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기억

2화 : 기억


“카이….”
“왜?”

루이가 무언가 생각나지 않는듯 얼굴을 찡그린채로 자신의 반려를 불렀다. 카이는 그것조차 귀여운듯 루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대답했다. 카이의 손길은 루이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었다. 차가운 그의 면모를 보던 이들이라면 놀랄만도 하지만 루이와 카이 사이에는 어색할것도 없는 행동이었다.

“기억이……이상해……”
“?”
“마치….. 안개가 낀듯이…..”
“그럴리가….. 전쟁이후로는 나랑 계속 같이있었잖아 기억에 결손은 없을텐데?”
“맞는데……ㅁ…ㅏ.”

‘기억을 억누를 힘은 이제 남아있지 않다 그러니 이게….. 마지막일것이다 설령 우리가 다시 만난다 하더라도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머리속에서 처음 듣는 목소리가 울렸다…. 아니 분명…. 처음은 아닐거다… 하지만… 모르겠다…..

“뭔데?”

루이가 잠시 풀린듯한 눈을 하였으나 아주 잠깐이었기에 카이는 눈치채지 못하였다. 그리고….. 말을 돌려버린것도…….

“아무래도…… 두통이 온듯해…..”
“하긴…… 차원이 갑자기 균형이 않맞아서 전부다 그걸 고치러 다녀왔잖아.”
“그렇지.”
“원인이 설마 우리가 오르도를 잘못 맞춘것이었을줄이야.”

루이는 기억에 대한 이상점을 찾지 못하였고 카이는 그런 루이의 불안감을 덜어주기위해서 여러가지 재밌는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현자들은 각각의 차원에서 다른 차원들을 관리하면서 가끔 유희를 떠나고있고 개념들은 인간사회에 섞여들어서 각각의 개념을 강화시키고 있다. 모든것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


“쿨럭 쿨럭……”

영혼에 봉인이 걸려있는 상태로 있는대로 힘을 끌어다 썻더니 이번몸은 망가진듯 하다. 그래도….. 이젠 날 기억하지 못한다. 나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사실또한 망각하였으며 나를 평범한 인간으로 인식할것이다. 그렇지만….. 설마 그 타이밍에 기억이 돌아올줄이야 예상은 했지만 너무 늦게 돌아왔어….

“…… 왜 그런걸 짊어지려고 하는거지…..”

괴로운듯한 표정의 남자가 말하였다. 이런…… 동조되어버린건가? 소년은 그런 생각을 하였지만 남자가 걱정되거나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차원의 균형이 깨지진 않겠지라는 생각을 보일뿐

“잔인……..하네…..”

그것을 눈치챈 남자는 소년의 몸을 안아들었다. 소년은 남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입을 열기도 전에 남자는 소년을 들고 움직였으며 그가 도착한곳은….. 이 세계의 황성이었다….. 소년을 안고 자신의 침실로 들어간 남자는 소년의 귓가에 속삭였다.

“내 이름은 ‘녹스’…… 개념들중 하나….. 그리고…… 너를 사랑해서 개념까지 올라온 자……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은 기억을 잃어버린 부작용이 였군…. 이제는 잃어버리지 않을꺼야……. 더 이상….. 너가 그 길을 걸어가는것을 보고싶지 않아…”

녹스는 괴로운듯 소년의 몸을 끌어안았다. 소년은 기절 직전의 상태로 녹스에 품에 가만히 안겨있었고 황제의 시종들은 황제가 드디어 미친건가 하고 문틈으로 쳐다보았다.

“다른….. 반려를 만들어 주지 않아도되 내가 원하는건 너니까…..”
“모두….본…..”
“아니…… 전부는 아니야…… 그래도……. 충분히 알수있어.”
“…..”
“내 감정이 보답받지 않아도 괜찮아….. 난 이미 너 없이 살아갈 수 없으니까…..”

소년은 이미 모든힘을 소진하였다. 육체는 죽음을 맞이해야되나 녹스가 자신의 개념인 ‘어둠’을 사용하여서 소년의 죽음을 어둠속으로 가라앉혀버렸다. 그렇게 한참을….. 끌어안고 있었다. 소년의 영혼이 담긴 육체를….. 자신의 삶의 의미를…..


***


“”찾았다…. ‘리안’…!””

녹스는 소년…. 리안이 잠들자 마자 자신과 똑같이 ‘개념’이 된 남자들에게 연락하였다. 그들의 기억은 이미 지워져 있었지만 본능적으로 알수있었다. 리안이…. 그들에게 있어서 살아갈 존재 의미이자…. 자신들이 존재하는 이유라는것을….

***


“음…..”

녹스가 정무를 보러 나간사이 리안은 별로 좋지않은 상태로 일어났고 주변을 잠시 살펴보더니 이내 멍하니 방문을 쳐다보았다.

“….”
“황제폐하께서는 금방 돌아오실겁니다.”
“…..?”
“정무를 처리중이십니다 알려드렸으니 곧 오실겁니다.”
“…..”
“?”

