜쥐고 길가로 갔다. 상혁은 순순히 내가 가는대로 따라왔다.

"어디가는거예요 현씨? 아, 이시간쯤이면 도서관 갈 시간인가?"

상혁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살짝 보이는 속상커풀이 매력적인 그의 눈이 반달로 접혔다. 나는 상혁의 손목을 쥐었던 손을 놓고 내가 가던 길을 빠르게 걸어갔다. 자신을 무시하는 나의 행동에 그는 나의 속도에 맞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뒤따라왔다.

그렇게 걷는데 5분 정도가 지났다. 계속 따라오는 상혁의 행동에 질린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내 뒷 머리를 유심히 쳐다보며 따라오던 상혁은 내가 뒤를 돌아보자 미소를 지었다.

"왜 따라오는 거지..넌 할 일도 없냐"

"네, 저희 부대에서 다칠 사람이 있기나 한가요?"

그래, 없지. 상혁은 시카부대의 사람들이 다치면 치료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 치료를 담당하는 사람은 상혁 한명 뿐이였는데, 하층민을 상대로 먹고, 놀고 하는 일만 대부분 하는 시카들은 다칠 경우가 미미했다. 설령 한 시민이 오기로 덤벼 생채기 하나 난다해도 그 것을 낸 그 시민이 몇배로 더 당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기에 치료빼고는 아무일도 없는 상혁은 항상 시간이 널널했는데 가끔씩 오는 이상한 신호를 받을때만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급히 사라졌다.



자신의 손목에 걸려져 있는 비싼 기어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날 응시하는 상혁은 .. 정말 재수없었다.


"..그러면 나 아르바이트 하는데까지 따라올꺼냐"

"뭐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금방 옛날에 했던 재밌는 일이 생각나서 말이죠 괜찮겠네요"

"도서관에 무슨 재밌느..일.."

갑자기 한달전 도서관에서 상혁과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한달전


"그 책들, 떨어뜨리지 마. 니 것도 아니잖아?"

내 귀를 느릿하게 빠는 상혁에 다수의 책을 들고있던 양손에 힘이 들어갔다. 기척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상혁의 행동에 진심으로 놀라 심장이 크게 뛰었다. 말투부터 평소의 상혁과는 다른 것을 알아챈 나는 진심으로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지만 내 허리를 한손으로 단단히 감고있어 나는 망연자실했다.

"안돼..자제좀해..여기 도서관이야 읏...미친놈아"

책 넘기는 소리와 들려보았자 의자끄는 소리, 연필로 쓰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도서관이였다. 눈이 이미 돌아간 상혁이 이 곳에서 날 덮쳐버리기라고 한다면 나는 유일한 사서 알바도 잘리고, 도서관 출입은 커녕 부끄러워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될 것이다. 상황파악을 마친 나는 내 허리에 감은 상혁의 팔을 치려했으나 손에 들린 책들이 그것을 방해했다. 책을 잠시 책장에 올려두려 했으나 상혁은 이미 꽂혀있는 책들을 책장에서 빼내어 내가 든 책위에 더 쌓아놓았다.


"무..무거워 이것좀 내려놓아야.."

무거워진 무게에 덜덜 떨리는 내 팔을 바라보던 상혁은 짙은 미소를 지으며 내 귀를 아예 입안에 넣고 빨았다. 약한 귀를 건들리자 그 곳을 중심으로 온몸에 찌릿거리는 전류가 흐르는듯 했다. 긴장되었다. 들키면 안된다 하는 생각에 식은땀이 줄줄났다. 귀를 빨던 상혁의 입이 내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끈적하게 혀로 햝아 올렸다. 상혁의 침이 흥건하게 묻는 느낌이 들었다.


"야..한상혁 내가..뭐 잘못..했어..?..야..한상..흐..혁!"

도데체 책을 제자리에 두던 나의 모습 어디서 성적 자극을 받은건지 내 엉덩이에 닿인 그의 것은 이미 내 것을 단단하게 찌르며 존제감은 표출했다. 당황스러움을 넘어서 무서워진 나는 어깨를 비틀며 손에든 책을 약간의 빈 공간이 있는 책장에 올려두려 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책장과의 거리에 나는 목에 고인 침을 삼키며 책이 들려진 손을 뻗었다.

