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양호실에서 대체 이게 뭔 상황이야..
한빛 이 녀석은 아까는 잘만 떠들어 대더니만..
내가 울음 그치니까 말도 없고....
건희쌤은 안 계시고.... 어색해 죽겠네 진짜....
영우 : 어....저기....
아씨... 너무 어색해서 일단은 불렀는데 뭔 말을 해야 하는 거지....
그래... 오전에 먹은 수면제 얘기를 해야겠다...
빛 : 네, 왜요?
영우 : 아.. 그게.. 실은 오전에... 나 약 먹을때..
빛 : 약 먹을때면... 아. 왜요? 또 해줘요?
약을 또 먹으라고?
영우 : 뭘?
빛 : 키스마크.
와아~ 미친ㅅ끼다~
영우 : 내가 미쳤냐...
빛 : 아... 난 또 하고 싶은데....
영우 : 응. 안돼. 싫어. 하지마.
빛 : 와 단호해 근데 진짜 그런 모습도 섹시해
나 진짜 쌤한테 완전 제대로 반했나봐요...
하하하 진짜 제대로 미쳤네
영우 : 아니.. 내가 생각해도 그건 좀 아닌데...
빛 : ㅎㅎ 알겠어요 그럼 하려던 말이 키스마크 말고 뭔데요?
영우 : 나 약 먹을때 같이 마신 물..
빛 : 아.... 그때 마신 물이 왜요?
어라? 얘 혹시 그거 안 삼켰나?
아주 조금은 삼켰을 텐데...
영우 : 그게 그냥 물이 아니였더라구...
빛 : 혹시 소량의 독이...! ㄷㄷ... ㅋㅋㅋ
얘가 대체 인생 17년 살면서 어떤 삶을 살면서 뭘 보면서 살아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는 잘 알 것 같다.
얘는 분명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애야.
영우: 만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은데. 정신차리지 그래? 여긴 현실세계거든. 그런 일은 잘 없는 평범한 현.실.세.계.
빛 : 아닐텐데.. 쌤만 봐도 평범한 현실세계는 아닌것 같은데.
내가 뭐 어때서.. 나 정도면 평버..ㅁ..하지 않겠구나 ㅎㅎ 한빛 말이 맞네 ㅎㅎㅎㅎ
영우 : 암튼 우리가 마신 물이 수면제를 탄 물이였더라구... 그래서 너 교실 갈 때 무슨 문제는 없었을까 싶어서.
빛 : ㅎ... 지금 나 걱정해 준 거예요?
완전 설렌다~♥
마지막에 하트뭐냐... 징그럽게....
영우 : 아니... 건희쌤이 수면제 탔다고 말해줬는데 난 계속 여기 있었으니까 상관없잖아.. 근데 넌 아니였을거 아냐...
빛 : 아... 수면제 탄 물이여서 쌤이 그렇게 빨리 잠든 거였구나...(중얼)
영우 : 응?
빛 : 아뇨 그냥 전 멀쩡했었거든요. 그냥 쌤이 먹은 약하고 겹쳐서 더 약효가 잘 든거 아녜요?
영우 : 그런가?
빛 : 네. 그런것 같은데요.
영우 : 그런데 있잖아....
빛 : 왜 그래요?
아까부터 너무... 음... 뭐랄까... 좀 부담 스럽달까.
영우 : 그게... 아까부터 니가 나 너무 빤히 쳐다보는 느낌이라...
빛 : 으음... 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고싶은 내 마음이 드러나버린 거예요.
영우 : 아...예... 그러세요....근데...
빛 : 이번엔 왜요?
영우 : 아까 니가 나 달래줄때...
빛 : 그때가 왜요? 또 안아서 달래줘요?
영우 : 아니 그게 아니라 너 뭔가 익숙하고 친근한 냄새가 났는데...
빛 : 음? 그게 뭐지?
그러게 그게 뭘까... 뭐길래 이렇게 익숙하고 마음이 그렇게 잘 진정됬던 걸까.
영우 : 나도 잘 모르겠는데...
빛 : 그럼 다시 한번 맡아보면 되죠.
(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주보고 앉아있던 영우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품에 갑작스럽게 당기는 빛의 힘에 영우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마냥 힘 없이 빛의 품에 안겼다 )
영우 : 진짜... 놀랬잖아..
빛 : 냄새. 안 맡아봐요?
영우 : ...
(빛을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빛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로 냄새를 맡다가 깨달았다는 듯이 얼굴을 들었다)
영우 : 나 알것 같아...
빛 : 무슨 냄샌데요?
영우 : ... 보○ 파이프 스코티.....냄샌데..
빛 : 어....
영우 : 너 나랑 똑같은 담배피냐?
빛 : 아..하....하하하...하하...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
영우 : 우리 학교가 참 자유롭지만 말이야...
그렇다고 흡연 허용은 아니거든.
빛 : 하하...하....
영우 : 어디다가 숨겼냐...
빛 : ....
영우 : 걱정마... 인성부에 보고 안해. 어디 숨긴거야?
빛 : 외투 주머니요 ....
영우 : ㅎㅎ... 지금 입고 있잖아...외투.
빛 : ㅎㅎㅎ....그렇죠...ㅎㅎ....
영우 : ㅎㅎ... 그럼 뭘 해야 할까.
빛 : ....여기요....
( 흔들리는 눈빛으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뺀 빛의 손에는 담배 한갑이 들려있다)
영우 : 어유 착하다 우리 빛이~ 근데... 라이터는.
설마 성냥으로 불을 붙이지는 않을 거 아냐.
빛 : 하하...쌤 진짜 잔인하시네요...
영우 : 하하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그치 ㅎㅎ 다음부턴 조심하구 빨리 라이터는 내놔.
빛 : 네... (침울)