리안은 왜 갑자기 나타난 남자가 그런것을 알려주는지 궁금했으나 묻지는 않기로 하였다. 이윽고 방문이 벌컥하고 열리더니 녹스가 달려와서 리안을 끌어안아 품에 넣었다. 그 때문에 리안은 녹스에게 파묻힌 꼴이 되었지만 아무런 표정도 들어나있지는 않았다.

“숨막혀….”
“몸은 괜찮아?”
“여긴…. 어디?”
“황성이야.”
“왜……”
“이쪽이 더 이득인건 알고있을텐데?”
“……”
“그리고 기억을 지우기 위해선 힘을 더 비축해야되잖아 않그래?”

녹스가 싱긋 웃으면서 리안을 안은체로 침대의 누웠다. 반항의 의미로 손을 밀어냈지만 사소한 저항도 되지 않았고 리안은 이내 포기한듯 가만히 있었다.

“그렇다고해서 너가 독점하는걸 허락한 기억은 없다.”
“쯧……. 그래 차원은 왜 찢은거냐 ‘루스’?”
“리안이 여기 있다는걸 알려준건 너가 아닌가?”
“뭐….. 그게 우리의 영혼의 약속이잖아 안그래?”
“….”

주변에서 갑자기 나타난 남자들때문에…. 다시 일어나긴 했지만…… 리안이 잠시 눈을 껌뻑이더니 남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갑자기 덮쳐오는 두통에 이윽고 다시 침대에 쓰러지고 말았지만….. 그에 남자들은 당황하였다.

“…..뭐야..?”
“리안이 기억을 덮었다.”
“또?”
“그래….. 인간의 몸으로는 즉사였을테지만 우연인지 기억을 덮을때 내가 리안의 바로 옆에있었거든 그래서 잠깐이지만 동화되어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기억도 좀 보고 즉사도 내 개념으로 지워버렸다.”
“그렇다면 내가 이번엔 시간을 멈춰두지.”

다른 남자는 리안에게 씌어져있는 어둠의 개념위에 새로운 개념을 덮었다. 리안의 영혼이 몸에 완전히 안착한것을 확인한 남자는 안심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방어는 어려겹 있으면 좋으니까 말이야.”

리안의 머리칼을 쓸어넘기던 녹스가 남자들을 쳐다보았다. 불만스러운듯 하지만 그들은 리안이 이런상태가 된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잔인하다고도 할수있지만 리안은 애초에 그들이 잡을수있는 높이에 있지는 않았다. 잘해봐야 현자에게조차 미치지 못하고 만약 리안과 같이 있고싶었다면 리안을 끌어 내렸어야됬기 때문이다. 아득히 높은 별….. 그게 리안과 그들의 거리였다.

“만약 우리가 리안과 같은때 태어났다면 그 옆에 있을수 있을까?”
“…….너는 모르는군 리안은 관리자와 소멸자의 배의 시간이상 존재해왔다……. 관리자와 소멸자도 우리들의 곱절의 시간동안 존재했지만….. 리안은….. 관리자와 소멸자가 상상할수없는 세월을 살아왔다.”
“인간의 몸에 있다고 하지만….. 리안이 움직인다면 우리는 막을수없어…… 잡혀있는것도 전부 너가 리안이 예상한 시나리오에서 아주 작은… 오차를 만들었기때문이야.”
“거참….. 동의한번을 안해주네.”

서로 다른듯 닮은 남자들 개념도 성격도 태어난 차원도 다르지만 비슷한것이 있다면 모두 리안에게 미쳐있고 앞으로도 그를 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


‘꼴도보기 싫으니까 나가.’

처음 마음을 갖게되었다….. 그렇게 오래가진 않았지만…… 정확히 1년 내가 체험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잃게된순간 붕괴될거라 생각했던 나의 정신에서 드는 생각은 어떻게하면 차원을 효율적으로 유지시킬수 있을까다…. 내 자신이 놀라웠다. 그런일을 당하고 나서도 이렇게까지 멀쩡하다니….

난 감정이 없기에…… 내 정신은 붕괴되지 않으나 앞으로 태어날 세대들에게는 감정이 존재한다. 서로 다르고 이해하는것도 아는것도 다르다 효율적으로 그들을 통합시키기 위해서는……. 그런 존재가 필요하다. 모든것을 희생시켜도 차원에 오차가 생기지 않을만한……. 그런존재….. 뻔하지 않은가? 나의 눈은 이미 정답을 말하고있다.

‘이 빌어먹을 세계는 되는일이 없어 그러니….. 내가 전부 바꿀꺼야…..’

카오스는 차원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았던걸까? 아니면 내가 차원속에 있는 세계들중 하나에만 집중하여서 그런걸까? 반발하는자들이 생겨났다. 난 현재보다는 미래에만 신경썼고 내 자신을 살펴보지 않았다. 그건 감정을 갖게되었을때도 마찬거지였고 내가….. ‘사랑’이라고 부를수있는 상대를 만났을때 거부당한일이기도했다. 그 1년간은….. 현재만 보고살았다 하지만 모든것이 부질없이 무너졌고 내 꿈은 무너지고 말았다.

‘내가 가져올께 우리만의 세계를 만들자.’
‘응.’