"아, 안되지 이러면 내가 여기서 하는 이유가 없지"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정신없이 빨던 상혁은 책장에 책을 올려두려는 나의 행동을 저지하고 방향을 틀었다. 순식간에 내 작전(?)이 실패되어버리자 내 양손에 올려진 책의 무게가 점점 실감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양손이 떨릴정도로 무거워 미간을 찌뿌렸다. 상혁은 내 어깨에 얼굴을 두고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혁은 짙은 미소를 지으며 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아.. 진짜 너무 예쁘다"

순간 이 녀석이 어느 부분에서 자극을 받았는지 눈치챈 나는 내 손에 있던 책들을 와르르 떨어뜨렸다. 책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하아...현씨..정말 눈치가 없으시군요"

눈치가 없는건 너지. 변태가.. 상혁은 흥분으로 가득찼던 눈을 감고 진정시키는 듯 했다. 시카 제복을 입은 상혁을 본 사람들이 슬금슬금 멀어지는 듯했다. 자동으로 시선이 집중된 것이 느껴졌다. 나는 바닥에 앉아 책을 빠르게 주워 수레에 옮겨 담았다. 상혁은 아까운듯한 표정을 짓고 같이 책을 주워 담았다.






-------

...생각나 버렸다. 상혁또한 그때일을 생각한 건지 입맛을 다셨다. 저때 이후로 도서관에서 계속 하고싶다 말하는 상혁덕분에 아주 미칠뻔 했었는데... 휴, 그때마다 필사적으로 도망쳤던 내가 현명했던 것이였다. 그러나 지금 도망치지 못하고 상혁의 눈길 아래에 놓여진 나는 고양이앞에 놓여진 생쥐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가 뭔 생각하는지 알겠는데...나 지금 너무 힘들거든..?"

"아, 아까 한번 뺀거요?"

강제로 너가 빼게 만들었잖아. 아까전 내 손을 묶고 상처를 터트리는 상혁은 내 표정을 보면서 자위를 했다. 가볍게 한번 뺀 후 내 것을 강제로 흔들어 가게 만들었다. 피 안통하는 손도 아프고 움직이지 못하고 포박된 다리도 갑갑하고 왼쪽 허벅지는 칼에 찔려서 피도나고 아파죽겠고 온몸에 터진 상처에서 피가 줄줄 새어나오는 와중에 강제로 가는 느낌은 정말 끔찍했다. 내 것을 세우는데 여러번 실패한 상혁은 내가 쌀때까지 절대로 안풀어준다는 협박을 했다. 난 눈물 콧물 쥐어짜며 결국 사정했는데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한번 더 빼는 상혁의 행동에 기절초풍할뻔 했다.


"이..씨버얼.. 너때문에 내 수명 단축되는 느낌이야.. 니가 아침에 가볍게 한번 뺀다고 할때마다 죽을것 같단 말이야 .."

상혁은 내 눈에 고이는 눈물을 알아차리곤 흐르기 전에 내 눈가를 햝았다. 다정한 눈빛으로 난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를 발로 차주고 싶었다. 내가 힘이 있기만 해도...

"제 탓을 하시면 안되죠 현씨, 현씨가 분명 저 처음 만날때 그랬잖아요 자기 남자라고"

그니까 내가 남자라고 말한게 뭐가?

"남자라면 자기몸 하나 지킬줄은 알아야죠? 그쵸? "

그럼 제 잘못 아니네요 큭큭. 내앞에서 자기딴에는 농담이라고 웃어대는 상혁의 모습에 할말이 없어졌다. 그래, 내가 내 몸하나 간수 못한게 잘못이다.. 그치?

상혁과의 이 지독한 관계는 시작되지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내가 .. 그때 호기심을 가지고 그 곳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작가랍시고 욕심을 냈던 그때 나의 행동에 진심으로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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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2-26 15:01 | 조회 : 3,287 목록
작가의 말
방학식

1화때 상혁이 이름은 성혁이라고 썼던데.. ㅎ.. 실수입니다 양해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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