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으리!

“약국이 멀리 있었으니, 20분은 걸리겠지. 편의점도 최소 10분…….”


민운은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며 손목에 찬 시계를 봤다.





“무슨 개수작이야.”

“글쎄.”


민운은 대충 대꾸하고 방금 전 뺏은 그의 핸드폰을 켰다.
그리고 메시지 함을 뒤져보았다.


“시발, 뭐하냐고!”


그가 자신의 핸드폰을 멋대로 보자, 그는 다시 핸드폰을 가져오기 위해 손을 뻗었다. 민운이 요래조래 피해가자, 이제는 주먹을 쥐었다.


“와- 이것 봐라. 답이 없는 인생이네.”


민운은 여유롭게 그의 공격을 피하며 말했다.
메시지 함과 카톡 목록을 보니, 하나 같이 약한 학생들을 괴롭히고 괴롭히는 그런 내용만 있었다. 그게 아니면 같이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는 놈들과 한 이상한 잡담들이었다.


“애들 괴롭히면 재미있어?”

“그래! 존나게 재미있다!”


그는 한대라도 때리고 싶어서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
민운은 자신에게 향하는 주먹을 탁, 잡더니 그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그리고 몸을 숙여 그에게 조용히 말했다.






“연우가 신세 참 많이 졌다……?”



그리고 잡고 있던 팔을 등 뒤로 꺾었다.



“악! 이 미친……! 안 놔?!"
"너만 없었어도 말이야......."

"놓으라고! 이 개......!"
“잘도 사람 인생을 망쳐 놓고선, 너 당장 죽어도 할 말 없지 않아?”


그는 꺾은 팔이 등에 닿을 때까지 손으로 꾹 눌렀다.
전범근은 아픈 정도를 온갖 욕을 퍼 부어 알렸다.



“왜 연우를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어?”
“네가 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거든?!”

“모르는 척 하지 마, 아까 하는 얘기 다 들었어.”
“하, 시발……그래서 뭐? 정의의 사도 납셨다?”



민운은 마음에 드는 대답이 나오지 않자, 팔을 더 눌렀다.



“아!! 아파!! 아프다고!!!”

“……사실 난 꽤 호전적인 사람이라서.”


그가 아파하든, 소리를 지르든 계속 할 말만 이어 했다.


“스트레스만 쌓이는 말싸움보단 몸싸움이 낫고, 착하지도 않거니와, 너가 생각하는 그런 비실비실한 도련님도 아니거든.”





민운은 학교 정문 앞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어 몰래 상황을 보는 고등학생들과 눈이 마주쳤다.
민운을 학주로 착각해 도망을 치다가, 전범근 때문에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딱 죽기 직전까지만 패서, 네가 연우 밑에 엎드려서 미안하다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게 해주고 싶은데……연우는 그런 걸 원하지 않으니까…….”



깍듯이 모시는 형님이 단숨에 제압되어 있으니, 가서 덤벼야 할 지 도망을 가야 할지 갈등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민운과 눈이 마주치자 조금 뒷걸음질을 쳤다.
민운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의리있는 동생들 둬서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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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02 22:52 | 조회 : 2,528 목록
작가의 말
로렐라이

연우는 약국 찾는 중 (매우 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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