그때 난 무슨 왜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걸까? 이유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그때에는 이유가 존재했던것 같기도 한데 이제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
‘잘가라.’

차가웠던 감정……. 아아 이제는 정말로 끝이야 내가 감정을 갖게되는일은 없을테니…. 너가 내 마지막 인간이구나….. 너야말로 잘가거라….. 내 마지막 인연….. 앞으로는 어떤 인연도 날 막을수 없을꺼야…..

‘…..리…….안…..?’
‘…..거…….짓말…….. 너…….아니 당신이…… 신이였다고?’

왜 그렇게 놀라는것일까? 나한테서 그를 빼앗아서? 글쎄…… 빼앗겼다고 느껴지지 않네… 내 감정은 깨져버렸거든…. 그리고 왜 그런표정을 짓는걸까? 난 정말로 모르겠어.

‘……재밌…….었나?’
‘무엇이?’

아무런 감정도 실려있지 않던 나의 목소리 아 아…… 그래 그 1년은 꿈….. 이게 나의 현실이다….. 그리고 현재따윈 보지않아…….

‘날……속인것 말이야!! 당신이 아무리 신이라…..!’
‘그것이 소원인가?’
‘뭐…..?’
‘소원을 이루려고 온줄 알고있었다만.’
‘……’
‘그래…..! 내가 소원을 원해서 왔……어요….’

남자가 화를 내려고 하자 소년은 남자를 막으면서 나를 향해서 말을 높혔다. 내가 누군지 알자 바로 바뀌는 태도 저것조차 아무런 감흥이 없다.

‘세계를….. 만들어줘요 나랑 이 사람이 영원이 죽지도 늙지도 않는 곳에서 지낼수있도록.’
‘안돼.’
‘……’

다소 절망한 듯한 표정을 보이는 소년…… 이윽고 악의로 잔뜩 물든 표정이 날 노려본다. 남자 또한 날 원망스런 표정으로 노려본다.

‘어째서…. 내가 널 거부해서인가?’
‘흑…..어째서…..’

남자는 증오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남자의 눈동자에있는 분노가 나에게 전해져 온다. 하지만 그런들 어찌할수있겠는가? 나에게는 감정은 이미 남아있지 않은걸…

‘웃기는군…….’

누군가 내 공간에 들어왔다. 아아….. 분명 제 2차원 관할이었던 크로노스인가……. 그가 여긴 왜?

‘너희들따위는 리안님에게 중요치 않다 그리고 그 1년이 유희였던건 사실이지만 너희따위에게 리안님이 감정을 가지실것같은가?’
‘그럼 왜…..!’
‘네 영혼이 순수하지 않기때문이다.’
‘무…무슨..!’
‘검게 물든 영혼….. 설마 못볼거라 생각했나? 남자를 이용하여서 신의 반열에 오르려고 한듯 하지만 유감이군 리안님은 신을 뽑지않는다 만드실뿐이지.’

소년의 얼굴이 붉어졌다. 크로노스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소년에게 형벌을 주겠다면서 그의 영혼을 뽑아내어 갔고 남자는 날 쳐다보았다. 어딘가 아픈듯 하였지만 난 지금 이 상황을 끝내고 빨리 안정화작업에 들어가고 싶을 뿐이다.

‘넌 없는건가?’
‘…..’
‘그럼 돌아가 그리고 되도록 찾아오지마 바쁘거든.’
‘넌…..정말 역겨워……’
‘…..’
‘뻔뻔하게 나를 속여먹고…. 저런놈이 붙어있어도…… 도와주지 않은거야……?’
‘너 하나로 차원 안정화 작업을 다시하기에는 할일이 너무 많아 그러니 소원이 없다면 네 차원으로 돌아가.’
‘더러운자식……. 혐오스러워……’

남자는 자신의 인생 자체가 부정당한 느낌이 들었다. 첫번째로 사귄이는 신이었고 두번째는 사귄이는 자신을 이용하려든 이였다. 자신의…… 사랑을 멍청하게 눈앞에서 놓쳐버린것도 모른체 오열하였으나 리안은…… 이미 감정을 잃은상태였다.

‘돌아가라.’

그 한마디로 남자는 돌아갔고 리안도 안정화에 들어갔다. 얼마가지 않아 남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지만…..


***


황성에서의 일과는 꽤나 바쁜듯 보였다. 녹스는 계속해서 서류를 넘겼고 리안은 녹스와 같이 붙어다녔다. 회의를 할때도 녹스가 리안을 놓아주지 않아서 많은 귀족들이 수근됬으나 리안도 녹스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리안.”
“…..?”
녹스가 리안에게 속삭였다. 회의실에서는 귀족들끼리 찬성과 반대의견으로 싸우고 있었으나 정작 황제인 녹스는 방관했다. 리안도 멍하니 그 광경을 보다가 녹스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어느 의견이 나을것같아?”
“왜 나한테 묻는거지?”
“그냥…?”
“정확히 말하자면 난 저들에겐 관심이 없어 날 놔주었으면 하는데.”
“안돼… 기억이 애매할때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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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9-27 22:34 | 조회 : 1,446 목록
작가의 말
아케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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