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이야기. 사후괴담

애들은 잠시 침묵이 흐른후에야 입을 트기 시작했다.

"그 친구란 애 잘 살았으면 좋겠네.."

"그러게. 최소한 자기 탓이라고 돌리지만 않았으면, 이 학교 떠날일은 없었을거 아냐."

"그러니까. 차라리 지금이라도 학교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겠지?"

"그럴리가. 그 친구란 녀석이 이 동네에서 죽은거나 다름 없는데 올리가 있겠냐."

"그렇지..? 10년지기면 거의 가족 같았을텐데..."

반장이 한숨을 쉬며 중재했다.

"이제 말 좀 그만하고 이야기 진행하자. 이러다 날 새겠네.."

"ㅇㅋ. 다음은 누구임?"

"하빈하. 다음은 너다. 이야기 진행해."

"이거 우승자 정해진거 아님? 내가 더 해봤자 무슨 의미?"

"암튼 계속 진행해야 분위기 흐름이 계속 될거 아냐.."

"칫. 할 수 없네. 이제 이야기 진행 ㄱㄱ한다?"

"이건 내가 예전에 겪었던 일인데, 시골집 갔을 때 일어났던 일이야."

이야기 시작!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우리집은 예전에 화목하다면 화목할 수 있는 그런집이었어.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때까진 말이야.

시골집은 작은 마당이 딸린 전원주택 이었는데, 할머니가 젊었을 때, 외할아버지가 시가 2억을 들여산 집이었지.

문제가 일어난건 내가 5살 때였어.

우리 외할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거지.

원인은 교통사고였어. 도로가 정비되지 않아, 비포장도로에서 빗길에 체인도 없이 달리던 차와 충돌하신거야.

그 시절엔 나도 어렸기에 잘 몰랐지만, 상황은 장례식장에서야 깨달을 수 있었지.

엄마 아빠는 울고계셨고, 항상 날 보면 웃음이 나오시던 외할머니도 울고 계셨어.

그 이후 1년 몇 달을 앓고 나시더니 문득 외할머니가 돌아가신거야.

집을 놓고 상속권이니 뭐니 하던 말들이 외할머니집 밥상에서 거론되었어.

그때도 난 어렸지만, 결국 승자는 우리 부모님이 셨다는걸 알 수 있었어.

몇 년후, 내가 중학교에 올라갈 때쯤이었어.

할머니 집에서 살고 있던 내가 밤중에 화장실을 가다 문득 보고 만거야.

검은 그림자를. 현관은 달이 비쳤고, 검은 그림자는 외할아버지 방쪽으로 가고 있었어.

잘못 본건가 했지만, 뭔가 이상했어. 문은 잠겨있었거든.

엄마가 해질녘이 지나자 창문도 꼭꼭 잠궈 놓은게 생각이 났어.

그쯤되니 무서웠지. 소리가 섬뜩할 정도로 나지 않은채 그리 빨리 지나간것이 말이야.

난 화장실에 우선 가기로 했어. 무서움이 극대화 되어 불도 켜고 말이야.

화장실에 혼자밖에 없다는게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어. 빨리 볼일보고 나가자라는 생각만이 가득했지.

그렇게 정신 차리기 위해 볼일보고 세면대를 보는 순간 이상하게 거울이 흐릿했어.

습기가 찬 건가 했지만, 난 찬물밖에 쓰지 않기 때문에 이상했지. 김이 날 정도로 물이 차가운 것은 아니었거든.

그 순간 등에 쭈뼛하고 소름이 돋았지. 손이 덜덜 떨렸어. 조금 아까 보던 검은 그림자가 생각났기 때문이었지.

지금은 장례식이 끝난지 7년이 되는 날이었어.

그 사실이 눈 앞에 다가오면서 소름이 돋으며 거울을 자세히 보려던 순간 난 바로 화장실에서 도망쳤어.

물기가 있어 미끄러웠지만, 필사적으로 도망쳤어.

알 수 있었거든. 외할머니가 거울에서 날 소름끼치게 웃으며 바라보고 계셨어...

난 바로 엄마 아빠가 자고 계신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동안 나오지 않았어.

난 그날 밤을 꼴딱 새고 말았지.

할머니가 웃으시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거든.

그렇게 다음날 아침, 난 엄마 아빠한테 부탁해서 기숙사제 학교에 넣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내 부탁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어.

그렇게 난 고등학교 올 때까지 2년이나 그 곳에서 살았지.

그러다 여기에 기숙사가 있다는것에 안심했어. 그래서 바로 신청해서 여기서 있을 수 있었지.

내 얘기는 끝이야. "

반 애들은 다 하나같이 농담다느니 아니면 이거 분명 지어낸거라느니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얘기를 하고 있는 빈하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고 있는것을 보고 다 긴가민가했지만, 결국 사건의 진상은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다.

"빈하야, 그럼 너희 엄마 아빠는 아직도 그 곳에 살고계셔?"

"응. 뭐...잘 지내시는 모양이야. 조만간 집에 내려오라고 그러시네."

애들은 빈하가 집에 가기 싫어서 둘러댄 핑계라고 생각하는 얘들도 몇 있었지만 애써 말을 꺼내진 않았다.

반장이 서슬 퍼런 안광으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 다음은 김우식. 얘기 시작해."

"으.. 나 무서운 얘기 완전 질색인데... 안하면 안되냐?"

"그럴거면 떠들지 말았어야지. 얼른 시작해!"

"쳇! 얄짤없네... 이건 내가 삼촌이랑 작년에 계곡갔을 때 있었던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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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8-08 01:38 | 조회 : 1,572 목록
작가의 말
Realnight

음... 이번 이야기는 제가 예전에 시골집 갔을때 화장실에서 상상했던 무서운 얘기를 쓴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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