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새끼야

“으아아!! 도련님!!!”


민운은 가볍게 손을 털고, 쓰러져선 맞은 얼굴을 감싸고 시발, 시발하며 욕을 해대는 그에게 말했다.





“엄살부리지 말고 일어나, 세게 안 쳤어.”

“시발……피나잖아. 신고해도 되는 거지, 이거.”


전범근은 몸을 일으켜 바닥에 앉았다.
입주위를 닦아 보니, 빨간 피가 드문드문 묻어 있었다.




“도련님, 그냥 가요. 도련님까지 말려들게 하고 싶진 않아요.”


먼저 공격을 한 민운이 불리할 것 같다는 생각에 연우는 필살적으로 그를 말렸다.



“있어봐. 야, 넌 기본 예의도 없냐?”


민운은 전범근 앞에 무릎을 조금 굽혀 앉았다.


“이 시발새끼가…….”

“초면인 사람한테 하는 말이 이 새끼, 시발새끼가 뭐냐, 새끼야.”


민운은 싹 바뀐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신고? 신고해. 상관 없어.”

“넌 뒤졌어, 좆 같은 새끼야.”


전범근은 정말로 신고를 할 생각인 건지, 주머니 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민운은 그를 보고, 고개를 숙여 피식 웃었다.





“……이럴 땐 법대로 하는 게 좋은가 봐?”


민운은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 눈과 마주치는 순간, 어째서인지 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민운은 전범근 손에 들린 핸드폰을 빼 들었다.




“있잖아.”


민운은 연우가 듣지 못하게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법보다 위에 있는 게 뭔 지 알아?”


그 물음에 전범근은 황당해서 웃음이 났다.
민운은 갑자기 일어서더니, 연우에게 카드를 주며 말했다.




“연우야, 저기 약국 가서 밴드 좀 사올래?”

“네? 왜요?”


연우는 얼떨결에 카드를 받으며 물었다.


“손등이 까졌어.”


민운은 방금 전 전범근을 친 손을 가리켰다. 손등은 그냥 빨갛게 일어나 있을 뿐이었다.
연우는 민운이 무슨 일을 벌이려고 이러는 것이라 확신했다.



“싫어요! 까지긴 뭐가 까져, 멀쩡하잖아요. 안 가요.”

“너가 싫어하는 짓은 안 하니까 걱정 마. 빨리 갔다 와, 나 아파 죽겠어.”



민운은 엄살을 부리며 연우의 등을 밀었다.



“안된다니까요!! 도련님 무슨 짓을 하려고……!!!”

“얼른 다녀오면 되잖아. 얼른, 빨리.”



민운은 그를 학교 밖으로 내보냈고, 연우는 마지못해 약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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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01 20:45 | 조회 : 2,577 목록
작가의 말
로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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